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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한국영화 <황해(The Yellow Sea, 2010)> 구남이 드라마



황해 (2010)

The Yellow Sea 
6.9
감독
나홍진
출연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이철민, 곽도원
정보
스릴러 | 한국 | 156 분 | 201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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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전, "한 남자의 진지한 인생이 담겨있습니다."라는 김윤석의 인터뷰 장면을 봤다. 과연?! <추격자>의 감독과 배우들이 뭉쳤다니 안 볼 수 없었던 영화[황해]. 영화 본지 벌써 2주가 다 되가지만 아직도 면정학의 도끼놀림이 잊혀지지 않는 걸 보면 엄청난 영화였다는 건 분명하다. 

 

택시운전수 구남. 집 나간 아내는 소식이 없고, 돈을 벌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마작판을 드나든다. "성질머리는 드러운데 깡패는 아니고, 맨날 처맞고 사는데 그렇다고 불쌍해 보이지두 않고... 희한해."라는 면가의 말처럼 성질 괴팍한 보잘 것 없는 그냥 택시운전수이다. 그에게 면가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황해를 건너 서울에 온 구남은 살인의 기회를 노리며 아내를 찾아 다닌다. 타이밍을 노리던 중, 구남의 눈 앞에서 목표물이 살해당하고 만다. 졸지에 살인자가 되어 경찰에게 쫒기는 구남. 여기서 잠깐! 아무리 하정우가 "4885, 너지?"에 맞춰 엄청난 뜀박질을 했다지만 많은 수의 경찰들이 구남 한 명을 못 잡아 자기네들끼리 엉키고 치고 밖는 것은 쓸데없이 보여주는 '경찰의 무능함'같다. 이 장면을 본 레알 경찰들은 기분이 좀 언짢았을듯?! (마지막 구남과 면가 추격신에 얽힌 경찰들의 행동거지도 같은 맥락!)

 

 

구남이 목표물을 처치하기 전에 먼저 살해한 자들은 누구일까? 왜 그랬을까? 여기서부터가 진짜 사건의 시작이다. 예고편 봤을 때는 변호산가? 싶었던 김태원이란 사람이 등장해 구남을 추적하고 면가와 엮이기 시작한다. 역시 '惡은 惡으로 통하는 건가!' 김태원 등장에 맞물려, '분당'으로 나오는 내연녀와 '최이사' 성남이 등장한다. "대가리는 따로 버리고 몸뚱이는 개줘라."라던 면가의 대사보다 더 잔인하게 맞고 터지고 욕 먹는 최이사. 그냥 '시다바리'인건 알겠는데 왜 그렇게 김사장한테 충성하는지 좀 알고 싶다.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_-

  

결국 면가까지 한국으로 넘어와 김사장, 구남, 면가의 3파전으로 번지면서 엄청난 장면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냉랭한 무표정으로 도끼(혹은 닭다리? 소다리?)를 들고 사람을 찍어대는 면가의 모습은 <추격자>의 4885가 마지막 슈퍼에서 도망녀를 죽일 때와 흡사했다. 또, 혼자 몸으로 종류 모를 어떤 다리를 들고 많은 수의 사람을 처치하는 면가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좁은 복도에서 벌이는 망치 액션씬을 떠올리게 했다. 결국 너무 많은 인적 피해를 빚은 '김승현 죽이기'는 "그 놈이 내 여자를 건드렸어."의 김태원 대사와 김승현 와이프가 은행 직원과 대면한 장면을 통해 바람과 바람 또 맞바람 같은 아주 뻔한 결론을 내리게 한다.

  

종합적으로 김윤석이 말한 "한 남자의 진한 인생"은 마지막 구남이 황해를 건너는 장면과 아내의 모습으로 압축된다. 은행 직원과 함께 있는 김승현 아내를 보며 자신의 와이프를 떠올렸는지 결국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구남이 찾던 그녀는 살아있었고 또 돌아왔다. 결국 신뢰가 부족했던 거야, 김구남이!! -_-

 

'개병이 돌아 개들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물어 죽여,

결국 사람들이 개들을 땅에 묻었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그 시체를 땅에서 다시 꺼내 먹었다.'


intro에서 나온 구남의 말은 결국 김구남 자신을 뜻하는 것이었고, 피와 폭력이 낭자한 [황해]는 조선족이라는 인물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어쨌든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또 등장한 피바다 영화라 대한민국 문화 코드가 점점 이렇게 흘러가는가 개탄스러운 와중에도 하정우는 멋있었고 영화는 볼 만했다. 단, 주의사항. 이 영화는 절대! 절대! 절대로! 조조로 보면 안된다. [악마를 보았다]와 [피라냐]를 연달아 봤을 때보다 [황해] 조조 한 편이 더 머릿 속을 복잡하게 했으니까. 정신건강에도 안좋고 하루 종일 기분도 우울하고,,, 아무튼 하정우와 김윤석을 느끼려면 돈 좀 더 들더라도 꼭! 오후 시간에 보도록 하자.


- 2011년 1월 1일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