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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10일][5월27일] 여행준비 여행준비 홍콩 여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9일 회사 일정에는 ‘연차휴가’가 당당하게 올라가 있다. 일이 아주 바쁜 와중에, 회사가 지방이전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우리는 눈치없이 여행을 간다. 휴가 결재도 맡았다. 으하하하하 신랑 생일 맞이 여행이다. 여행갈 때마다 매번 손품을 팔아 가장 싼 항공기와 숙박을 예약했었는데, 이번 본인 여행을 준비하던 신랑은 “럭셔리 모드로 가쟈”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 나는 그간 가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호텔을 즉각 예약했다. 짬짬이 코스를 살펴보고 있다.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홍콩. 첫 날은 어디, 둘째 날은 어디. 사실 고등학교 때 혼자서 홍콩 여행을 했었다. 여자 혼자가기에 안전한 곳이라는 얘기를 듣고 갔던 나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다. 호기롭게 .. 더보기
[9일][5월26일] 출판사의 추억 출판사의 추억 오후 졸린 눈을 부비며 출판사들을 검색하고 신간도서들을 살펴봤다. ‘모르는 출판사가 많네.’ 처음보는 출판사가 참 많았다. 나에게 낯선 이름들의 출판사 홈페이지를 하나씩 찾아봤다. 하나, 둘 홈페이지를 클릭할때마다, 마음에 묻어뒀던 기억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올라왔다. 2010년 겨울, 글쟁이로 밥을 먹고 살아야 겠다 싶었다. IT고 나발이고, 지금 하고 있는 건 나와 맞지않은 일이라 확신했다. 무슨 용기였는지 오래 동안 활동했지만 일면식도 없는 독서동호회 주인장에게 연락을 했다. 나는 지금 이런 상태다, 나는 책을 읽고 싶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그 분 역시 처음보는 내 얘기에 경청하며, 그래 좋은 생각이다, 할 수 있는데까지 도와주겠다고 답해주셨다. 그리고 그 분은 정말.. 더보기
[8일][5월25일] 게임 세계 입문 게임 세계 입문 매번 신랑과 나 사이를 갈라놓는 게 있다. 게임이다. 광적이진 않지만 주말에도,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도 그는 컴퓨터 게임부터 한다. 회사에서 계속 컴퓨터로 일하다가 집에 와 또 컴퓨터로 게임하면 피곤하지 않냐 물으면, 이걸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단다. 이번 주말도 다르지 않았다. 다음 주 여행을 위해 이번 연휴는 집에서 푹 쉬기로 했다. 쉬기로 했지만 나는 집안 일로 바빴다. 밥 때는 쉴새 없이 돌아오고 빨래는 왜 이리 많은지, 봄바람 맞겠다고 문이라도 열어두면 먼지도 금방 앉는다. 그렇게 집안일을 하나, 둘 처리하고 있을 때 그는 게임을 한다. 토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니 그는 이미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옆자리에 있는 내 노트북에서는 난생 처음 보는 어떤 프로그램이 돌아.. 더보기
[7일][5월24일] 판도라의 상자, A.I. 판도라의 상자, A.I. 인간 탄생에 대한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다. 창조론과 진화론이다. 창조주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신앙적이고 종교적 의견이 창조론인 반면, 인간 개체 진화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추론한 주장이 진화론이다. 인간의 탄생과 발생을 생물학적 측면의 주장과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명확하게 결론내일 수 없다’는 점에서 인간에게는 난제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 인간 뿌리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제시하는 작품이 있다. 영화 다. 검색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사고방식을 파악해내는 블루북의 회장 네이든, 그는 캘럽을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한다. 캘럽은 블루북의 뛰어난 프로그래머 직원이다. 회장의 저택에서 캘럽은 하나의 미션을 부여받게 된다. A.I의 인격과 감정이 진짜인지를 테스트 하라는 것... 더보기
[6일][5월23일] 임신에 대하여 임신에 대하여 친정에 다녀왔다. 엄마와 부엌에서 요리하며 도란도란 얘기를 했다. 지방이전 문제로 회사가 시끄럽다는 데서 시작해 신랑이 장어즙을 먹고 있다는 것까지, 고기를 굽고 상을 다 차릴 때 즈음, 오빠가 도착했다. 오빠와 언니 그리고 한 살배기 조카 윤이다. 발까지 연결된 일명 ‘우주복’을 입은 윤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웃었다. 밖에 나가면 다들 아들이냐 묻는다던데, 딸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언니가 머리를 묶어줬다고 했다. 몇 가닥 없는 머리카락을 묶은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2주전에 봤을 때는 찡찡대기만 했는데 이제는 혼자 엎드려 고개도 든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르르까꿍을 해줄 때마다 어찌나 잘 웃던지. 나도 빨리 아가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언니는 아가를 무척 힘들게 가졌다. 고된 업.. 더보기
