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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북 리뷰

인문 <일회용 남자>



일회용 남자

저자
마이클 길버트 지음
출판사
일리 | 2008-07-02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자연의 명령 따라야 남녀관계 복원돼 [일회용 남자]는 미국독립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세상에는 일회용이 참 많다. 종이컵, A4, 볼펜,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지면서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더 많은 문제와 이슈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일회용 물건이 아닌, '일회용 남자'이다. 물건도 큰 문제이거늘 하물며 인간인 남자가 일회용이라니,,, 남녀 관계의 신비로운 비밀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손이 안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호기심에 책을 집어든 나를 질겁하게 했다. 다행히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하여 좀 더 친근하게 용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했을 뿐.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던 원시 지구에서 시작하여 단세포가 해양 생명체를, 해양 생명체가 육지 생명체를 더 나아가 초원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는 역사기 흐름을 같이 하며 인간이 왜 지금의 성향을 갖을 수 밖에 없는지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중반부에서는 현대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성향에 대해 다양한 예시들을 과학적 증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여자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면의 욕구, 관계를 중시하는 마음, 목표를 추구하는 남성, 성적 욕구에 약한 그들,,, 무수히 많은 '~하더라'를 통해 미신처럼 혹은 어떤 트렌드처럼 인식되었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들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 후반부에서는 전반부와 중반부에 나타났던 남성과 여성들의 근본적 차이를 바탕으로 남성들이 왜 일회용이 되었는지, 이런 상태로 우리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본인은 여성이고, 또 생물학도 이고, 여성의 인권 신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서, 우리의 일반 관념들이 남자들을 어떻게 일회용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시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 읽었다간 여성들이 일회용으로 전락할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여성과 남성,,, 그들의 존재 여부와 권리 쟁탈전은 수세기를 거친 이슈였다. 이 책이 그렇게 사회적인 문제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적 남녀에서 시작하여 사회적인 존재 가치를 따지는 것에 마침표를 찍는 다는 면에서 그 어떤 책보다도 사회적이다. 페미니스트들에게 읽힌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마초이즘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일회용남자',,, 어떤 시각이 옳고 그르다를 떠나 각자의 성 정체성과 근본적 태생을 이해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 2008년 10월 15일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