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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40일][6월26일] 소설 <투명인간>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만수이야기 소설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만수이야기 마포대교 위에 한 사람이 서 있다. 만수다. “뭔 아가 대가리만 절구통겉이 크고 팔다리는 쇠꼬챙이겉이 빌빌 돌아가고 저카나. 저기 지대로 커서 인간이 될랑가 걱정이구마.”(p.12) ‘만복’을 누리라는 만수가 ‘일복’만 타고났다는 것을 알기도 전,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그는 많은 것을 가졌다. 가족들을 보살펴야 하는 도리, 돈을 벌어야 하는 의무, 회사를 지켜야 할 책임 등이다. 동생이 나오는 바람에 엄마 젖을 물 틈도 없었고 형의 공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농사일에 매진했다. 근면성실을 천성으로 알고 부지런히 돈을 벌어 동생들을 공부시켰다. 그 시간 동안 만수에게 돌아온 것도 있다. 형의 죽음,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동생의 아들이다. 가스에 중독된 둘째 누나와.. 더보기
[39일][6월25일] 시원하게 비가온다. 지갑도 털리겠다. 시원하게 비가온다. 지갑도 털리겠다. 비가온다. 파전과 막걸리를 마시러 왔다. 밤막걸리에서 시작해 솔막걸리, 복분자막걸리 까지, 이 가게 안에 있는 막걸리들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회사 동료 중 영보이들끼리 가볍게 뭉쳤다. 시작은 가벼웠는데 스멀스멀 한 두명씩 모여 지금은 열명남짓이다. 모태솔로 33년을 고수해 온 동기녀석에게 여친이 생겼다는 얘기에 모두 집중하고 있다. 그 여친에 대한 스무고개를 한창 하고 있다. 가장 문제를 못 맞춘 사람이 오늘 술값을 계산하기로 했는데... 지금 이걸 쓰고 있는 와중에 7번 문제가 나오고 있다! 난 한 문제도 못 맞췄는데. 예술하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하느라 창작의 고통을 맛보는 중이라고 문제를 다섯개만 더 내달라고 했는데. 여기까지 쓰는 와중에 9번 문제까지 왔다... 더보기
[38일][6월24일]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 '꾸준히 책을 읽자'는 마음에 서평이벤트에 참여했다. 책을 읽고 독후감에 가까운 리뷰를 썼다. 배송되어 오는 책이 많아질수록 서평을 잘 쓰고 싶었다. 어느 순간 나는 '글은 어떻게 써야하나요?'라는 제법 심오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서평이벤트에 참여한지 한 해 정도 지난 때였다. 악명 높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퇴근 시간 새벽 2시, 출근 시간 아침 6시. 좋은 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보다 일하는 기계가 됐다는 좌절감이 컸다. 그 때 나를 지탱한 건 ‘글’이었다. 팀장님 욕을 적어놓은 쪽지부터 새벽 3시에 집에 들어와 퉁퉁 부운 눈으로 블로그에 적어놓은 일기까지. 프로젝트를 끝내고 장렬히 전사해 병원에 있으면서 그간의 일기를 살펴봤다. 그 때 숨어있던 내 안의 욕구를 알아차렸다. '글을 잘.. 더보기
[37일][6월23일] 대한민국 IT는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 IT는 변해야 한다. ‘국내 상황이 아쉽다’ 국내 인터넷 관련 최대 규모 컨퍼런스인 KRnet 2015 참여 소감이다. 바야흐로 IoT 시대다. 컴퓨터는 물론 냉장고, 청소기, 리모콘, 시계 등 모든 ‘사물’간 통신이 가능해지고 있다. 아니, 가능해져야 한다. 이로써 ‘인터넷’은 모든 사물이 갖춰야 할 필수 기능이 됐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IoT 영역에 대한 여러 기술들을 총망라 해 놓은 자리였다. 참가비 30만원.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과 연구소 대표들이 발표자로 소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발표는 예상 밖이었다. 발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또는 ‘서비스’를 주로 소개했다. IT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 자랑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기대했던 기술개선, 융합.. 더보기
[36일][6월22일] 삼성vs엘리엇 삼성vs엘리엇 삼성과 엘리엇이 싸우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문이다. 엘리엇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저평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삼성은 건설사 일반의 문제라고 일축한다. 실제로 삼성물산 ‘15년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57.7%줄면서 어닝쇼트라는 평가를 들었다. 국내수주도 전년 대비 절반을 밑돌고, 해외수주도 60%나 급감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개미투자자들은 슬그머니 엘리엇을 편을 들고 있다. 피해를 봐 속상한데 거대공룡 삼성에게 목소리를 낼 수 없던 터라 엘리엇이 총대를 매주니 반기는 분위기다. 투자규모 세계 1위인 네덜란드 연기금자산운용사의 박유경 이사는 “엘리엇 외의 다른 헤지펀드들이 가만히 있는 오히려 이상할 .. 더보기
