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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82일][8월7일] 스타벅스의 한 남자

 

스타벅스의 한 남자

 

 

자고 있다. 얼굴의 모자로 가리고, 머리에는 헤드폰을 쓰고 있다. 가장 명당 자리였다. 옆 자리에 앉은 여성이 신나게 수다를 떤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있데 남자가 고개를 틀더니 소리를 지른다. 조용히 해! 여성들이 질겁을 하곤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한 커플이 그 옆에 앉는다. 조곤조곤 하트뿅뿅 눈빛을 발사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남자가 몸을 커플쪽으로 돌리더니 바지에 손을 넣고 북북 긁어댄다. 남자친구가 얼빠진듯, 화가난듯 그를 쳐다보다가 여자친구를 잡아 끌고 가게를 나가버린다.

 

더위를 피해 간 스타벅스에서 희한한 남자를 봤다.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나 싶을 정도로 기이했다. 손님들이 트레이에 놓고 간 빵조각을 주워먹고, 소파에서 잠을 자고, 차를 마시다 잠을자고 책을 읽었다. 명당자리를 차지한 그 남자의 자리는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는 네 시간 동안 그는 열명 가까운 손님을 쫒아냈다. 정말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원고지 4.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