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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200일 글쓰기

[142일][10월16일] 사유란 사유란 사유가 없다. 내가 쓴 글 안에 독자적인 해석이나 의견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사유가 없음’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네이버 사전에서 ‘사유’란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철학적으로는)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글에서 써놓은 일들을 ‘생각 없이’ 썼는가에 물음이 닫는다. 반대로, 사유가 있다고 일컬어지는 경우는 다소 진지하면서, 보통(양적으로)의 생각을 벗어날 때를 말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통념. (남녀차이, 페미니즘, 구시대적 사고방식 등을 떠나) 많이 진보화 됐다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가사노동에 대한 여성 부담이 크다. ‘왜 여성이 집안일을 해야 하죠? 남자가 할 수도 있는 거죠.’라고 하는 의.. 더보기
[141일][10월15일] 도서판 ‘지니어스’ 도서판 ‘지니어스’ 어린이 도서 대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관련된 책이 있다. 바로 이다. 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탓에 어린아이들과 즐겨 놀았던 루이스 캐럴이, 아이들에게 구연동화로 들려줬던 내용을 편집한 책이다. 그렇다면 은 어떤 책일까. ‘추리’라는 단어로 우리는 어느 정도 짐작가능하다. 하지만 책을 펴 첫 번째 게임에 실제로 도전해보자. ‘과자 열 개가 다섯 개씩 두 줄로 나란히 바닥에 놓여있다. 과자 위치를 재배치해 다섯줄로 만드는 데 한 줄당 네 개의 과자가 들어가야 한다. 단, 현재의 위치에서 과자는 네 개만 이동시킬 수 있다.’ 성냥개비, 샤프심, 연필 등을 이용해 직접 자리를 옮겨보거나 또는 가능한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서 따지며 답을 헤아려보자. 이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 더보기
[140일][10월15일] 서평보다 품어야 하는 책 <정희진처럼 읽기> 서평보다 품어야 하는 책 책을 읽으면 으레 서평을 쓰려 했다. 그게 독서의 종착지인양. 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리뷰(혹은 서평)을 쓰는 게 과연 맞는 건지 싶다. 하여 '읽은(혹은 읽고 있는) 책' 메뉴를 만들려한다. 이 책으로 서평을 쓰기엔, 객관적 시각에서 평론을 하기엔, 내 깜냥이 부족하다 절감한다. 특히, 파뇽의 사상을 언급하며 그가 상담했던 알제리 고문을 담당하는 프랑스 경찰의 사례 - 직장을 잃지 않으면서 죄책감 없이 고문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 가 그렇다. 작가가 지적하는 인간상이, 프랑스 경찰이 되고자 하는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던가. 사회에 격변을 일으킬만한 사고를 하면서, 사회경제적 일정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 그 사고를 행하지 않는 자. 저자의 문장 하나에 스스로가 부끄러워진.. 더보기
[139일][10월14일] 변화의 앞에서 변화의 앞에서 전쟁 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생은 전쟁이라더니, 그간의 안일함에 익숙해졌는지 여러 변화 속 꿈틀거리는 내가 파닥거리는 생선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하루의 8시간. 현재 내 시간을 온전히 쏟아내는 회사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주 맥락은 사사로운 것일 수도 있는 - 누가 어떤 팀을 원하고, 각 팀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하고, 누구는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자리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등 – 것에 대한 거다. 회사라면 모름지기, 일을 꾸려 어떻게 하면 국익을, 하다못해 개인의 성취감이라도 높일까 골몰하는 게 맞을 진데, 이도저도 아닌 그저 ‘어디로’의 목적지에 대한 설왕설래만 오가고 있다. 파닥거리는 생선이 물기 없는 육지에서 살고자 버둥거린다. 살아있다는 증거일까, 의미 없.. 더보기
[137일][10월8일] 조지오웰, 그를 들여다본다. 조지오웰, 그를 들여다본다. 소설 , 로 유명한 조지오웰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있다. 이다. 그의 에세이 29편을 엮은 이 책은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경찰, 부랑자의 삶 등을 담고 있다. 그는 1,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당시의 현실과 사상을 의심했다. 특히 여러 작품에서 당대의 계급의식을 풍자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데 어둠의 세계로 침잠하기 보단 작가의 경험을 자신의 독특한 유머와 비유로 표현한다. 유년기는 ‘정말 정말 좋았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교장 부부의 횡포를 견뎌야했던 오웰은 기숙학교의 실상을 권력과 엮어 고발한다. 경찰로 활동했던 시절은 ‘교수형’, ‘코끼리를 쏘다’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교수형’은 경찰이었던 작가가 바라본 사형집행 과정이 섬세하게 나타나는데 인위적 죽음 앞에 .. 더보기
