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잃는다, 라는 따뜻한 말에도 불구하고 파란색의 표지가 주는 슬픔은 무엇일까. 실로 오랫만에 소설책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혀봤다. 아버지이자 남편이자, 아들이자, 경찰관인 진수의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유독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 깨끗한 속옷을 입지 못했지만, 말쑥한 정장을 입고, 딸아이의 유치원에 가려던 그 날,
처참한 죽음을 맞게 되며 하나, 둘 돌아보는 진수의 시각은 미처 내가 생각지 못했던 곳에까지 미친다. 아이들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고마움과 아이들 입에서 느껴지는 엄마 젖 향기, 그리고 아내의 늘어진 배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고단함과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 우리는 진수가 죽음을 맞이하며 느끼게 된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진 부자이다.
죽음에 당도하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과거가 모두 후회스럽다고 했던가. 진수가 못 가진 작고 아기자기한 행복들을 우리는 모두 소유하고 있다. 건강하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과 또 따뜻하게 날 감싸주는 모든 것들. 내 주위에 계신 모든 분들께, 사랑을, 그리고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항상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소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이별을 잃다에게도 감사합니다.
- 2008년 8월 17일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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