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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98일][8월23일] 제주도 여행 둘째날

제주도 여행 둘째날

 

느지막히 일정을 시작했다. 늦잠을 자고 리조트에서 주는 조식을 먹었다. 커피까지 한 잔 하고 둘째날 첫 여행지 섭지코지로 출발!!

버스를 타고 섭지코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기사님이 그냥 쭉 걸으면 한 시간 조금 안걸린다고 했다. 걷다보니 정말 한 시간 조금 안된 57분 걸렸다. 기사님 따봉! 복병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네이버 지도만 보고 찾아갔는데 섭지코지 가는 길은 죄다 찻 길 뿐이었다. 장농면허인 두 여행객은 쉼없이 걸으며 꼭 베스트드라이버가 되자 결심했다. 

뙤악볕 걷기를 얼마 후, 피닉스아일랜드 뒷 편으로 섭지코지에 입성할 수 있었다. 또 걸을것인가 자전거 등을 이용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우리 눈에 띈건 꽃마차! 달그락 달그락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섭지코지를 돌았다. 올인에 출연했다는 올인하우스는 헨델과 그레텔 과자집 같았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사진을 몇 컷 찍고 시원한 공기를 마신후 섭지코지를 나왔다.

그 다음 일정은 월정리 해변. 버스를 타고 또 걷기를 얼마 후 월정리의 카페 거리에 도착했다. 친구랑 내가 동시에 느낀 것, 여긴 해운대?? 월정리는 해운대 같았다. 많은 사람, 빼곡한 차, 비싼 물가까지!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지만 모두 서핑데크에 엎드려 있었다.

커피를 한 잔한 후, 만장굴로 향했다. 입장시간 마감과 계획한 일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때 한 택시가 우리 옆에섰다. 아가씨들 어디가요? '만장굴까지 5:10까지 가실 수 있으세요?' 야타족 진배없는 기사님 오케이 사인에 바로 택시 탑승. 만장굴로 향했다. 만장굴 입구 도착 시간은 5:07. 달려라 하니로 빙의해서 티켓 구매, 만장굴 입성도 성공했다.

추웠다. 시원할 줄은 알았는데 너무 추웠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발 밑을 보고 걷느라 굴 안을 구경하기 힘들었다. 만장굴 제일 안 쪽, 돌기둥(용암석주) 앞에서 겨우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동굴 안을 빠져나오는 길, 우리는 그때 깨달았다. 동굴 안에 우리만 있다는 걸.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동굴안은 어둡고 으스스했다.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웃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만장굴 관리인이라도 한 명 중간에 서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궁시렁댔다. 몇 분을 걸었을까, 박쥐나 쥐 나오는거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다가 드디어 만장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무사히 나올 수 있어서 다행. 다음부터는 마감 직전에 절대가지 않으리라.

지금은 버스 안이다. 리조트 근처 흑돼지고기 맛집으로 가고 있다. 뚜벅이로 다니다보니 버스를 계속 타는데 제주도 여행은 701번 버스면 죄다 해결되는 듯 하다. 제주도 섬 해안라인을 따라 도는 701버스를 타고 우리는 서귀포시터미널로 가고 있다. 당이 떨어졌는지 손이 덜덜 떨릴정도로 배가 고프다. 빨리 흑돼지고기를 흡입하고 싶다.

 

(원고지 8.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