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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한국영화 <심야의 FM(Midnight F.M. 2010)> 싸이코의 라디오 방송 집착증



심야의 FM (2010)

Midnight F.M. 
7.5
감독
김상만
출연
수애, 유지태, 마동석, 정만식, 최송현
정보
스릴러 | 한국 | 106 분 | 201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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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은 다 챙겨보자는 욕심을 부릴 때, 놓친 영화가 바로 [심야의 FM]이었다. 언젠가 볼 날이 오겠지,,, 하고 있다가 <남자의 자격>에서 영화를 찍고 있는 '수애'를 찾아 간 내용을 담은 재방송을 보았다. 해서! 못봤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한없이 수다를 떠는 심정으로 이리저리 뒤져서 찾아 본 영화 [심야의 FM]. 결론적으로 칼잡이들과 핏물이 쏟아지는 요즘 한국 영화 트렌드를 벗어났기에 내 기준에서는 신선도 1등이라고 하겠다.

 

삐뚤어진 자아의 한동수가 있다. 고선영의 방송을 들으며 영화 속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그는 고선영의 멘트를 되뇌이고 음악을 음미한다. 고선영의 마지막 방송 날, 한동수가 그녀의 집에 침입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데로 방송이 되도록 고선영을 조종한다. 음악, 멘트, 방송의 모든 것까지.   

 

라디오DJ로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뽐내는 동시에 가족을 둘러싼 음모를 벗어나기 위한 히스테릭한 고선영 역의 수애는 200% 실력을 발휘 했다. 그리고 유지태가 연기한 음산한 싸이코 한동수도 볼 만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드보이]에서처럼 부드러운 싸이코였다면 그 냉랭함의 전달이 극에 달했을 텐데, 극 중 한동수는 누더기 옷을 걸치고 야위고 하얀 전형적인 똘X이 모습이어서 '그럴 거 같더니 그렇게 되더라'라고 예상이 될 뿐이었다.

 

고선영이 스토커라 칭하는 자가 왜 방송부스 옆에서 서성이는지, 딸은 왜 목소리가 안 나오는지, 경찰은 그렇게 시종일관 무기력해도 되는지, 한동수는 왜 그렇게 고선영한테 집착하는지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볼 만하다. 짜임새 있는 줄거리도 그렇고, 심야 방송을 매개로 했다는 점도 그렇고.

 

요즘 대부분의 영화가 '잔임함의 한계'를 장대 높이 뛰기하면서 피가 가득한 장면들을 만드는 데 비해 가족적 휴머니즘을 그리려 했다는 점과 정말 있을 것 같다라는 실제성을 전달해 주는 영화였기에 '꽤 괜찮다'고 본다. 주인공들의 안정적인 연기, 억지 반전 없는 탄탄한 스토리, 스릴러 영화에서 듣게 되는 old pop 등의 이유로 별 4개 반!!!!! 그나저나 이 영화 보고나면 진짜 라디오DJ하는 분들은 살짝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 2010년 12월 29일 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