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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한국영화 <숨바꼭질> 내 집 마련의 고단함



숨바꼭질 (2013)

6
감독
허정
출연
손현주, 전미선, 문정희, 김원해, 정준원
정보
스릴러 | 한국 | 107 분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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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야 말로 모든 사람에게 궁금해 병을 유발시키는 장르 아닐까. 보면 밤낮으로 생각나 괴롭고 안보자니 궁금하고. [숨바꼮질]에 대한 궁금해 병이 촉발된 것은 이 영화에 대한 평점때문이었다. 최강희의 3단 점프하기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여고괴담]도 여고와 우정이라는 평이한 소재를 사용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그런데 웬걸. 영화서치 중 발견한 [숨박꼭질]의 평점과 리뷰들은 단순한 공포영화에 대한 가십이 아니었다.

 

숨바꼭질은 무릇 어린아이들이 똥 내 나는 논두렁 주변에서 하는 그런 놀이 아니던가. 혹은 명절에 할머니 집을 휘젓고 다니면서 삼촌과 하는 놀이. 감독은 동심의 세계대표주자인 이 숨바꼭질이라는 놀이를 누군가 '숨어산다'는 개념으로 연결했. 단, 이 숨바꼭질은 놀이와 달리, 숨는 사람과 술래가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어두컴컴하고 허름한 동네가 있다. 건물 외벽은 금이 가 있고 사람들의 표정은 어둡다음산하다. 성수(손현주)에게 형, 성철에 대한 전화가 온다. 형이 살았다는 동네를 찾아간 동생. 사건은 형이 살았던 어두운 그 동네에서 시작된다. 음산한 동네에서 봤던 세대 구성원들의 표식 - 남자1, 여자1, 아이2 - 이 성수네 현관벽에서 발견된다. 헬멧을 쓰고 검정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다니는 사람이 집 주변을 배회한다. 아이들만 집에 있을 때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공포에 전율할즈음, 성철의 집을 다시 찾아간 성수는 성철의 일기를 읽게된다.

 

영화는 두 가지 '꺼리'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첫번째는 성수와 성철의 과거다. 과거 성철에게 잘못을 저지른 성수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두번째는, 집이다. 잠시 사회이슈로 돌아오자. 요즘 전세가는 치솟고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대출로 어렵사리 집을 마련하더라도 집값이 떨어져 빚을 갚기 어려운 깡통집도 늘고 있다. 한 마디로 내 힘으로 마련하는 '집'은 일반인들에게는 요원한 일. 

 

다시 영화로 돌아오자. 성수네 집이 알수없는 존재에게 지속적으로 위협을 당한다. 그 위협의 존재가 바로 첫번째 꺼리로 촉발된 '형'이다. 형은 성수에게 복수할 목적이 분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성수는 첫번째 방문때 잠시 들렀던 평화(음정희의 딸)네 집에 다시 들르게 되고 거기서 낯선 광경을 보게된다. 여기가 바로 두번째 꺼리가 수면위로 드러나는 시점이다. 평화네 집에서는 실내 인테리어나 집짓기에 관한 책을 많이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다가 '나가자'고 말했던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도저히 무서워서 볼 수가 없었다. 잔인한 살해 장면은 둘째치고 소름돋는 긴장감에 심장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간 단편을 만들다가 상업영화를 처음으로 내 놓은 감독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공포가 극단적이다.

 

그러나 '내 집이냐 네 집이야' 혹은 '내가 살고있는 집이 타인의 집일 수도 있다'등 주제는 명확하다. 교훈도 명확하다. '거짓말을 하지 말자' '하루빨리 내 힘으로 내 집을 마련하자' 정도? 공포영화로만 놓고 봤을 때 사건과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은 10점 만점에 10점. 앞 뒤 맥락을 생각하면 성철을 범인으로 몰다가 뒤에서 급하게 틀어버리는 아쉬운 면도 있다. 잔인함은 너무 강하다. 영화 [숨바꼭질]에 대한 결론은 이렇다. 공포영화라는 장르 충실도 Good, 손현주와 문정희의 연기 Very Good, 상업성 So So, 잔인함 Bad. 더위를 벗어나고 싶다면 강추, 심약한 사람에게는 비추한다.  

 

- 2013년 8월 25일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