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본좌! 한동안 잊었던 몰입의 즐거움을 다시 맛 보게 해준, "밀레니엄" 미카엘로 대변되는 기자의 윤리, 잡지사 밀레니엄, 어둠의 빛 살란데르, 속죄를 안고 사는 하리예트, 반예르 그룹,,, 그 수많은 것들이 이렇게 하나의 시나리오로 엮일 수 있다는 사실로 단번에 읽어 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
금융사건에 의해 위험에 처한 미카엘이 헨리크 반예르의 광적 취미를 해결하고자 그 집의 숨은 사건을 파헤치며 밝혀지는 사실들은 숨이 막힐 정도이다. 완벽한 거대 기업이지만 집안 내부인들에게는 행복한 곳이지만은 않은 반예르가, 그들의 속내 중 가장 은밀한 부분에는 하리예트라는 비밀이 숨어있었다. 집안에서 슬기로움으로 인정받았으나 어느 날 사라져버린,그러나 시체도 발견되지 않아 그녀를 아끼던 헨리크가 그녀의 존재에 집착하게 만든다. 가족사를 쓴다는 핑계로 반예르 그룹을 파헤 치던 어느날 미카엘은 끔찍한 사실을 알게된다.
그룹의 CEO로서 한 일가를 책임지고 있는 마르틴이 강간 살해범에 여성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미치광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가 이런 고상한 취미를 그에게 물려주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하리예트가 반예르 가문을 등지고 사라졌어야 했던 이유였던 것이다. 이를 밝혀낸 후 미카엘은 베네르스트룀에게 일격을 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는 기자로서의 명분을 회복하고 쓰러지려 했던 밀레니엄을 일으킨다. 끔찍한 비밀들을 뒤로 하고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밀레니엄과 반예르가를 바라보며 이 책도 결국은 도덕적 선이라는 조금은 장엄한 교훈을 주는가 싶다.
성폭력에 대한 여성의 울분을 다시금 느끼게 하고, 기자라는 직업의 윤리성을 깨닭게 되며,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가 그 우람한 덩치만큼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두 알려준 이 밀레니엄, 올 여름 나를 가장 흥분시키고 전율케 한 책이었다. 어릴적 즐겨읽었던 추리소설을 뒤로 한채 성공학과 처세에만 관심이 많던 나에게 추리소설의 향수를 가져다 준 이 밀레니엄은 오랫동안 잔잔한 향으로 맘에 남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밀레니엄"이 저자 '스티그 라르손'의 유작이라는 사실이 "다크 나이트의"의 '히스레저'와 오버랩 되면서 훌륭한 추리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 2008년 9월 12일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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