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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100일][8월25일] 내 마음을 확인한 100일의 시간

 

내 마음을 확인한 100일의 시간

 

 

멀게만 느껴졌던 100일이다. 날짜 앞에 써있는 숫자 ‘100’에 가슴이 뛴다.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꾸준히 해오던 쓰기를 멀리하게 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자 했다. 영어, 다이어트, 사랑, 그 무엇도 한 큐에 해결되는 건 없는데, 그간 글쓰기의 고단함은 왜 못 견뎠을까.

 

내가 내 글 쓰는데 무슨 돈을 내고 해?’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이땅! 시작된 글쓰기는 예상과 많이 달랐다. 강압적이지 않았지만 자발적인 마음보다 강했고, 내 글에 대한 책임감도 남달랐다. 100이라는 횟수를 채우자는 스스로의 약속도 강한 동력이 됐다. 회식을 하다가 화장실로 달려가 쓰고’, 해외여행을 갈 때도 글을 쓸 수있는 환경을 고려했다. 부족하지만 조금씩 무엇인가를 썼다.

 

개인적 고민, 회사 업무, 화나는 마음, 수업후기, 발췌, 책 서평과 영화 리뷰, 글에 대한 생각의 변화까지, 여러 이야기를 풀어냈다. ‘눈 앞에 있는 지우개도 소재다라 말했던 한 작가의 말을 온몸으로 절감했다. 눈만 돌리면 소재가 지천이고, 쓰면 쓸수록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가장 큰 소득은 퇴고의 기쁨을 알게된 데 있다. 업무메일 발송버튼을 누르기 전 오타는 없는지, 문맥이 어색한 곳은 없는지 몇 번을 다시 검토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이 드러나는 내 글에는 왜 그리 관대했을까. 무언가를 블로그에 올라가거나, 파일 지면을 채우고 나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았다. 허나 100일간 나는, 대충 올린 글을 잠깐이라도 다시 봤고, 내 글들을 수시로 고쳤다. 함께하는 7명의 동기들, 100일 글쓰기라는 그룹의 동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터.

 

100일 글쓰기를 지원하는 란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괴리를 줄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나는 아마 이미 정답을 내고 고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100일은 그 두 의 간극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으리라. 평생을 살아도 하고싶은 일을 몰라서 방황만 하다 끝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나는 참 다행이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하고싶어 한다는 마음을 확실하게 알게됐으니까. 이제 쓰면 된다. 100일간 단련한 근력으로 일필휘지로 써보자.

 

 

(원고지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