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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

[53일][7월9일] 박민규 따라잡기 박민규 따라잡기 연달아 삼일 간 회식을 했고, 글쓰기는 핸드폰으로 쓰기 바빴고, 덕분에 다 삭제하고 싶을 만큼의 수준이며, 회식으로 미뤄뒀던 집안 살림을 오늘 저녁 부리나케 손봐야 했고, 냉장고 안에 수박은 ‘날 먹어 줍쇼’ 하고 일주일째 쳐다보고 있으며, 워터파크 여행은 이틀 앞으로 다가왔고, 서평을 쓰지 못했는데 기억에서 멀어져 가는 책이 두 권이며, 현재 읽고 있는 책이 세 권이고, 다음 주 독서토론 수업으로 읽어야 할 책도 두 권이다. 직장도 매한가지. 홍보 건으로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을 활보하고 다녔고, 내일은 청렴교육에 참석해야 하고, 외부 기업인 30명과 함께 하는 중요 미팅이 두 건이나 있으며, 다음 주에는 그간 깔고 앉아있던 기술 관련 세미나를 열어야 해서 발표 준비를 해야 하고 부.. 더보기
[52일][7월8일] 또 화끈한 수요일 또 화끈한 수요일 배터리가 없어 직장 동료의 핸드폰을 빌려 글을 쓴다. 팀장님이 도대체 뭐길래 그렇게 급하냐 물으신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 대답할 수 없다고 얼버무린다. 이번주는 연달아 술자리다. 월요일은 전 직장 동료, 화요일은 팀회식, 오늘도 팀회식! 사무실에서 나올때 옆팀에서 말했다. 그 팀은 너무 단합이 잘된다고. 사실 우리 팀엔 비화가 있다. 퇴사를 고민하는 막내, 휴직을 준비하는 나, 명퇴를 준비하는 팀장님.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슬프면서 기쁘다. 빨리 글을 쓰고 술자리에 집중해야겠다. (원고지 1.7장) 더보기
[51일][7월7일] 화끈한 화요일 화끈한 화요일 화끈한 화요일이다. 퇴근 후 일주일전에 예매해둔 영화를 봤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잡힌 회식 자리에 참여했다. 회사를 떠났다가 다시 회사로 왔다. 지금은 택시 안, 기사아저씨는 질주하고 있다. 혀 꼬인 아낙을 나무라듯 길을 돌아가려길래 티맵으로 목적지를 찍고 가자고 했다. 빡빡한 아가씨라고 한 마디하시더니 그래도 티맵 코스대로 길을 가고 있다. 오늘 회식은 화끈했다. 스물두살짜리 막내가 연앶중임을 선포했고 협력업체 직원분은 신용대출의 쾌거를 자랑했다. 대출금으로 인생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한다고한다. 기분좋은 그 덕분에 우리는 즐거이 먹고 마셨다. \몇 시간 전에 본 터미네이터는 기억에 없다. 회식의 잔상과 질주하는 택시가 선사하는 멀미 뿐이다. (원고지 2.3장) 더보기
[50일][7월6일] 역사와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와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국회법이 무산됐다. 여당 원내대표는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야당은 비정상적인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여/야/청와대 각각의 입장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성장환경과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단 두 개의 의견으로 나뉘었다? 여야라는 깔끔한 구분법으로? ‘역사는 해석의 문제’라고 했다. 과거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편집국의 논조를 받들어 똑같은 분량으로 기사를 내보내도, 이를 해석하는 시점에 어느 신문사의 기사가 ‘더 설득력’ 있는지, ‘더 있을법하게’ 썼는지에 따라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이해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결정도 이런 선택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일까. 사실 나는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 본인이 동의해 .. 더보기
[49일][7월5일] 나주방문 나주방문 나주에 다녀왔다. 평생 연이 없을 듯한 전라남도 나주였다. 광주송정 역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기사가 연신 택시비에 얘기했다. 광주에서 나주로 넘어가는 건 시외 요금이 적용된다, 미터기대로 받지 않는다가 주요 내용이었다. 길을 잘못 들었다고 했다. 앞선 택시를 탔던 일행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땡볕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기사님이 제시한 금액은 3만원. 일행들이 냈다고 하는 금액은 2만원. 전화통화를 엿들은 기사님이 ‘길을 돌아왔으니 2만원만 받겠습니다...’라고 했다. 택시기사가 심어준 나주의 첫 인상이었다. 혁신도시는 꽤 근사했다. 깨끗했고 주변 인프라도 없지 않았다. 한전이 입성하면서 도시가 날로 번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에는 기관들이 그 주변을 주거지가 둘러싸고 있었다. 버섯전골.. 더보기
