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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

[23일][6월9일] 시댁이냐, 시험이냐 시댁이냐, 시험이냐 이번 주말 시험이 있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반년동안 준비한 시험이다. 퇴근 후 공부하는 게 피곤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언제 이렇게 마음껏 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피곤도 만끽하고 있다. 직장생활하며 잊었던 학창시절의 즐거움도 다시 찾은 듯하다. 그런데, 이번 주말, 시댁 친척 결혼식이 있다. 심지어 결혼식 시간과 시험 시간이 겹친다. 시부모님은 미리 서울에 올라오셔서 우리 집에 머물다가 결혼식에 참석하신다고 한다. 시험이냐, 시댁이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며느리로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게 당연할진대 시험이 쉽게 포기가 되질 않는다. 어머님께 그 날 시험이 있노라고 말하자 바로 ‘왜 그날 시험을 치르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 그 친척은 하필 그 날 그.. 더보기
[22일][6월8일] 기자들에게 보내는 조언 기자들에게 보내는 조언 사회부 기자들의 24시를 그린 청춘드라마 가 있었다. 하루를 전쟁같이 보내는 기자들의 모습에 몰랐던 세상을 느끼고, 주인공들의 사랑에 마음 졸이며 애청했던 프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주인공들이 각각 속한 방송국들의 대결구도다. 함께 언론사 입사를 준비한 남자 주인공은 YGN으로, 여자 주인공은 MSC의 기자가 된다. 위기의 순간 주인공들은 선택을 한다. 전 국민이 열광하는 동계올림픽 시즌, 어떤 주제를 메인뉴스로 다룰지에 대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상부에서는 물론 ‘올림픽’을 지시한다. 반면 기자들은 ‘사회적 현안’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YGN은 사회적 현안을, MSC는 올림픽을 다룬다. 그 후, 두 방송국에 대한 평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메인.. 더보기
[21일][6월7일] 친구를 위하여 친구를 위하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녀의 결혼식 후, 3년 만이었다. 신랑이 나이가 좀 많아서 신혼 없이 바로 2세를 계획해야겠다고 쾌활하게 웃어보였던 그녀였다. 결혼식 이후 얼마나 지났을까. 장문의 카톡이 왔었다. “정하야, 나 암이래.” 혈액암 이라고 했다. 일명 백혈병. 20대의 마지막을 막 지난 시점이었다. 회사를 휴직하고 병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자기에게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친구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다 나으면 연락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우리는 당분간 연락할 수 없었다. 홍콩 여행사진을 SNS에 올리자 연락이 왔다. 너 엄청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며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오늘이 그 날이었다. 집을 나서기 전 걱정이 많았다. 메르스 때문에 나라가 들썩이는데 이 녀석이 .. 더보기
[20일][6월6일] 가족모임으로 보낸 하루 가족모임으로 보낸 하루 가족들이 왔다갔다. 한바탕 시끌벅적 어지러웠다. 장어와 고기가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워 다같이 냠냠했다. 신랑은 미션을 전달받아 장어꼬리를 네 개나 먹었다. 밥을먹고 고스톱이 이어졌다. 각 집 대표들이 치다 우리집 열패를 보고 내가 끼었다. 그리고 내리졌다. 맙소사! 언니는 쓰리고에 흔들기, 엄마는 '쪽'신공으로 매 판을 휩쓸었다. 우리집은 파산. 삼차는 집근처 냉면집에서 이뤄졌다. 연희동에서 이름 난 회냉면 집, 그곳에서 주문을 했는데 그도 또 '집' 별로 나눠졌다. 부모님댁은 회냉면, 오빠네는 물냉, 우리는 비냉! 냉면먹고 왕만두도 냠냠. 그렇게 야무지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8시였다. 실신해서 자다가 일어나 오늘의 글을 쓴다. 6월의 첫번째 토요일이 지나간다.. 더보기
[19일][6월5일]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금요일이다. 저녁을 해야 한다. 밥상을 차리지 않으면 신랑은 분명 라면을 먹을 터. 만사가 귀찮다. 잠만 자고 책만 읽으면서 뒹굴고 싶다. 설상가상 어제 저녁때 먹은 설거지 거리도 그대로다. 출장 후 일찍 귀가한 신랑에게 싫은 소리를 한번 한다. 설거지를 시작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라는 광고 카피를 되뇌며 넋을 놓고 그릇을 닦았다. 마침 또 내일 친정 식구들이 집에 놀러오기로 했다. 메르스 때문에 외출이 힘들어지자 각 집을 돌면서 가족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내일은 우리 집 차례다. 설거지를 하고 밥을 차려 저녁을 먹고 나니 또 설거지가 쌓였다. 퇴근 후 돌아왔을 때의 시간으로 돌아간 건가.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데 할 일이 줄지는 않고 늘어만 간다. 그냥 또 .. 더보기
