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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밀레니엄(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 원작의 벽을 넘지못한 불편한 이야기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012)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8.3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크리스토퍼 플러머, 로빈 라이트, 스텔란 스카스가드
정보
드라마, 스릴러 |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 | 157 분 | 2012-01-11
글쓴이 평점  


얼마나 큰 기대를 안고 봤던 영화였던가. 밀레니엄 시리즈를 문학 전용 책장 프리미엄 자리에 꽂아둔 나는 <밀레니엄> 영화 개봉 소식에 그야말로 몇 일 밤 잠을 뒤척였다. 리스베트는 어떤 사람이 연기할까. 범인들의 모습은 어떻게 묘사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화 <밀레니엄>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별을 두개 반이나 준것은,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고나 할까.

 

밀레니엄 잡지사를 운영하던 미카엘은 재벌을 폭로하는 기사를 쓰면서 곤경에 처한다. 이 때 재벌 그룹의 헨리크 회장은 과거에 있었던 한 사건을 미카엘에게 의뢰한다. 그 사건을 맡게되면서 미카엘은 리스베트를 만난다. 리스베트는 천재 해커지만 특이한 외향과 어두운 행적으로 후견인의 보호를 받는다. 그리고 여느 사건 사고가 그렇듯, 주인공들이 사건의 본질에 다가갈수록 생사를 넘나들게하는장애물을 만나게 되고 범죄의 근원에는 상상 그 이상을 넘어서는 인간의 추악함과 잔인함이 있다.

 

소설 <밀레니엄>은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첫번째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미카엘, 리스베트가 재벌그룹 헨리크 가와 엮이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일종의 프롤로그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내용이 상당 부분이 압축되어 표현됐다. 특히 소설에서 리스베트의 복수 부분은 '심장이 쪼그라드는' 긴장감을 준 반면 영화는 최대치의 잔혹성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너무 끔찍해 눈을 질끈 감아버리게 만든다. 또 미카엘과 베네르스트룀의 대결은 후속편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그저 미카엘을 사건의 루저정도로만 표현했다. 이 외에도 미카엘을 중심으로 한 여성들 관계도 상당 부분 생략됐고 범인들의 무자비한 행적도 단편적으로만 제시됐다는 아쉬움이 있다.

 

앞서 말했듯 소설 <밀레니엄>은 상당히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번째 편에서 헨리크 가와의 관계가 생성된다면 두번째 편부터는 사건보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가 가장 흥미롭다. 원작에 대한 만족, 감독에 대한 신뢰로 영화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다. 하지만 <밀레니엄> 역시 '원작을 따를 작품은 없다' 혹은 '영화는 책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증명한다.  


- 2012년 1월 25일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