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세상/영화

영화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 장마를 잊게할 화려한CG



퍼시픽 림 (2013)

Pacific Rim 
6.6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찰리 헌냄, 이드리스 엘바, 키쿠치 린코, 찰리 데이, 로버트 카진스키
정보
SF | 미국 | 131 분 | 2013-07-11
글쓴이 평점  


정말 IMAX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웅들과 로봇들이 등장하는 소위 '남성전용영화'라 일컬어지는 것들에 대한 반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IMAX가 일반화된 후 이런 영화들은 뺴놓지 않고 IMAX로 보고있습니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리얼함, 큰 화면으로 장악하는 집중력이 바로 그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IMAX로 본 [퍼시픽 림]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길예르모 감독은 괴수영화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는 그의 이름을 듣고 왜 [Julia's eyes]을 떠올렸을까요? 음.. 기옘 모랄레스 감독이 만든 영화이므로, 감독 이름이 비슷해서?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아무튼 길예르모 감독이 만든 영화에는 각종 괴수들이 등장합니다. 거대곤충, 뱀파이어, 헬보이 등. '어릴 때 봤던 한강의 괴물'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 [괴물]을 만들었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을 떠올려보면, 길예르모 감독도 어릴 적 어떤 특이한 형상을 보고 느꼈던걸까요? 아니면 괴물로 표현되는 악역이 필요하다 느끼는 걸까요? 괴물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꿈꾸는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퍼시픽 림]에는 두 가지 축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괴물집단 카이주와 그들을 방어하는 예거. 심해의 커다란 균열에서 나타나는 카이주는 무지막지한 괴물로 인간들을 파괴하고 세상을 전멸시키려 합니다. 이에 대항하는 최정예 파일럿들과 그들이 조종하는 대형 로봇 예거가 있습니다.  예거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파일럿이 필요한데 이 두 명은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는 '드리프트'라는 걸 해야합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축입니다. 

 

첫 번째 축인 카이주와 예거의 전투가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MAX로 봐야 하는 이유인게죠. 엄청난 크기의 예거들이 광선을 날리고 날 선 팔을 휘두르며 엄청난 속도로 화학적, 물리적 공격을 일삼는 카이주들을 처치해 갑니다. IMAX 안경을 통해 전해지는 그 리얼함은 관객을 예거의 파일럿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함께 드리프트를 하게 하죠.

 

두 번째 축인 파일럿 간의 드리프트는, 누군가의 아픔과 지우고 싶은 기억을 타인에게 전달해, 처연한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스트라이커를 움직이는 아버지와 아들이 그랬고 어릴 적 부모를 잃은 마코, 그리고 함께 예거를 조종하던 형을 잃은 롤리가 그렇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굉장히 심플합니다. 그 간결함을 길예르모 감독은 괴물과 예거라는 두 존재의 리얼함과 인간 감정선을 건드리는 드리프트라는 장치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카이주의 뇌를 연구하고 등장주기를 예측하는 두 과학자의 분석과 실험 장면은 감초같죠. 그래서 저는 감히 이 영화에 별 네개 반을 드립니다.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이라는 고리타분한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의 진수, 그래픽을 어루만지는 깔끔한 내용, 시원한 볼거리. 무엇을 볼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퍼시픽 림]을 추천합니다. 저는 길예르모 감독을 조금 더 공부해보겠습니다.


- 2013년 7월 14일 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