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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30일][6월16일] 보스 잘 지내십니까 보스 잘 지내십니까 아직 이 번호를 쓰는지 모르겠지만 내 다이어리에는 네 생일이라고 적혀있구나. 잘 지내니? 생일축하한다. -보스" 내겐 당신을 '보스'라 말씀하시는 팀장님이 계시다. 내 인생 첫 직장의, 첫 팀장님. 그 팀장님이 내 생일날 보내주신 문자였다. 첫 직장을 그만둔지 4년, 팀장님의 팀원에서 벗어난지 6년째인, 올해 보내주신 문자. 팀장님과의 추억이 꽤 많다. 첫째, 신입사원 교육에 떨어져 대기하던 시절, 마음은 불편했지만 대기중이라 몸은 편하던 그때, 팀장님과 월드컵경기장 공원에서 도시락을 까먹었다. 둘째, 솔루션부문으로 가겠다고 손을 드는 바람에 팀장님이 서운해하셨다. 셋째, 드릴말씀이 있다며 조심스레 퇴사를 말하던 날, 수입을 따지며 붙잡던 무리들과 달리 묵묵히 '네 꿈을 존중한다'고 .. 더보기
[29일][6월15일] 칼럼스터디가 있는 스산한 월요일 밤 칼럼스터디가 있는 스산한 월요일 밤 7018 버스가 올 생각을 안 한다. 7011, 7016 버스는 벌써 세 번이나 지나갔는데. 매주 월요일 광화문 KT지사 앞에서 하는 생각이다. 월요일은 칼럼스터디가 있는 날이다. 오늘 칼럼 주제는 ‘메르스’였다.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 ‘메르스’. 정부는 답이 없고 병원은 뒤늦게 부분 폐쇄방침을 내렸다. 우리는 세 가지 포인트에 대해 토론했다. 전문가에게 올곧이 의지하는 정부, 해결책은 존재하는지, 이런 사태가 메르스에만 국한된 것인지. 메르스 사태의 문제는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와 정부차원의 대응 실패 그리고 이로 인한 감염 확산과 공포심 확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태의 결론은 국가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침 조윤제 서강.. 더보기
[28일][6월14일] <진격의 대학교> 발췌 발췌 자살의 사회적 책임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과거에 사회학이나 인문학 같은 학문에서 주로 연구한 바 있습니다. 빈부격차라든가 교육 문제 등이 원인이 되어 개인이 자살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p.13) 자본의 논리야 언제나 거침없다지만 대학이 그 속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대학이 자본의 법칙에 완전히 예속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략)... 기업은 ‘실무 위주’의 교육을 원했고 기존의 교육을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규정했다. (p.16) 대학은 ‘University Of the Company, By the Company, For the Company’, 즉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대학이 되었다.... 겉으로는 ‘특성화’를 외치지만, 이미 대학은.. 더보기
[27일][6월13일] 예고편의 이해 예고편의 이해 백승찬(김수현)이 탁예진(공효진)에게 고백을 했다. 의도치 않게 인형녹음으로 ‘예고편’을 보여주고 달달한 키스로 ‘본편’을 치뤘다. 맨 처음 그가 ‘동기’로 고백을 했을 때 내가 아주 크게 웃어줬다고 한다. 또 ‘고맙다’고 하면서 그런 건 술 취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고, 정신 멀쩡할 때 다시 와서 하라고 혼쭐을 냈다고도 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그렇다. 드라마를 보고 와 ‘너는 왜 예고도 없었고 본편도 없었냐’고 물었다. 술 취해서 고백했던 게 예고였는데 몰랐냐고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신랑. 그런데 우리 관계가 드라마 속 주인공과 다른게 있다. 바로 예고편과 본편의 주체가 달랐다는 점이다. 그가 술 취해 고백 후, 우리는 몇 일간 아주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로 지냈다. 눈이 마주치면 피.. 더보기
[26일][6월12일] 인구론과 문송하다 인구론과 문송하다 인구론 : 인문계 졸업생들의 90%는 논다 / 문송하다 : 문과생이라 죄송하다 뉴스에서 최근 취업 시장에서 생긴 신조어를 소개했다. 취업이 어려운 와중에 인문계열 학과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이 유독 힘들다고 했다. “‘저희 회사에서는 그 전공이 쓸모가 없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왜 공학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후회 했습니다.”라는 한 졸업생 멘트가 이어졌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개인의 능력이나 성품이 아닌, 전공으로 합격여부가 결정되었다니. 취업을 준비해 본 사람으로서 인터뷰를 한 졸업생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을지 짐작이 간다. 인문계 생들의 어려운 취업, 짐작되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다. 첫째, 특정 산업에 편중된 우리나라 경제 구조. 국민 소득을 높이고 국가 경쟁.. 더보기