[136일][10월7일] 글쓰기 욕망을 짚어보다. 글쓰기 욕망을 짚어보다. 소설 , 로 유명한 조지오웰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있다. 그의 산문 29편을 엮은 이다. 이 안에는 어린 시절의 오웰을 비롯해 경찰로서, 부랑자로서 살아 온 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1,2차 세계 대전을 직접 겪으며 당시의 현실과 사상을 의심했고 극복하려했다. 특히 여러 작품에서 당대의 계급의식을 풍자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데 어둠의 세계로 침잠하기 보단 체험에 입각한 사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비유로 나타난다. 인도의 아편국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오웰은 영국의 명문 세인트 시프리언스에서 유년기를 보냈는데 그의 글 에서 당시의 작가를 엿볼 수 있다. 절대 권력을 가진 교장 부부의 횡포 속에 매질과 질 낮은 의식주를 견뎌야했던 오웰은 기숙학교의 실상을 해당 글에.. 더보기
[134일][10월4일] 들창코에서 스위치가 되기까지 들창코에서 스위치가 되기까지 야, 들창코! 동물이름 붙이길 좋아하는 어린 시절 동무들은 나를 이렇게 불렀다. 하늘로 솟은 콧구멍, 눈과 눈 사이를 대평원으로 만든 낮은 콧대, 손가락 길이보다 짧은 콧잔등, 날렵하지 못하고 둥그스름한 콧볼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나의 코를 두고 하는 말이다. 들창코! 소리만 들리면 눈을 한껏 치켜떠 째려보고는 주먹질을 했다. 놀림 당하기가 싫었던 나는 들창코라 힘도 멧돼지같다며 그렇게 부른 녀석들을 있는 대로 패서 꼭 피를 보게 했다. 교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들창코는 더 이상 내가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겨울 칼바람을 버티려 교복 치마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으면 단정치 못하다고 혼이 났고 여자라면 모름지기 다소곳하게 앉아서 얌전하게 말해야 한다고 배웠다. 같은 .. 더보기
[133일][10월3일] 건강하고 싶다. 건강하고 싶다. 사방이 TV로 둘러싸인 캄캄한 수술실. 푸른색 마스크에 수술 장갑을 낀 의사들이 몇 명인지도 모를 만큼 서있다. 그들의 눈동자가 하나같이 나를 내려다본다. 하나, 둘, 셋. 몇 까지 셌는지도 모르겠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수 세기를 멈춰야했고 눈을 떴을 때는 병원 침실이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한 무리의 의사들이 내 병실에 올 때마다 옷을 홀딱 벗고 그들 앞에서 빙그르르 돌아야했고 맨 앞에 선 우두머리 의사는 ‘앞으로 또 벗겨놓고 이런 거시키면 안한다고 하라’며 웃었다. 차갑고 무서웠던 수술실 기억, 기분 나쁜 우두머리 의사, 몸에 남은 수술 흔적과 어울리지 않게 사는 동안 전혀 궁금하지 않던 5살 때 겪었던 수술 경험에 대해 나는 꽤 시간이 흐른 후 듣게 되었다. 선천성 심장 판막증이라.. 더보기
[132일][10월2일]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새벽이다. 온 하루를 하와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는다. 오전 다섯 시에 일어나기로 약속했다. 마지막 날인만큼 후회 없이 놀기 위해, 하와이의 태양이 부끄럽지 않을 혈기를 내뿜기 위해. 차량 대여 시작 시간도, 렌터카 회사 오픈 시간인 7시로 맞췄다. 일정은 드라이브다. 하나우마베이에 가서 스노쿨링을 즐기고, 하와이 섬을 돌며 만나는 바다를 매양 느끼기로 했다. 몇 번의 트래킹과 몇 번의 해변놀이가 포함되어 있을까. 네 번째 날은 계획에 없던 잠수함을 탔다. 누가 여행을 계획하느냐로 신랑과 죽일 듯이 으르렁대다가 접점을 찾은 부분이 잠수함. 액티비티를 해야 하는 나와 안전하면서 정적인 놀이를 찾는 신랑 사이의 선택이었다. 하와이는 바.. 더보기
[131일][10월1일] 하와이와 휘발성 기억사이 하와이와 휘발성 기억사이 벌써 삼일차다. 목요일, 금요일 지나면 다시 한국행.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작렬하는 하와이의 태양, 두 가지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파티하 듯 보내는 매일 밤을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온 몸이 부서질 듯 피곤하데 이 와중에 책을 읽고 내일 둘러볼 여행 코스를 되짚어 본다.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감사해하며, 그간의 일정이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정리해 본다. ★ 9/29(화) 하와이에서의 둘째날 ☆ 치즈케이크팩토리 - 와이키키 비치 - 알라모아센터 - 레이징 크랩 - 월마트 - ABC마트 첫 날부터 늦잠이라니. 10시에 일어났다. 와이키키를 걷고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에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juicy burger를 먹겠다는 계획은 줄어든 오전 시간에 맞춰 변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