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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

[119일][9월17일] 그녀에 대해(1탄) 그녀에 대해(1탄) 내겐 24(또는 25)인 사촌동생이 있다. 꽤 친하게 지내는, 수학교사를 꿈으로 키우던 동생이다. 그녀는 대학을 다니며 교직이수를 하겠다고 순수 학문 중의 수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교직이수를 뜻대로 하지 못했고 졸업했으며 현재는 신촌의 한 오피스텔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 꿈 혹은 목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향해 가고 있는 그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그녀를 알기 위해, 그녀에 대한 내 반감을 알기 위해. 잦은 이직으로 취업 시장에서 단련이 된 나, 그런 나를 보는 친척들의 시선은 이렇다. 대단하다, 너답다, 어쩜 이래? 안착한 곳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내 생각과 상관없이)더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하다. 그리하여 사촌 동생이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일종의 지침을 어른.. 더보기
5차시(9/22) 수업후기, <몸에 갇힌 사람들> 그 외 여러가지 1. 카페사건(?)에 대한 의견들 - 좋은 글에 대한, 이를 대하겠다는 개인별 각오와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 합평point : 이렇게 하면 좀 더 글이 좋아지지 않을까? 좋은 글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oo을 넣으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 필자가 받아들이는point : 이 글을 내가 왜 썼지?, 이 글이 좋아지려면 뭐가 더 있어야하나? - 인문학이란 고통감수성 키우기, 고통에 대한 이해 - 애정과 신뢰의 문제 - 글은 속성재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생각이 트이지 않으면 새로운 글이 나올 수 없다. - "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2. - 1~3강 : 프로이트와의 대결, 부모로부터/사회로부터 전달받은 몸 - 몸의 신체의 변형 - 브라질 : 여성들 자존감 형성에 기여하기.. 더보기
이상하다 # 국정감사 너나 잘해라 싶다. 그대들이 무엇이관대 국정감사라는 철갑옷을 입고 지적질을 하는가.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세금 용처에는 관심도 없다가, 자료 긁어모으기로 이슈를 만드는 것이 그대들의 명분인가. 국민연금은 적자라면서, 수백 수천만 국민들이 노후에 먹고 살 돈은 부족하다면서, 하루만 일해도 받는 어마어마한 그대들의 연금에는 왜 지적질을 하지 못하는가. 부정한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받아적고 변명할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이를 또 정상이라 인지하는 다수의 동료들도 아이러니하다. # 글쓰기 수업 마음을 두고 있는 수업이 있다. 그간 들었던 수업과 형태는 다르지만, 깊이가 있고, 날것의 감정들이 튀어다녀, 당황스럽지만, 많이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난 수업 때 판.. 더보기
이터널 선샤인 사랑의 기억이 사라진다면, 아플까. 괴로울까. 허전할까. 무감각..할까. 사랑하는 이가 나를 처음보듯 대한다면, 화가날까. 무서울까. 두려울까. 인식하는 기억은 의식덩어리의 1/10도 안된다던데... 내가 삶을 꾸리는 동안 내 안에 다른 사랑의 기억이 꿈틀대고 있다면, 난 어떡해야 할까. 그를 기억해 주는 게 맞을까. 꺼내지 않는 게 나을까. - 이터널선샤인 더보기
[118일][9월17일] 지난한 마음알기 지난한 마음알기 분노 조절 장애가 있나. 틈만 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오늘 오전, 내 뒤를 지나가는 팀장님의 눈길이 느껴졌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나에게 조치하라고 해서, 나는 협력업체 직원에게 다시 전달했고,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옆 팀 담당자에게 이야기했다. 둘 다 알겠노라 했으나 결국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 그 일은 처리되지 않았다. 팀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협력업체 직원에게 갔다. 왜 아직 안했죠? 그쪽에다 말했나요? (그건 제가 처리하는 게 아니라서...) 그걸 몰라서 제가 지금 말하나요? 오늘 오전 중으로 처리하시죠. 옆 팀에 다시 가서 말했다. 해당 업체에 전화를 한 번 걸어서 조치시키시죠. (그걸 왜 우리가 해야 하죠?) 그건 그 팀 사정이.. 더보기