[5일][5월22일] 보험사와의 전투 보험사와의 전투 보험료 갱신 안내문이 날아왔다. 매달 지출하는 금액 중 보험료가 가장 아까웠는데 심지어 금액이 인상된단다. ‘더 이상 당하지만은 않겠어!’라는 심정으로 보험을 공부했다. 실제 보험사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내 약관을 보여주자 암진단비, 뇌출혈진단비 등 불필요한 항목을 삭제하라고 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1차공격 실시. 해당 보험사에 문의 글을 넣었다. 특별약관 항목을 삭제할 수 있나요? 삭제한다면 지금까지 납입한 적립금은 어떻게 되죠? 여섯가지 질문 중 세 항목에 대해서만 답변이 돌아왔다. ‘답해주시지 않은 부분에 대해 다시 문의드립니다’며 2차 공격을 진행했다. 2차 방어회신 또 도착. 이번에는 ‘금액’을 묻는 질문에 ‘삭제가 불가합니다’라는 동문서답이 돌아왔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더보기
[4일][5월21일] 1+1=∞ 1+1=∞ 그를 처음 만난 건 면접 대기실에서였다.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세 명 뽑을 거예요.’, ‘기술심사 업무를 하실 겁니다.’ 내가 질문을 할 때마다 그는 즉답을 해왔다. ‘뭐 이렇게 아는 게 많아?’ 2차 면접장에서 그를 또 만났다. 모양새가 눈에 들어왔다. ‘아빠 옷 입고 왔어? 옷이 왜 이렇게 커?’ ‘얼굴은 왜 이렇게 작아?’ ‘덥수룩한 머리 하고는… 머리카락이 얼굴 잡아먹겠네.’ 작고 호리호리한 체구로 허약한 인상이었다. 합격자들이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날, 그를 또 만났다. 인사담당자가 마련해 준 명찰로 그와 내가 한 팀임을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 수도 적고 조용한 그 사람과 한 팀이라면 밋밋한 회사 생활이 될 것 같았다. 회사.. 더보기
[3일][5월20일] 이야기의 힘 이야기의 힘 가족란이 비어있네요? - 고아입니다. 지금은 누구와 지내나요? - 혼자 살고 있어요. 무슨 일을 하시나요? - 막노동... 이요.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심사위원 질문에 답을 한 이 사람은, 지난 2011년 의 주인공 최성봉씨다. 최근 길을 걷다 한 남자의 노래 를 듣게 됐다. 음정이 불안한게 프로 성악가가 부른 건 아닌 듯 했다. 100점 만점에 30점 정도? 그 노래는 다름아닌 최씨가 오디션 프로에서 부른 첫번째 노래였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둘. 보통의 청년들이 공부와 사랑을 얘기할 때 그에게는 가족, 집 그리고 삶의 목적이 업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세상에 등장했다. ‘팝페라 가수 최성봉’으로 음반을 들고 나온 것. 그의 예전 노래 를 찾아 듣고 점수를 매겨본다. 이번엔 120점이다.. 더보기
[2일][5월19일] 새로운 둥지를 찾아서 새로운 둥지를 찾아서 블로그를 떠나려 한다. 정확히는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려 한다. 첫째는 아는 혹은 알던 사람들의 기막힌 간섭 때문이요, 둘째는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촌스러운 고집 때문이요, 마지막은 호객행위와 왕서방한테 팔려버린 내 개인정보 때문이다. 어제, 오늘 천우신조로 과정을 수강했다. 출판업 종사자는 아니지만 업무의 하나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업을 들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지금 블로그를 떠나는 게 맞을까? 수업에서 여러 매체를 다뤘지만 그 중 네이버를 가장 밀도 있게 분석했다. 그 정보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무궁무진한 기획안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네이버를 통해 ‘블로거’가 됐다. 글을 쓸 곳이 필요했다. 기껏 적었는데 혼자 보기에는 아까웠다. 지적은 .. 더보기
[1일][5월18일] 변인통제 되지 않은 연금논란 변인통제 되지 않은 연금논란 올 초의 일이다. 정부보전금에 의한 공무원연금 적자가 예상된다며 공무원 연금 개혁 논란이 일었다. 공무원들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시청 앞 광장으로 나왔다. 시일이 조금 지나, 공무원 연금 협상장에 난데없이 국민연금이 뛰어들었다. 소득대체율이 이슈로 떠올랐고 여야의 결정에 국회가 반기를 들었다. 먼 산 불구경하듯 하던 국민들은 갑자기 자신의 연금수령액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생물학 실험에서 한 변수의 영향도를 파악할 때 가장 기본으로 설정해야 하는 개념이 있다. 변수 요소 외 다른 조건들은 모두 동일해야 한다는 ‘변인통제’다. 유전자X가 쥐 성장에 영향을 주는 실험을 한다고 하자. 이때 실험군 쥐와 대조군 쥐 사이의 차이점은 오직 유전자X 뿐이다. 온도, 습도, 먹이 시간, 종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