[25일][6월11일] 미래시대에 대한 제언, 영화 <매드맥스> 단상 미래시대에 대한 제언, 영화 단상 시험이 코 앞 이라는데 굳이 영화를 예매한 남편. 이 영화가 이번 주에 막을 내리기 때문에 반드시 봐야 한단다. 퇴근 후 바로 극장으로, 칭찬일색인 영화 를 뒤늦게 관람했다. 거친 모래 사막위에 군인 같은 여자가 있는 '포스터'가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랬다. 정보가 미약할수록 몰입도는 높은 법. 난 영화에 빠져들고 말았다. 단순한 액션 영화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영화 는 꽤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었다. 첫째, '인류'에 대한 철학이다. 주인공들이 과격한 액션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다름 아닌 '풀&물'로 대변되는 ‘자연’이다.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과거에는 TV쇼가 있었어. 그 때는 풀과 물이 존재했데.' 그렇다. 이 영화는 우리의 현재.. 더보기
[24일][6월10일] 사내정치 사내정치 회사에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현재 우리 회사의 최대 이슈는 지방이전 이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홍해 갈리 듯 두 ‘파’로 나뉘었는데 그 기준 역시 정치에 따른 것이다. 이번 달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 했다. 서울에 남는 - ‘영원히’ 혹은 ‘잠깐’ 남을지 여부가 다르지만 -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서울에 남는 것이 일종의 ‘성공’이었다. 지방으로 옮기기 3일 전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었다. 전체가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승자와 패자가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어 팀장이 된 사람이 있었고, 팀장에서 팀원으로 좌천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지방 근무가 확정이었으나 서울에 ‘영원히 남게 된’ 사람도 있었다... 더보기
[23일][6월9일] 시댁이냐, 시험이냐 시댁이냐, 시험이냐 이번 주말 시험이 있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반년동안 준비한 시험이다. 퇴근 후 공부하는 게 피곤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언제 이렇게 마음껏 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피곤도 만끽하고 있다. 직장생활하며 잊었던 학창시절의 즐거움도 다시 찾은 듯하다. 그런데, 이번 주말, 시댁 친척 결혼식이 있다. 심지어 결혼식 시간과 시험 시간이 겹친다. 시부모님은 미리 서울에 올라오셔서 우리 집에 머물다가 결혼식에 참석하신다고 한다. 시험이냐, 시댁이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며느리로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게 당연할진대 시험이 쉽게 포기가 되질 않는다. 어머님께 그 날 시험이 있노라고 말하자 바로 ‘왜 그날 시험을 치르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 그 친척은 하필 그 날 그.. 더보기
[22일][6월8일] 기자들에게 보내는 조언 기자들에게 보내는 조언 사회부 기자들의 24시를 그린 청춘드라마 가 있었다. 하루를 전쟁같이 보내는 기자들의 모습에 몰랐던 세상을 느끼고, 주인공들의 사랑에 마음 졸이며 애청했던 프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주인공들이 각각 속한 방송국들의 대결구도다. 함께 언론사 입사를 준비한 남자 주인공은 YGN으로, 여자 주인공은 MSC의 기자가 된다. 위기의 순간 주인공들은 선택을 한다. 전 국민이 열광하는 동계올림픽 시즌, 어떤 주제를 메인뉴스로 다룰지에 대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상부에서는 물론 ‘올림픽’을 지시한다. 반면 기자들은 ‘사회적 현안’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YGN은 사회적 현안을, MSC는 올림픽을 다룬다. 그 후, 두 방송국에 대한 평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메인.. 더보기
[21일][6월7일] 친구를 위하여 친구를 위하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녀의 결혼식 후, 3년 만이었다. 신랑이 나이가 좀 많아서 신혼 없이 바로 2세를 계획해야겠다고 쾌활하게 웃어보였던 그녀였다. 결혼식 이후 얼마나 지났을까. 장문의 카톡이 왔었다. “정하야, 나 암이래.” 혈액암 이라고 했다. 일명 백혈병. 20대의 마지막을 막 지난 시점이었다. 회사를 휴직하고 병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자기에게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친구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다 나으면 연락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우리는 당분간 연락할 수 없었다. 홍콩 여행사진을 SNS에 올리자 연락이 왔다. 너 엄청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며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오늘이 그 날이었다. 집을 나서기 전 걱정이 많았다. 메르스 때문에 나라가 들썩이는데 이 녀석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