[117일][9월16일] OO씨에게 OO씨에게 마음이 뒤숭숭했습니다. 추석이 얼마 안 남았고, 주말이면 시댁에 가야하고, 화요일에 글쓰기 수업에서 언쟁을 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는 와중에 오늘 아침 유책임으로부터 OO씨 할아버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자연스럽고도 기계적인 반응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올 초에 있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문득 생각났고요. 추웠습니다. 가을축제와 코스마스가 어우러지는 지금과 달리 칼바람이 가득한 2월이었으니까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연달아 가시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삶에 왜 끝이 있어야 하는지, 무엇보다도 조부모님의 죽음 앞에 선 엄마의 무력감을 절감했습니다. 저 역시 외손녀로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습니다. 얼굴도 낯선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지인들, .. 더보기
에세이<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 사고의 근원을 흔드는, 그래서 무서운 이야기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저자해릴린 루소 지음출판사책세상 | 2015-04-15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의 놀라움에 대하여 장애인 페미니스... 가출한 사람은 불행한가요? 가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가요? 가출 청소년들에게 왜 집에 돌아가라고만 하나요? 혹시 집보다 길이 더 안전해서 나왔을 거란 생각은 해보셨나요? 무엇을 근거로 한 사람의 선택, 집을 나온 선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가출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곳에서 일하는 분이 말씀하셨다. 행/불행의 잣대, 그 학습된 기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 속에, 집에서 나왔으니 당연히 위험할 것이고 자연스레 어렵고 험한(혹은 나쁜) 길로 빠지리라 예상했던, 고지식하고 뻔한.. 더보기
[115일][9월14일] 마음의 병, 몸의 병 마음의 병, 몸의 병 집에 가는 길, 도서관에 들려 책을 반납하고 가자는 데 신랑이 단칼에 싫다고 말한다. 기왕 차타고 가는 거 조금 우회하더라도 도서관에 잠깐 들르면 될 텐데. 갈 수 없는 이유는 그곳이 막히기 때문이란다. 가자. 안돼. 단 두 마디에 우리의 대화는 마지막 빽 지른 나의 화로 끝났다. 진짜 너무하네. 힐난하듯 내뱉었다. 거짓말처럼 그 때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고 차 안에서 식은 땀을 흘리더니 집에 와서는 급기야 토악질을 시작했다. 두리번 두리번 전전긍긍하는 신랑이 이불을 덮어주고 물을 떠다주고 땀을 닦아준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이 없는 와중에 ‘니가 속썪이니까 아프잖아’ 안해도 될 말을 던지고 만다. 농담하는 거 보니까 아픈 거 다 나았네 한다. 서러움이 .. 더보기
[114일][9월13일] 누군가, 혹은 나의 이야기 누군가, 혹은 나의 이야기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소수성을 가진 사람) 자기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장애라는 건 삶의 요소로서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열등감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부모, 학벌,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장애는 내 존재의 ‘정체성’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분투가 이어지기에 힘들어 질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여성의 이야기지만 이는 곧 ‘내 얘기’가 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인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전혀 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원고지 2.0) 더보기
[113일][9월12일] 토지읽기 토지읽기 주연과 조연이 구분 없는 소설이다. 이 책을 내가 어찌하여 지금까지 안 읽고 있었을까. 무심하게 지나간 시간들을 탓할 정도의 흡입력이다. 1권에서는 최참판댁과 그 마을의 다른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인물들을 모두 동등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설명하는 것은 아마도 이들이 모든 형태의 ‘삶’에 주인이 되기 때문이리라. 가장 인상적인 관계는 강청댁-용이-월선 세 명의 관계다. 용이라는 인물을 두고 한 사람은 부인으로, 또 한 사람은 첫 사랑으로 그의 주변에 머문다. 강청댁이 용이에게 현실적인 가정이라면 월선은 고향의 안식처와 같다. 강청댁의 억척스러움으로 그녀에 대해 비난하는 독자들도 많지만 나는 그녀에게 마음이 쓰인다. 내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건,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