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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200일 글쓰기

[139일][10월14일] 변화의 앞에서

 

변화의 앞에서

 

 

전쟁 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생은 전쟁이라더니, 그간의 안일함에 익숙해졌는지 여러 변화 속 꿈틀거리는 내가 파닥거리는 생선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하루의 8시간. 현재 내 시간을 온전히 쏟아내는 회사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주 맥락은 사사로운 것일 수도 있는 - 누가 어떤 팀을 원하고, 각 팀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하고, 누구는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자리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등 것에 대한 거다. 회사라면 모름지기, 일을 꾸려 어떻게 하면 국익을, 하다못해 개인의 성취감이라도 높일까 골몰하는 게 맞을 진데, 이도저도 아닌 그저 어디로의 목적지에 대한 설왕설래만 오가고 있다. 파닥거리는 생선이 물기 없는 육지에서 살고자 버둥거린다. 살아있다는 증거일까, 의미 없는 몸부림일까.

 

나는 꽤 물가 근방에 있다고 볼 수 있으리라. 아니라도 그렇게 마음먹어야지. 좋은 사람들의 후방/측면 지원으로 물 가까이로 쉽게 다가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러브콜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그게 물일지, 뭍일지 모른다고. 모든 일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데, 굳이 뭍에서 숨 막힌다고 말할 필요가 있을까.

 

명백한 것은 근 몇 주 후에 나의 신상은 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개만 빼꼼 내밀면 보이던 신랑의 얼굴을, 이제는 약속을 잡아야 볼 수 있는 얼굴이 될 것, 출퇴근 시간을 맞추기 위해 사무실 죽순이가 되는 일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지방으로 내려가 돈을 더 모으겠다는 열의를 키워야 한다는 것 등이 있겠다. 이 와중에 그간 못 쓴 글이 쌓여가 걱정하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더없이 많은 시간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 보낼 수 있겠구나. 이건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고지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