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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13.08.28~13.08.31]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 사려니숲길 - 도종환 - 어제도 사막 모래 언덕을 넘었구나 싶은 날 내 말을 가만히 웃으며 들어주는 이와 오래 걷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이 몇시간씩 우리를 가려주는 길 종처럼 생긴 때죽나무 꽃들이 오 리 십 리 줄지어 서서 조그맣고 짙은 향기의 종소리를 울리는 길 이제 그만 초록으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산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것들을 주체하기 어려운 날 마음도 건천이 된 지 오래인 날 쏟아진 빗줄기가 순식간에 천미천 같은 개울을 이루고 우리도 환호작약하며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 나도 그대도 단풍드는 날 오리라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가을 서어나무 길 길을 끊어놓은 폭설이 오늘 하루의 속도를 늦추게 해준 걸 고맙게 받아들인 삼나무 숲길 문.. 더보기
[13.08.28~13.08.31] 제주도의 무인도, 차귀도 차귀도를 보고왔습니다. 제주도의 무인도 중 가장 큰 섬 입니다.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날 것이라는 이 섬의 기운을 막기 위해, 중국 호종단이 차귀도의 섬 지맥과 수맥을 끊자, 한라산의 수호신인 매가 나타나 호종단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遮 막을차, 歸 돌아갈귀, '돌아가는 것을 막다'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합니다. 차귀도 입도를 일정으로 잡은 날, 풍낭주의보가 발효되었습니다. 거센 파도, 태풍, '차귀'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음산함이 었습니다. 일몰로 유명한 차귀도. 그래서 배를 타고 가는 차귀도 여행은 뒤로 하고 포구에서 일몰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먹구름이 섬을 집어삼킬 듯 합니다. 몸 주위로 연신 튀는 물방울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인지 제주앞바다가 뱉어내는 파도인지.. 더보기
[13.08.28~13.08.31] 끝여름 제주 이야기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큰 일 날 것 같은 회사를 뒤로 하고... 떠났습니다. 작년이었습니다. 어색하게, 조금은 불편하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멤버로 구성된, 현재는 '트레블 메이트'라 일컬어지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첫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가깝게, 더 친근하고 다정하게,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더 알 수 있었던 우리들의 또 다른 제주도 여행이었습니다. 운좋게 저렴한 티켓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출발 전 날, 여행사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사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출발 당일 약 세시간 가량을 김포공항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갈 수 있을거야.' '어떻게 얻은 휴간데.' '우리 꼭 가자.' 고난은 사랑과 우정을 더 공고히 해주는 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