[35일][6월21일] 영화 <쥬라기 월드>리뷰, 이이제이 영화 리뷰, 이이제이 영화 가 떠올랐다. 고질라에는 무토가 등장한다. 영화에서 ‘무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사람들에게 줬던 공포를 형상화한다. 반면 ‘고질라’는 핵이 초래한 공포를 뜻한다. 둘의 싸움, 그리고 무토의 승리로 인한 인류의 평화. 영화 에서는 신식 ‘괴수’의 맞상대로 티라노사우르스가 등장한다. 결국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결론. 뻔했다. 오랑캐를 처단하기 위해 다른 오랑캐를 유인하듯, 인간의 사욕으로 만들어진 괴수를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특질을 지닌 공룡으로 처단한다. 막판에 갑자기 등장하는 티라노아우르스, 그로 인한 인류의 평화. 을 보고 왔다. 전작들을 통한 ‘공룡이야기’는 새로웠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 기술’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공룡과 그의 위험성이라는 테마는 너무 진부하다. .. 더보기
[34일][6월20일] <책은 도끼다> 독서토론 후기 독서토론 후기 비가 온다. 무엇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비가 오는 것 같다. 칼럼스터디를 시작하는 날도 비가 왔다. 오늘은 독서토론입문 수업 첫 날이다. 가 오늘 다룰 도서다. ‘사람을 생각합니다’, ‘진심을 짓는다’ 등의 카피로 유명한 광고전문가 박웅현이 저자다. 7개로 구성된 각 챕터에서는 주제별 책 소개, 그 책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담겨있다. , , , 등이다. 한 마디로 ‘박웅현 서평집’이라고나 할까. 토론에서 각자에게 울림을 줬던 부분 소개, ‘감동’에 대한 의견, 감동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 기질인가에 대한 찬반토론, 이 책이 다루는 인문학적 사유의 범위에 대한 것들을 다뤘다. 다소 머뭇거리는 분위기였지만 토론자 모두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감동이 선천적 기질인지, 후천적 기질인지.. 더보기
[33일][6월19일] 김종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발췌 발췌 소비자 주권 행사 차원에서 제품을 꼼꼼히 살피는 것처럼 정치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핀 다음에 입장을 세워야 한다. 잘못된 뉴스에 휩쓸려 나의 소중한 주권을 '떨이'할 게 아니라면 뉴스를 살피고 따져야 한다. 그릇된 분위기에 나의 소중한 주권을 끼워 팔 게 아니라면 입장을 세우고 다듬어야 한다. 자신의 얼굴을 빛내기 위해 화장을 하고, 자신의 몸을 건강케 하기 위해 운동을 하듯이 자신의 주권을 소중히 행사하기 위해 눈을 키우고 심지를 굳게 해야 한다. (17P) 생선 가시를 바라내듯 뉴스를 가려 읽는 것은 '따져 읽는' 것을 말한다. 뉴스가 전해주는 내용을 따라 읽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따져가며 읽는 것, 뉴스에 담긴 내용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이다. (26P) 취득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첩.. 더보기
[32일][6월18일] 왼손잡이 된지 삼일 째 왼손잡이 된지 삼일 째 왼손잡이가 된지 삼일 째다. 키보드는 왼손 독수리 타법으로 친다. 밥은 왼손에 포크를 들고 떠먹는다.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는 오른쪽 팔꿈치로 반대편을 누른 상태에서 왼손으로 넘긴다. 화장실에서 지퍼 열기가 거의 불가능해 치마만 입는다. 오른 손에 깁스를 했기 때문이다. 휴가를 얻었다. 회사 다니면서 혜택 보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병가휴가다. 낮에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었다. 여유롭게 영화를 보는 호사도 누렸다. 만원버스에서는 임산부도, 노약자도 아닌데 자리를 넘겨받았다. 오른 손에 깁스를 했기 때문이다. 왼손이 분주하다. 갑자기 커진 역할에 불평하듯 손목과 어깨가 욱신거리며 아우성이다. 깁스를 푸는 날, 그간 왼손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깁스한 팔을 바꿔야겠다. 오른 손에 깁.. 더보기
[31일][6월17일] 영화 <피아니스트(The Pianist, 2002)> 깊은 울림이 있는 스필만 이야기 영화 깊은 울림이 있는 스필만 이야기 제2차 세계 대전 중이다. 사람의 흔적은 없다. 주변은 온통 폐허다. 목숨을 어떻게 부지했는지도 알 수 없다. 그 와중에 발견한 통조림, 우연히 발견한 연탄집게로 뚜껑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독일인 장교에게 발각된다. 그가 정체를 묻는다. 주인공, 스필만은 대답한다. "피아니스트 입니다." 독일 장교 앞에서 스필만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연주를 시작한다. 쇼팽의 다. 격정적인 연주 속에는 그가 잊고 지냈던 감정돌이 녹아든다. 가족을 잃은 슬픔, 전쟁에 대한 회한, 음악에 대한 그리움, 목숨에 대한 갈구. 스필만의 연주를 경청하던 독일군 장교는 그에게 음식과 인정(人情)을 허락한다. 영화 는 유태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이야기다. 피아니스트 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