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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깃꽁깃 생각/오늘일기

취한 주말

 

진천에 집을 알아보러 다녀왔다. 말도 안되는 전세, 월세, 매매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문제적 문제인 대한민국의 주택시장과 담합을 한, 순진의 탈을 쓴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화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높은 가격들 안에서 내 자본금을 어떻게 맞출까 고민에 고민을, 신랑과 이야기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거친 고속도로를 거쳐 꽤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해,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우리는 여러 고민에 몸을 맏기고 있다.

 

다음주면 나는 진천에서 삶을 시작한다. 얄궂게 그 일주일 안에 월요일, 수요일 회식과 화요일 수업과 목,금 회사 워크샵과 토요일은 이천행이 예정되어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숨이 막힌다고 할까. 혼자 남을 신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주말에 내 살림은 매번 어떻게 날라야할지.

 

그 와중에 <올드걸의 시집>을 보고 있다. 삶의 언어를 찾아야 한다는 은유쌤의 말이 문장마다 녹아있는 글들을 보며 붕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다. 텔레비전에서는 렛잇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아바타 영화가 방송되고 있다. 얼음공주가 나오는 렛잇고와 현실과 상상의 자연세계로 향하는 아바타의 내용이, 서울과 진천의 간극만큼, 내 마음의 헐떡임을 닮았다. 취하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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