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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

[119일][9월17일] 그녀에 대해(1탄) 그녀에 대해(1탄) 내겐 24(또는 25)인 사촌동생이 있다. 꽤 친하게 지내는, 수학교사를 꿈으로 키우던 동생이다. 그녀는 대학을 다니며 교직이수를 하겠다고 순수 학문 중의 수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교직이수를 뜻대로 하지 못했고 졸업했으며 현재는 신촌의 한 오피스텔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 꿈 혹은 목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향해 가고 있는 그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그녀를 알기 위해, 그녀에 대한 내 반감을 알기 위해. 잦은 이직으로 취업 시장에서 단련이 된 나, 그런 나를 보는 친척들의 시선은 이렇다. 대단하다, 너답다, 어쩜 이래? 안착한 곳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내 생각과 상관없이)더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하다. 그리하여 사촌 동생이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일종의 지침을 어른.. 더보기
5차시(9/22) 수업후기, <몸에 갇힌 사람들> 그 외 여러가지 1. 카페사건(?)에 대한 의견들 - 좋은 글에 대한, 이를 대하겠다는 개인별 각오와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 합평point : 이렇게 하면 좀 더 글이 좋아지지 않을까? 좋은 글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oo을 넣으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 필자가 받아들이는point : 이 글을 내가 왜 썼지?, 이 글이 좋아지려면 뭐가 더 있어야하나? - 인문학이란 고통감수성 키우기, 고통에 대한 이해 - 애정과 신뢰의 문제 - 글은 속성재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생각이 트이지 않으면 새로운 글이 나올 수 없다. - "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2. - 1~3강 : 프로이트와의 대결, 부모로부터/사회로부터 전달받은 몸 - 몸의 신체의 변형 - 브라질 : 여성들 자존감 형성에 기여하기.. 더보기
[118일][9월17일] 지난한 마음알기 지난한 마음알기 분노 조절 장애가 있나. 틈만 나면 불같이 화를 낸다. 오늘 오전, 내 뒤를 지나가는 팀장님의 눈길이 느껴졌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나에게 조치하라고 해서, 나는 협력업체 직원에게 다시 전달했고,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옆 팀 담당자에게 이야기했다. 둘 다 알겠노라 했으나 결국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 그 일은 처리되지 않았다. 팀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협력업체 직원에게 갔다. 왜 아직 안했죠? 그쪽에다 말했나요? (그건 제가 처리하는 게 아니라서...) 그걸 몰라서 제가 지금 말하나요? 오늘 오전 중으로 처리하시죠. 옆 팀에 다시 가서 말했다. 해당 업체에 전화를 한 번 걸어서 조치시키시죠. (그걸 왜 우리가 해야 하죠?) 그건 그 팀 사정이.. 더보기
[117일][9월16일] OO씨에게 OO씨에게 마음이 뒤숭숭했습니다. 추석이 얼마 안 남았고, 주말이면 시댁에 가야하고, 화요일에 글쓰기 수업에서 언쟁을 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는 와중에 오늘 아침 유책임으로부터 OO씨 할아버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자연스럽고도 기계적인 반응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올 초에 있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문득 생각났고요. 추웠습니다. 가을축제와 코스마스가 어우러지는 지금과 달리 칼바람이 가득한 2월이었으니까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연달아 가시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삶에 왜 끝이 있어야 하는지, 무엇보다도 조부모님의 죽음 앞에 선 엄마의 무력감을 절감했습니다. 저 역시 외손녀로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습니다. 얼굴도 낯선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지인들, .. 더보기
[115일][9월14일] 마음의 병, 몸의 병 마음의 병, 몸의 병 집에 가는 길, 도서관에 들려 책을 반납하고 가자는 데 신랑이 단칼에 싫다고 말한다. 기왕 차타고 가는 거 조금 우회하더라도 도서관에 잠깐 들르면 될 텐데. 갈 수 없는 이유는 그곳이 막히기 때문이란다. 가자. 안돼. 단 두 마디에 우리의 대화는 마지막 빽 지른 나의 화로 끝났다. 진짜 너무하네. 힐난하듯 내뱉었다. 거짓말처럼 그 때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고 차 안에서 식은 땀을 흘리더니 집에 와서는 급기야 토악질을 시작했다. 두리번 두리번 전전긍긍하는 신랑이 이불을 덮어주고 물을 떠다주고 땀을 닦아준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이 없는 와중에 ‘니가 속썪이니까 아프잖아’ 안해도 될 말을 던지고 만다. 농담하는 거 보니까 아픈 거 다 나았네 한다. 서러움이 .. 더보기
