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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한국영화 <글러브(GLOVE, 2011)>



글러브 (2011)

GLOVE 
8.8
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유선, 강신일, 조진웅, 김미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44 분 | 2011-01-20
글쓴이 평점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투캅스]는 내게 너무 가벼웠고, [공공의 적]시리즈는 너무 억지스러웠으며 [실미도]는 너무 무거웠다. 그러다 [이끼]에서 만족도가 상승하나 싶었는데, 이번 [글러브]는 만족도 뿐 아니라 감독에 대한 애정도까지 상승했다! 보는 내내 눈물 마를 순간이 없었던 영화!

 

이 영화에는 휴먼 드라마가 존재한다. '야구'가 전부였던 한 선수와 '세상에 보여 줄 수 있는 건' 야구 밖에 없는 야구단의 이야기. '한 때' 잘 나갔던 선수 김상남이 청심학교 코치로 발령받는다. '공 맞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들이 김상남에게는 한심하지만 그 때, 김상남에게 차명재가 나타난다.   

 

공을 던지고 싶지만 '청각장애인'이길 거부해 야구를 그만 둔 차명재는 밤 마다 혼자 연습을 한다. 이 모습은 김상남이 퇴물이 되기 전, 락커에 우상 사진을 붙여놓고 팔이 빠질 때까지 공을 던지던 모습과 닮았다. 차명재의 모습을 보며 가슴 속 '울렁임을' 느낀 김상남이 던진 말. '야구하자'


투수가 들어와 전력이 상승되어도 청심 야구단에게 진짜 야구는 멀기만 하다. 공을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고, 잘 치고 싶지만 잘 칠 수 없고, 이기고 싶지만 질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김상남이 외친다.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상대는 도저히 이기기 힘든 강팀이 아니다! 바로 우리를 불쌍하게 보는 팀이다! 더 이상 속에 담아두지 말고 터트리란말야!" 이상한 소리 때문에 입을 열 수 없었던 이 선수들은 가슴을 치며 소리를 지른다. 혹독한 담금질에 단단해진 이 선수들은 결국,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증명해 낸다.



 

영화 예고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의 세상에는 소리가 없습니다. 심판의 소리도 듣지 못 합니다.

배트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도 파이팅을 외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53번째 고교야구팀 충주 성심 야구부 입니다." 

 

영화엔 배우들이 가볍게 던지지만 참으로 철학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남의 의지에 따라 못하게 되는 현실을 알기엔 너무 이르지 않습니까?"

"상처받지 않는 거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죠."



 

결론적으로 영화는 생각만해도 코 끝이 찡할 만큼 여운이 남는다. 영화 [글러브], 수화까지 소화한 연기자들의 살아있는 연기 별 5개,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는 시나리오 별 7개,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시켰던 144분을 만들어 준 감독의 연출력에 별 10개, 총 22개!! 한 마디로 한국인으로서 꼭 봐야만 하는 영화다.  


- 2011년 1월 21일 0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