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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

[112일][9월11일] 언프리티 랩스타 언프리티 랩스타 언프리티 랩스타 드디어 봤다. 지치고 무료한 금요일 밤, 불금을 보내야 할 것 같지만 고단한 주중의 끝자락, 우연히 돌린 케이블 방송에서 말 많고 탈 많던 방송을 직접 봤다. 여성 래퍼들이 경쟁하는 프로였다. 힙합이란 분야에 워낙 문외한이라, 그들의 태도, 말 한마디가 모두 새로웠다. 특히 눈에 띈 건 래퍼들의 사고방식이다. 래퍼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모두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게 있었다. 바로 솔직함. 권력과 책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감정들을, 날것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하겠다는 마음이, 거칠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제법 잘 어울려 보였다. 포장하고 숨기기에 급급한 세태에 숨이 막혔던 차에 이 솔직함이 퍽 마음에 들었다. 이게 바로 누구와 누구의 비교보다 더 매력적인, 이 .. 더보기
4차시(9/15) 수업후기, 받아들임 ▣ 글에 대한 생각 # 글에 대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 삶에서 나오는 다양한 경험을 쓰다보면 잘못된 경우의 수를 알 수 있다. 물론, 테크닉과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많이 실패하고, 못 써봐야, 실패의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만의 고유 문체를 가져갈 수 있다. # 내가 글을 쓰는 양이 늘어날수록 자신만의 편안한 문체가 만들어진다. 자신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의 ‘진입로’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써라. 생각이 정리돼 쓰는 게 아니고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거다. 내가 뭘 쓸지 모르는 상태에서 쓰다보면 글이 나오기 마련이다. 제일 어리석은 것이 생각만하고 쓰지 않는 것이다. # 머리를 비우는 일도 중요하다. 판다, 생각 등을 버리는 일도 중요. 정말 그래? 진짜? 묻다보면 다 버리게 된다. 진짜 네 .. 더보기
3차시(9/8) 수업후기,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를 읽고 해릴린루소 ▣ 책 선정이유 -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소수성을 가진 사람) 자기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 장애라는 건 삶의 요소로서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열등감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부모, 학벌, 지역이 될 수도 있다. - 장애는 내 존재의 ‘정체성’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힘들어 질 수 있다. - 장애를 가진 여성의 이야기지만 ‘내 얘기’라는 생각이 될 수 있다. - 이 글이 ‘내 이야기’를 쓰는 데 샘플이 될 수 있다. 일상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인 -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전혀 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 생각할 문제 - 진정한 가족이란? - 내가 부딪히는 지점에서 사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 나의 존재에 대해 오롯이 사.. 더보기
[111일][9월10일] 지출과 가치사이 지출과 가치사이 충북지역 임대아파트 공고 현황, 하와이 호텔 예약페이지. 업무 외적으로 열어놓은 페이지들이다. 하나 끝내고 그 다음, 또 그 다음이 안된다. 부산함과 정신없음 그 중간쯤. 내년에 회사가 사무실로 이전한다. 집을 구하고 이사를 해야 한다. 서울에 있는 집을 팔지, 충북에 집을 살지, 서울 집을 전세로 줄지, 월세로 줄지, 충북 아파트에 세들어 살지, 오피스텔에 살지, 친정으로 들어갈지, 원거리 출퇴근을 할지, 통근버스는 있는지, 차로 다녀야하는지, 그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머리가 깨질지경이다. 결혼할 때 무리해서 마련한 아파트는 높은 금리의 이자와 함께 우리에게 유주택자라는 타이틀을 줬다. 이 타이틀은 집있어 좋겠다는 부러움을 사지만, 대출금의 압박도 선사한다. 피싱으로 돈이 빠져 나갈.. 더보기
[110일][9월9일] 정답과 오답 정답과 오답 ‘그 나이 때 나는 내가 ‘병신’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내가 다른 아이들과 그리 다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움직임이 좀 어정쩡하다는 건 알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그게 이상한 줄도 몰랐다. (p37)‘라고 해릴린 루소는 말한다. 자신의 불편함을 알았지만 이상한 줄은 몰랐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물었단다. 넌 뭐가 잘못되서 그런거니? ‘잘못’의 사전적 정의는 잘하지 못하여 그릇되게 한 일이다. 그녀에게 뭐가 잘못 됐냐 묻는 건, 어떤 과오가 현재에 ‘벌’로 나타났다는 말인가. 지난 주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어른들 사이에 인간의 자체적 몰락을 우려하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이 질문을 하자 강연자는 ‘참 똑똑한 친구.. 더보기