[114일][9월13일] 누군가, 혹은 나의 이야기 누군가, 혹은 나의 이야기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소수성을 가진 사람) 자기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장애라는 건 삶의 요소로서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열등감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부모, 학벌,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장애는 내 존재의 ‘정체성’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분투가 이어지기에 힘들어 질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여성의 이야기지만 이는 곧 ‘내 얘기’가 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일상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인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전혀 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원고지 2.0) 더보기
[113일][9월12일] 토지읽기 토지읽기 주연과 조연이 구분 없는 소설이다. 이 책을 내가 어찌하여 지금까지 안 읽고 있었을까. 무심하게 지나간 시간들을 탓할 정도의 흡입력이다. 1권에서는 최참판댁과 그 마을의 다른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인물들을 모두 동등하게, 완급을 조절하며 설명하는 것은 아마도 이들이 모든 형태의 ‘삶’에 주인이 되기 때문이리라. 가장 인상적인 관계는 강청댁-용이-월선 세 명의 관계다. 용이라는 인물을 두고 한 사람은 부인으로, 또 한 사람은 첫 사랑으로 그의 주변에 머문다. 강청댁이 용이에게 현실적인 가정이라면 월선은 고향의 안식처와 같다. 강청댁의 억척스러움으로 그녀에 대해 비난하는 독자들도 많지만 나는 그녀에게 마음이 쓰인다. 내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건,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 더보기
[112일][9월11일] 언프리티 랩스타 언프리티 랩스타 언프리티 랩스타 드디어 봤다. 지치고 무료한 금요일 밤, 불금을 보내야 할 것 같지만 고단한 주중의 끝자락, 우연히 돌린 케이블 방송에서 말 많고 탈 많던 방송을 직접 봤다. 여성 래퍼들이 경쟁하는 프로였다. 힙합이란 분야에 워낙 문외한이라, 그들의 태도, 말 한마디가 모두 새로웠다. 특히 눈에 띈 건 래퍼들의 사고방식이다. 래퍼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모두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게 있었다. 바로 솔직함. 권력과 책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감정들을, 날것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하겠다는 마음이, 거칠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제법 잘 어울려 보였다. 포장하고 숨기기에 급급한 세태에 숨이 막혔던 차에 이 솔직함이 퍽 마음에 들었다. 이게 바로 누구와 누구의 비교보다 더 매력적인, 이 .. 더보기
4차시(9/15) 수업후기, 받아들임 ▣ 글에 대한 생각 # 글에 대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 삶에서 나오는 다양한 경험을 쓰다보면 잘못된 경우의 수를 알 수 있다. 물론, 테크닉과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많이 실패하고, 못 써봐야, 실패의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만의 고유 문체를 가져갈 수 있다. # 내가 글을 쓰는 양이 늘어날수록 자신만의 편안한 문체가 만들어진다. 자신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글의 ‘진입로’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써라. 생각이 정리돼 쓰는 게 아니고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거다. 내가 뭘 쓸지 모르는 상태에서 쓰다보면 글이 나오기 마련이다. 제일 어리석은 것이 생각만하고 쓰지 않는 것이다. # 머리를 비우는 일도 중요하다. 판다, 생각 등을 버리는 일도 중요. 정말 그래? 진짜? 묻다보면 다 버리게 된다. 진짜 네 .. 더보기
3차시(9/8) 수업후기,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 마라>를 읽고 해릴린루소 ▣ 책 선정이유 -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소수성을 가진 사람) 자기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 장애라는 건 삶의 요소로서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열등감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부모, 학벌, 지역이 될 수도 있다. - 장애는 내 존재의 ‘정체성’으로 통합하지 않으면 힘들어 질 수 있다. - 장애를 가진 여성의 이야기지만 ‘내 얘기’라는 생각이 될 수 있다. - 이 글이 ‘내 이야기’를 쓰는 데 샘플이 될 수 있다. 일상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인 -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전혀 사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 생각할 문제 - 진정한 가족이란? - 내가 부딪히는 지점에서 사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 나의 존재에 대해 오롯이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