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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200일 글쓰기

[132일][10월2일]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 새벽이다. 온 하루를 하와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는다. 오전 다섯 시에 일어나기로 약속했다. 마지막 날인만큼 후회 없이 놀기 위해, 하와이의 태양이 부끄럽지 않을 혈기를 내뿜기 위해. 차량 대여 시작 시간도, 렌터카 회사 오픈 시간인 7시로 맞췄다.

 

일정은 드라이브다. 하나우마베이에 가서 스노쿨링을 즐기고, 하와이 섬을 돌며 만나는 바다를 매양 느끼기로 했다. 몇 번의 트래킹과 몇 번의 해변놀이가 포함되어 있을까. 네 번째 날은 계획에 없던 잠수함을 탔다. 누가 여행을 계획하느냐로 신랑과 죽일 듯이 으르렁대다가 접점을 찾은 부분이 잠수함. 액티비티를 해야 하는 나와 안전하면서 정적인 놀이를 찾는 신랑 사이의 선택이었다. 하와이는 바닷속도 깨끗했다. 거리처럼, 해변처럼, 바다는 마치 계획도시인양 여러 집기에 돈을 들여 해양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뒀다. 언제 사용했던 비행기, 건물 잔해 등이 놓였고 그 안에서 바다거북, 물고기, 해조류 등이 살고 있었다.

 

하와이는 근사하다. 사대주의 정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객관적으로 근사하다. 택시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점, 모두 비치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런 하와이에서 보내야 하는 단 하루가, 그저 아쉽다.

 

(원고지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