[109일][9월8일]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마라 발췌 °그 나이 때 나는 내가 ‘병신’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내가 다른 아이들과 그리 다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움직임이 좀 어정쩡하다는 건 알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그게 이상한 줄도 몰랐다.(p37) °‘다름’과 ‘병이 있음’을 구분 짓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 보다. (p51~52) °우리 사회의 역학 관계는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의 오점으로 치환해버린다. (p174~175) °장애 여성들이 자기 몸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찾기보다 환자의 ‘손상된’ 신체를 어떻게 고치거나 어떻게 다룰지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p313) °우리 가족은 저마다 나름대로 비정상적인 사람들이었고, 나 역시 우리 집안 최초의 정상인이 될 계획 따윈 없었다. (p35) °인신.. 더보기
시 <남해금산> 이성복적 공간의 두가지 층위 남해 금산(문학과지성시인선 52) 저자 이성복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1986-07-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문학과지성]을 통해 1977년 문단에 등단한 이성복의 시집. ...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남해금산. 경상도 남해군에 있는 기념물 제18호, 해발 681m의 산이다. 바다를 면하고 있는 이 산에는 불툭 튀어나온 상사바위가 유명하다. 이성계가 왕이 되기를 빌기도 했다는 이 바위에는 특별한 전설이 있다. 주인의 딸을 사랑하다 죽은 돌쇠의 이야기다. 돌.. 더보기
주문외는 밤 난생 처음 시서평을 썼다. 시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행간의 의미, 단어의 속뜻, 국어시간에 배운 어떤 의도같은 건 파악하기 함들었다. 시에 대한 이해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궁금했다. 배우고 싶었다. 서평을 가까스로 제출하고 공부하러 가는 길, 회식에 붙잡히고 말았다. 공부와 의무. 그 사이에서 나는 의무를 선택했다. 누가 지우지 않았지만 스스로 짊어진. 직장이라는 사회는 밥벌이와 연관되지 않은 그 어떤 사회들을 항상 압도한다. 육회와 소갈비로 배를 과하게 채우고 집으로 오는 길, 오늘 있었던 시서평 수업의 감동들이 카톡창에 연신 쏟아진다. 밥벌이의 의무라 명명한 내 선택에 후회가 스민다. 그 와중에 이 시간까지 한께 술마시고 배두드린 동료들의 잘 가라는 인사에 정신이 번뜩인다.. 더보기
[발췌&요약]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 #글쓰기의 힘 °글쓰기에는 엄청난 치유 효과가 있고 언어에는 과거든 현재든 순간을 포착하고 변화시키는 힘이 있음을 절감했다. (p11) °글쓰기는 나의 가장 은밀한 비밀들을 들여다보고 기록하고 나 자신에게 드러내 보이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글쓰기는 인권 운동가와 예술가로서의 내 활동과 함께, 장애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맞닥뜨린 편견과 차별을 직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었다. (p12) °글쓰기는 뇌성마비 장애에 대한 내 감정을 발산하는 또 다른 수단이다. 나는 내 몸의 가장 싫은 부분들을 소재로 꾸준히 글을 써왔다. (p30) ⇒ 글쓰기가 필자에게 갖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글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신의 언어가 타인에게 비언어적으로 다가간다고 느끼는 필자에게는 글은 언어화를 통환 감정의 표.. 더보기
[108일][9월7일] 화끈한 오늘 하루 #나가수 레전드 나가수 레전드 방청을 다녀왔다. 2% 아쉬운 라인업이었지만, 선선한 날씨, 시원시원한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행복했다. 마지막 곡에서는 거의 정신을 잃고 놀았는데, 카메라가 앞에 와서 당황스러웠다. 옆에 있던 신랑이 내 얼굴을 손으로 가리는 초유의 사태 발생. 난 범죄자? 응? # 개인정보와 보이스피싱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인가? TV 프로에서 보이스피싱과 개인정보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12년 3월 이었다. 보이스피싱으로 목돈을 날렸던 게. 은행에서 들었던 'IT하시는 분이 왜 그러세요?' 검찰에서 들었던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죠?' 경찰에서 들었던 '제 동생이면 맞으셨을 겁니다'까지. 금전적 손해보다 사고 후 수습 과정에서 기관들에 의한 정신적 피해가 더 컸다. '제가 일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