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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Untouchable, 2011)> 행복 버전의 '벗'



언터처블 : 1%의 우정 (2012)

Untouchable 
9.2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톨레다노
출연
프랑수아 클뤼제, 오마 사이, 앤 르 니, 오드리 플뢰로, 클로틸드 몰레
정보
코미디, 드라마 | 프랑스 | 112 분 | 201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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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다. 무인도에 던져진 것 같은 슬픔이 나를 압도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대부분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다름 아닌 '벗'이리라. '너나 가라 하와이' 눈에 칼을 품은 듯한 장동건의 대사는 '벗'이기에 더 아프고 강렬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영화 <친구>가 슬픈 버전의 '벗'이라면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은 행복 버전의 '벗'이라 하겠다.


필립은 상위 1%의 귀족이지만 전신불구다. 몸으로 인한 고통이 적지 않을테지만 영화 속 필립은 행복해 보인다. 경찰을 따돌리려 개거품을 무는 혼신의 연기를 하며 장난을 치고 연애의 설레임을 느끼기도 한다. 전신불구라는 상태와 대조적인 필립의 말랑말랑한 감정들은 올곳이 드리스라는 '벗'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부럽다못해 아름답기까지한 필립과 드리스를 통해 영화는 '우정'에 관해 말한다. 백인과 흑인이 벗이 될 수 있다는 것. 계급과 지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


사람의 행복은 결국 '관계'에 있다고 한다. 심리학 도서 <프레임>에는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다. "최고로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혼자 있는 시간이 적었고,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들은 늘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정도로 관계가 풍성했으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간 관계가 매우 좋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222명 중 가장 행복한 상위 10%인 22명 중에서 21명이 조사 당시 이성 친구가 있었다는 점이다." 자, 이제 생각해 볼 시간이다. 나는 행복한가? 내게는 필립 혹은 드리스 같은 친구가 있는가? 정답을 찾았는가. '벗'으로 인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 만하다.


- 2012년 5월 6일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