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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북 리뷰

사회과학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뉴스를 진단하다.

 


뉴스의 시대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7-3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제 뉴스를 보는 우리의 눈은 달라질 것이다!일상의 철학자, 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아이폰 대란으로 이동통신사 시장이 시끌시끌합니다.” 아이폰6 개통과 판매점들의 리베이트성 자금 살포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엮이면서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연일 해당 뉴스를 들을 수 있고, 단 하루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해당 뉴스에 거의 무관심하다. 관련 뉴스를 보는 횟수에 비례해 매달 내야하는 통신요금이 변동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미래세대에 부채를 넘겨줄 수밖에 없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한 당수의 말이다. 새마을 운동을 닮았다는 비난 속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지지 서명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반대 집회에 참가한 사람은 차량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무관심하다. 공무원이 아닌 이상 각자의 연금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는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말한다. 대중은 그것을 끊임없이 듣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뉴스는 대중의 머리에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 <뉴스의 시대>(문학동네, 2014)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뉴스가 독자들을 긴 이야기 속 아무데나 빠뜨렸다가 다시 재빨리 꺼내면서도 사건이 전개돼온 더 넓은 맥락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p.26) 상습적 잘못을 저지른다고 말한다. 전체적인 맥락은 무시한 채 현상만을 설명한다는 것. 이는 저자의 표현대로 티치아노의 <누비 소매 옷을 입은 남자> 작품을 바로 코앞에서 보고 있는 것과 같다. ,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기억세포에 안착할 고리를 남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뉴스의 시대>는 정치뉴스, 해외뉴스, 경제뉴스, 셀러브리티 뉴스, 재난 뉴스, 소비자 정보 뉴스의 의미와 한계, 나아갈 방향 등을 분석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해외 뉴스는 굉장히 치명적이고 재난적 이지만 대중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뉴스가 충분히 호소력있는 방식으로 사건들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p.95)이며, 뉴스가 갖고 있는 세상을 담는 방법에 잘못된 전제 정확한 정보 전달, 충분히 자극적일 것 등 - 가 깔려 있기 때문’(p.95)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들을 극복한 올바른 방향의 해외 뉴스란 하찮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락하는 이카루스의 풍경>을 그린 예술가처럼 말이다.

 

알랭 드 보통의 뉴스에 대한 생각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쌤앤파커스, 2012)의 저자 김종배의 의견과 닮았다. 기자 출신인 김종배는 그의 저서에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이성적으로 곱씹고, 논리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무작정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나아가, 글의 이면에 담겨있는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라고 소개한다. 알랭 드 보통도 마찬가지로 뉴스의 시대를 진단한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뉴스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얻고 있지만 점점 더 지혜를 얻기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대중은 조금 더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뉴스를 활용하는 법에 갈급함을 느낀다. 이 책은 뉴스라는 테두리에서 대중의 갈급함의 원인을 찾고 더 나아가 뉴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세상에 대한 정보의 창구 뉴스를 면밀하게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