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공부 썸네일형 리스트형 [83일][8월8일]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지난 나를 돌아보며 하나부터 열까지 따지고 분석하던 내게 이 책의 제목은 좀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더 큰 어른이 되어도, 그 때에도, 후회되는 것들이 있다는 말인가?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지 않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사람이란 언제, 어디서나 '고민'이란 것을 한다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사실을 끄집어 낸 책 제목이, 조금 슬펐다. 저자는 책과 관계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으로 출판계에 입문했다. 그러다 문득 '나를 위한 좋은 생각'을 해보자는 마음에 오랜 시간 몸 담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회사를 연다. 결과적으로 지금, 그녀의 손에 있는 것은 마이너스 통장과 잡지 25권 뿐 이다. 하지만 책 속 그녀는 참 당당하다. 아마 그 십여 년의 시.. 더보기 [82일][8월7일] 스타벅스의 한 남자 스타벅스의 한 남자 자고 있다. 얼굴의 모자로 가리고, 머리에는 헤드폰을 쓰고 있다. 가장 명당 자리였다. 옆 자리에 앉은 여성이 신나게 수다를 떤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있데 남자가 고개를 틀더니 소리를 지른다. 조용히 해! 여성들이 질겁을 하곤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한 커플이 그 옆에 앉는다. 조곤조곤 하트뿅뿅 눈빛을 발사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남자가 몸을 커플쪽으로 돌리더니 바지에 손을 넣고 북북 긁어댄다. 남자친구가 얼빠진듯, 화가난듯 그를 쳐다보다가 여자친구를 잡아 끌고 가게를 나가버린다. 더위를 피해 간 스타벅스에서 희한한 남자를 봤다.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나 싶을 정도로 기이했다. 손님들이 트레이에 놓고 간 빵조각을 주워먹고, 소파에서 잠을 자고, 차를 마시다 잠을자고 책을.. 더보기 [81일차][8월6일] 지금은 집들이 중 지금은 집들이 중 집들이 중이다. 오빠 자취방, 남자친구 집 외 남자사람 자취방에 온 건 처음이다. '내 생애 첫 전세'라며 준비한 첫번째 방이란다. 팀 사람들이 모두 몰려왔다. 7평 짜리 원룸에 일곱 명의 사람이 둘러 앉았다. 베이컨버섯볶음, 연어말이, 만두 그리고 장어!!! 혼자 사는 남자가 준비한 집들이 상이다. 서울에서 집 구하기, 마음에 안드는 상사 욕하기, 집들이 음식평가하기 등 화제도 다채롭다. 방 한켠에 쌓여있는 술병이 15병이다. 추가 안주를 사러 두번이나 나갔다왔다. 여직원들은 커피가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여하튼 미혼 남성이 준비한 집들이치고 너무 상차림이 괜찮다. 내일은 즐거운 금요일이다. 하루가 지나면 주말이 다. 토지읽기가 있고 공부할 과목이 둘이다. 푸짐한 상차림이 있는 집들이.. 더보기 [80일][8월5일] 나와 내 안의 나 나와 내 안의 나 한 아이가 있다. 내가 누워있던 이불 속, 화장대 스킨병 뒤, 걸레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나타난다. 나랑 닮은 구석이 있다. 표정 없는 생김도, 말을 먼저 건네지 않는 소심함도. 걸레로 닦을까, 손으로 누를까, 수저로 치울까. 연필화로 유명한 정유미 작가의 내용이다. 5천여 장의 연필화를 연결해 만든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후, 책으로 출판,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상’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감독 박찬욱도 극찬을 했다고. 등장인물은 둘이다. 나와 아이. 한 공간에 있지만 둘은 외롭다. 서로 무관심하다. 아이는 내게 씻어 내고 지워버리고 싶은 더러움이다. ‘나는 널 보고 싶지 않아.’ 아이와 쓰레기를 한데모아 구기고는 쓰레기통에 던진다. 또 다시 나타난 아.. 더보기 [79일][8월4일] <글쓰기의 최전선> 발췌 발췌 집안이나 조직에서 소통에 애를 먹었다. 가령, 내 말은 시어머니가 듣고 싶은 말로 접수되면서 의미가 변질되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합리적 인식’이 아니라 ‘자신의 정서’로 판단했다. (p.8)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는 일이 아님을 말이다. (p.9)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그런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글쓰기라는 장치를 통해서 나를 세속화시키고 호기심을 무디게 하는 것들과 잠시나마 결별할 수 있으니, 관성적 생활 패턴에서 한 발 물러서는 기회만으로도 글 쓰는 시간을 소중하다. (p.10) “실패는 삶에서 모든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제거해주었습니다. 저는.. 더보기 [78일][8월3일] 게라심 셋 게라심 셋 '심심해', '일하기 싫다', '집에 가고 싶어' 우리의 대화창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말이다. 