[48일][7월4일]<파리의 심리학 카페> 발췌 발췌 성취의 기쁨 뿐 아니라 상실의 아픔까지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하나하나 누렸습니다. p8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애정과 위로를 필요로 하고, 그것을 통해 위안을 얻고자 합니다.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 줄 때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며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느끼지요.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이해받으면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성장합니다. p9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타인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무례한 태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고통스러운 관계 속에 방치하지 않으며, 상처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주장한다고 해서 사랑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사랑이 떠난다고 해도 당신은 여전히 괜찮은 사람일 겁니다. p10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사람이.. 더보기
[47일][7월3일] <셜록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을 읽고 을 읽고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이 있다. 보고, 들은 일을 그저 믿기보다 개연성을 따져가며 이면의 숨은 뜻을 한 번 더 따져본다는 의미로 쓰인다. 여기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작품이 있다. 이다. 홈즈와 모리어티가 죽었다는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영국 최고의 탐정 셜록홈즈와 그의 숙적 모리어티다.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왜 그곳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발견된 모리어티의 시체를 통해 둘 간의 우격다짐이 있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할 뿐. 여기서부터 합리적 의심이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 두 명의 주인공이 들이닥친다. 프레더릭 체이스 그리고 애설니 존스다. 체이스는 미국 뉴욕의 핑커턴 탐정 사무소의 수속 탐정이다. 애설니 존스는 영국 경찰 지휘 본부인 런던 경시청 소속 경감이다. .. 더보기
[46일][7월2일] 목숨의 경중 목숨의 경중 중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 언론은 ‘골든타임’을 놓친 중국의 늑장대처를 질타했다. 그리고 공무원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에 분개하며 그들의 나이와 소속을 일목요연하게 보도했다. 격세지감을 느꼈다. 14년 4월, 우리는 세월호를 경험했다. 당시에도 비슷한 종류의 보도가 있었다.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 300여명의 생명이 잦아들고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차이가 있었다면 골든타임을 놓친 주체와 사망자들에 대한 시각이었다. 세월호 유족 25명의 이야기를 담은 의 매 토막마다 동일하게 드러나는 서글픔이 있다. 언론이 최초 보도했던 ‘전원구조’는 사실이 아니었으며 아이들은 그 이후 몇 시간, 아니 몇 달이 지나도 돌아올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혹 아이들의.. 더보기
[45일][7월1일] 다이어트 계획 다이어트 계획 배에 아무리 힘을 줘도 바지선이 보이질 않는다. 러브핸들은 사랑스럽게 더욱더 두툼해지고 있다. 팔뚝은 동글동글. 어깨선에서 딱 떨어지는 블라우스의 깔끔함은 온데간데없다. 구렁이 담 넘어갈 완만한 언덕이 어깨에서 시작해 팔로 연결돼 있다. 양쪽 허벅지는 찰싹 붙어있다. 불어난 살 덕에 두 다리 사이 여백은 찾을 길이 없다. 마름모형이었던 얼굴은 상현달에서 보름달로 변했다. 살을 빼야겠다. 마음을 다잡는다. 한 때 날씬했다는 변명은 이제 그만. 7월 1일, 15년도의 하반기 첫날 나는 다시 한 번 결심한다. 단 주의사항, 무턱대고 굶는 것은 금물, 건강한 다이어트 시작, 모든 것은 운동으로! 매일 오전 30분씩 공복 맨손체조를 할 계획이다. 전화 영어 시작 30분 전 기상, 30분간 몸을 풀고.. 더보기
[44일][6월30일] 칼럼스터디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칼럼스터디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칼럼스터디가 끝났다. 3기에서 시작해, 4기, 5기를 지나 6기에 이르렀다. 6주간 한 번, 4주간 세 번, 총 18주의 시간이었다. 스터디와 과제를 통해 총 36개의 칼럼을 함께 읽었다. 할머니 장례식과 홍콩 여행으로 빠진 두 번을 제외하고 모든 모임에 참석했다. 쉽게 재밌어하고 금방 지겨워하는 내 성향에 비추어볼 때 이건 분명 쾌거다. 18주간 나는 세 종류의 ‘내 글’을 만났다. 처음에는 딱 떨어지는 글이었다. 이공계의 자부심인가. 강한 말투의 반증인가. 심플하고 명확하지만 너무 단정적이어서 거부감을 주기도 하는 글투였다. 코치님께서 부드러운 산문투를 익혀보자고 조언해주셨다. 안도현님의 이라는 책을 추천해 주시기도 했다. 어느 순간, 내 글에 구성이 생겼다. 다섯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