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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러브&드럭스(Love and Other Drugs, 2011)> 사랑의 이유



러브&드럭스 (2011)

Love and Other Drugs 
7.5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제이크 질렌할, 앤 해서웨이, 올리버 플랫, 행크 아자리아, 조시 게드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112 분 | 2011-01-13
글쓴이 평점  



세상에는 모든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는 일반적인 '과정'이란 것이 존재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는 학창시절처럼. '사랑'에 존재하는 '일반적 과정'이란 '냉랭한 여자에게 접근하는 남자-고백하는 남자-관심이 사랑으로 변하는 여자-절절한 사랑에 빠진 여자와 흥미를 잃은 남자-결혼 혹은 break up'이 아닐까? [러브 앤 드럭스]에서는 좀 다르다.

  

'사랑'따윈 옵션이라 여기는 남자 제이미가 있다. 미남형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그는 여자를 꾀는 법을 알고 있다.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매기가 있다. 이름을 외우는 것도 벅찬 약들을 매일 복용하며 살아간다.

 

'영업사원 남자와 환자인 여자가 운명처럼 사랑하게 되더라'에서 끝났다면 난 이 영화에 별 1개도 온전히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한다. 첫째, "난 저질 속물이야. 형편없는 인간이라구. 평생 누구한테도 관심이 없었거든. 그런데 자긴 날 다르게 봐줬어..."라는 대사에서 느껴지듯 한 사람에게 최고였던 '돈'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사랑'으로 옮겨가는지 알 수 있다. 'power of love'랄까?  둘째, 파자마 파티에서 믿기지 않는 일을 겪은 후, 조시의 변화이다. 전혀 미국적이지 않은 결론이지만 이 부분은 특히 마음에 든다. 셋째, 약 값의 문제. 턱없이 비싼 약 때문에 노인들이 버스를 타고 먼 길을 오간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아마 감독이 가장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간질간질한 로맨스에 어떤 시사점을 더하고 싶었을 테니까.

 

한 마디로 [러브 앤 드럭스]는 참으로 중립적인 영화라고 하겠다. '관계'에만 집중된 듯한 사랑을 '파킨슨 병'으로 수위를 조절했고, 가벼운 로맨스로 빠지기 쉬운 내용을 '약'을 통해 사회화 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V약의 개발 과정까지!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준 [러브 앤 드럭스] 당당하게 별 4개 반!!!!

 

마지막으로 "올 겨울, 모든 연인들에게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라는 부제는 괜히 붙은 게 아니란 걸 말하고 싶다. 애인과 보기에 무척 적합한 영화! 단, 나쁜 남자를 표방하는 남친들은 주의하자. 제이미가 하는 절절한 고백은 여친들에게 내 남자를 한 번쯤 검증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 2011년 1월 14일 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