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꽁깃꽁깃 생각/오늘일기

주문외는 밤


난생 처음 시서평을 썼다. 시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행간의 의미, 단어의 속뜻, 국어시간에 배운 어떤 의도같은 건 파악하기 함들었다. 시에 대한 이해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궁금했다. 배우고 싶었다.

서평을 가까스로 제출하고 공부하러 가는 길, 회식에 붙잡히고 말았다. 공부와 의무. 그 사이에서 나는 의무를 선택했다. 누가 지우지 않았지만 스스로 짊어진. 직장이라는 사회는 밥벌이와 연관되지 않은 그 어떤 사회들을 항상 압도한다.

육회와 소갈비로 배를 과하게 채우고 집으로 오는 길, 오늘 있었던 시서평 수업의 감동들이 카톡창에 연신 쏟아진다. 밥벌이의 의무라 명명한 내 선택에 후회가 스민다. 그 와중에 이 시간까지 한께 술마시고 배두드린 동료들의 잘 가라는 인사에 정신이 번뜩인다. 직장이라는 의무를 선택했지만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즐거웠으니까. 그럼 된거다. 즐거우면 된거라고 주문을 왼다.

'꽁깃꽁깃 생각 > 오늘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보다 '읽는 책'  (0) 2015.10.15
생선  (0) 2015.10.15
일상과 여행 중간 어딘가  (0) 2015.09.28
이상하다  (0) 2015.09.22
이터널 선샤인  (0) 201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