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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Now You See Me, 2013)> 환상적인 사기극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2013)

Now You See Me 
7.9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우디 해럴슨, 멜라니 로랑, 아일라 피셔
정보
범죄, 액션, 스릴러 | 미국 | 115 분 |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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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에 빠져지낼 때 한 후배 녀석이 여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흥미따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것도 대학생의 특권이거늘, 집행부라는 타이틀을 지고 있던 내게 그 녀석이 왜 이렇게 미웠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 때 이야기를 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그 후배 녀석이 몸담았던 동아리 중의 하나가 마술 동아리였다.

 

마술은 눈속임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 '눈속임'이라는 단어에는 '보고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의 속성이 반영되어 있지는 않을까? 거리를 배회하며 마술을 선보이는 네 명의 마술사가 있다. 추석이나 설이 되면 꼭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그 마술사들과 흡사하다. 통 속에 들어갔다 사라지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물건을 몰래 뺴내기도 한다. 누군가의 생각을 읽어 상대방을 당황케하고, 카드 마술로 박수갈채를 받기도 한다. 어느 날 이 마술사들에게 각각 매직 카드가 도착하고, 이 후 이들은 포호스맨이라는 이름으로 매직쇼를 만들어 간다.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의 흐름은 포호스맨의 마술들로 구성된다. 그 마술들은 크게 '은행금고 털기' '보험금 갚기' '사라지기'의 세 가지다. 마술의 단계가 거듭될수록 그 사이즈와 놀라움은 배가 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포호스맨의 마술들을 파헤치기 위한 전직마술사와 경찰들이 있다. 여느 영화가 그렇듯 경찰들은 무능하고 전직마술사는 우군인지 적군인지를 알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이 두 그룹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본다. 포호스맨의 마술들이 꿈과 현실을 오갈 때 경찰과 전직마술가가 범인이 누구인지, 범죄가 일어난 건 맞는지를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동아리 후배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당시에는 '마술'에 빠져있는 그 녀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익숙한 눈속임을 연습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행위는 그닥 근사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포호스맨을 보면서 '마술'의 매력에 알게되었다. 그 어떤 학문이나 원리보다 철저하고 완벽하고 논리적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그러했어야 했던' 것들을 실제 '일어날 일'로 만들어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포호스맨의 두번째 마술은 그래서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소소한 "Nothing is ever locked."라는 잭의 대사도 의미심장하다. 

 

난 이 영화를 보며 박수를 쳤다. 놀라운 마술에 박수를 쳤고 긴장감있게 몰입시켜주는 감독의 진행 방식에 감탄했다. 마지막 경찰 로즈가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이 너무 고전적이라 아쉬운 면도 있지만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는 가히 <파이이야기>,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뒤를 잇는 2013년 최고의 영화라고 말하겠다. 마술을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이은결이나 최현우 마술사도 이런 '감동적인' 마술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 2013년 8월 25일 0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