대학교 친구 넷이 모인 이 대화창에는 일상의, 생각없이 떠드는 모든 말이 등장한다. 일명 쓰레기통. 회사에서 있었던 억울하고 속상한 일부터, 취업이나 이직, 결혼과 같은 삶의 대소사까지 모두 쏟아내는 곳이다. "오늘 모여!" 네 명 중 한명이 오늘 아침 대화창에서 외쳤다. 순식간에 약속이 잡혔다. 송도에서, 진천에서, 강남에서, 강북에서. 서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약속에 응했다. 저녁 8시 집결. 늦었다면 늦었고 이르다면 이른 그 시각 넷이 모였다. 학창시절부터 함께 추리닝 입고 밤새며 술이나 먹었지 퇴근 후 모인건 처음인듯 했다. 다들 이렇게 예쁘고 아름답다니! 직.. 더보기 [77일][8월2일] 쓰겠다는 마음이 결국 ‘글쓰기의 최전선’ 쓰겠다는 마음이 결국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는 내게 ‘옛 남자친구’와 같다. 떼어낼 수 없다. 그를 부정하는 건 함께 했던 내 시간을 스스로 지우는 일이다. 그는 내게 아름답기도 혹은 추하기도 하다. 함께 만들었던 감정의 향연은 짜릿하지만 꺼내기 버겁고 가능하면 잊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글쓰기가 그렇다. 항상 글을 쓰고자 한다. 허나 쉽지 않다. 쓰다보면 의도하지 않은 글이 되는 게 다반사. 문장은 생각의 주변만 맴돈다. ‘쓰자’고 마음먹었지만 무엇 때문에, 왜, 쓰려고 했는지 기억하지 못해 초라할 때도 많다. 하여 가능하면 옛 남자를 언급하지 않는 것처럼 ‘나 글쓰기 좋아해요.’라는 말도 주저하게 된다. 하기는 해야겠는데 잘 할 수는 없는 일, 글쓰기. ‘왜 안 써질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더보기 [76일][8월1일] 소설 <이반일리치의 죽음> 발췌, 죽어가는 한 남자 이야기 소설 죽어가는 한 남자 이야기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린 생각은 이 죽음으로 인해 발생할 자신과 동료들의 자리 이동이나 승진에 대한 것이었다. (p.8~9) 사망 소식을 듣고 이들의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은 그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리 이동과 보직 변경 등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아주 가까운 사람의 사망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누구나 그러듯이 그들도 죽은 게 자신이 아니라 바로 그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p.10) →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지인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가. 추후 어느 날, 나의 '부고'가 사람들에게 당도했을 때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인생의 문제를 심각하지 않고 가볍고 적당하게 대하는 것으로써 이런 불유쾌한 상황.. 더보기 [75일][7월31일] 영화 <미션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리뷰 – 탐크루즈를 위한 액션 영화 영화 리뷰 – 탐크루즈를 위한 액션 영화 54살의 남자, 170cm의 크지 않은 키, 현재까지 그를 거쳐간 아내가 셋, 가십왕, 대표 사치남, 이혼할 때 내밀었다는 혼전계약서. 미국 대표배우 탐 크루즈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영화 개봉에 맞춰 한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그는 또 하나의 추문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의 여비서와 열애중이라는 것. 한 사람의 사생활은 차치하고, 그의 영화에만 집중해보자. 최근 방송들은 그가 비행기에 올라 타고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제가 직접 하겠다고 했지만 촬영 전 날에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긴장했습니다.”라는 그의 인터뷰도 함께 였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액션의 ‘도’를 넘어선 비행기 씬을 직접 했다. 칼바람과 비행기 모터가 만들어내는 강품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건 콘.. 더보기 [74일][7월30일] 퇴색된 책 나눔 퇴색된 책 나눔 드디어 를 구입했다. 소설을 마구 읽어대면서부터 살까 말까를 고민했었다. 다음 달 부터 시작하는 토지 읽기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민족대서사시와 우리나라 언어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토지 전권 세트가 도착 하자마자 책장을 정리했다. 이런 귀한 책을 바닥에 팽겨쳐 둘 수는 없는 법. 알짜배기 자리에 토지를 넣었다. 이는 자연스레 책장 정리로 이어졌다. 열두 번도 넘게 본 책, 한번 본 책, 읽다만 책, 읽지도 않은 책, 선물 받은 책, 여러 종류의 책들이 나란히 나란히 서 있었다. 이왕 정리하는 거 제대로 하자 싶어 평생 꽂혀있기만 할 것 같은 책들을 모았다. 지인들에게 ‘나눔’을 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들이 학교 후배들이다. 우리 집에만 오면 이..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