[18일][6월4일] 토론의 필요성 토론의 필요성 이라는 프로가 있다. 하나의 안건을 놓고 12개국 청년들이 토론을 벌인다. 장난기가 있어 유쾌하지만 현실의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법 진지하게 도출하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토론’이다. 토론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의견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을 확장하고 시야를 넓히는 데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까지 토론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의견을 말할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된다. 쭈뼛대다 타이밍을 놓치고 어쩌다 말을 해도 자신감이 없어 주눅 들기 마련이다.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청년들은 다르다. 발언권을 얻으면 타인의 의견에 적극 동의하기도, 사례를 들어 반대하기도 한다. 1:11로 찬반이 갈리다가도 오가는 의.. 더보기
[17일][6월3일] 읽자. 읽어야 한다. 읽자. 읽어야 한다. 책을 읽어야겠다. 글을 쓸 때마다 공허함을 느낀다. 채우는 것 없이 뱉어내는 기분이랄까. 읽고 싶은 책은 많다. 읽어야 할 책도 많다. 그런데 그 ‘읽고 싶은 마음’의 속도를 책을 ‘읽는’ 속도가 따라가질 못한다. 지난 달 초 시작한 도 아직 완독하지 못했다. 5권 시리즈 중 4권을 읽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용에 대한 몰입보다 ‘빨리 끝내자’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올 초에는 서평쓰기 강좌를 들었었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였다. 그런데 서평이 칼질을 당하고 엄청난 글쓰기 고수들을 만나면서 서평쓰기에 약간 기가 꺾였다. 그 후, 독서에도 거리가 생겼다. 여러 곳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추천받는다. , 등을 칼럼스터디에서 추천받았고, 역사,철학,여성학 등 삶의 근.. 더보기
[16일][6월2일] 정부만 모르는 이야기 정부만 모르는 이야기 메르스 공포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홍콩에서는 메르스 감염 한국인 입국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당 바이러스의 발병 원인 및 증상, 감염경로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조심하는 사람들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제 귀국시, 우리나라 공항에는 검역원 조차 없었다. ‘중동 지방을 다녀온 사람은 신고하시오’라는 세로형 배너가 전부였다.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처벌’이었다. 감염의심자와 확진자 수가 늘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묻는 국민들에게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를 처벌하겠다고 했다. 신고를 게을리한 의사는 2백만원 이하 벌금, 격리 거부 환자는 3백만원 이하 벌금이란다. 나는 묻고 싶다.. 더보기
[15일][6월1일] 몬순기후의 위엄 몬순기후의 위엄 회사에서 사람들이 홍콩 재밌었냐고 물으면 뭐라고 말 할 거야? -더웠다고 할 거야. 홍콩 가고 싶어 하는 사람 있으면 어디 추천할거야? -지금 시즌에 가지 말라고 할 거야. 여행 중에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 -덥고 습한 날씨! 홍콩의 몬순기후에 제대로 당한 그는 연신 심드렁했다. 마침 저렴한 비행기 표가 나와서 바로 예약 했는데, 마침 때가 해풍이 불어오는 5월말이었다. 또 해풍만 불면 그만일 것을, 비는 어찌나 오는지. 습하고 끈적끈적. 옷 입고 한증막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랄까? 그는 오늘 비행기 안에서 또 다시 다짐했다. “나중에 자식들이 가자고 하면 모를까, 다시는 안 올 거야.” 온 몸에 땀이 줄줄 흘러 본의 아니게 옷이 시스루가 됐다. 그러다 잠깐 실내라도 들어가면, 엄청나게 .. 더보기
[14일][5월31일] 보고, 듣고, 맛보는 홍콩 보고, 듣고, 맛보는 홍콩 보다. 골목골목 볼거리가 넘쳐나는 홍콩. 피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 꼭대기에 올랐다. 높게 솟아오른 건물들이 알록달록 조명들과 어우러져 그만의 근사한 밤 풍경을 선사한다. IFC몰과 하버시티는 쇼핑천국 다운, 말 그래도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모습들을 보인다. 즐비한 명품관, 로컬 브랜드샵,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점과 그로서리스토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움과 놀라움이 이어진다. 방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황홀하다. 밤 8시면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하버에 위치한 건물들이 음악에 맞춰 빛을 내며 춤을 춘다. 방에서 맥주 한 잔하며 바라보는 건물들의 빛 공연은 모든 걱정과 시름들을 날리기에 충분하다. 듣다. ‘위하여~’ ‘건배’ 음식점에서 만난 한국어. 한국인 부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