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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

[111일][9월10일] 지출과 가치사이 지출과 가치사이 충북지역 임대아파트 공고 현황, 하와이 호텔 예약페이지. 업무 외적으로 열어놓은 페이지들이다. 하나 끝내고 그 다음, 또 그 다음이 안된다. 부산함과 정신없음 그 중간쯤. 내년에 회사가 사무실로 이전한다. 집을 구하고 이사를 해야 한다. 서울에 있는 집을 팔지, 충북에 집을 살지, 서울 집을 전세로 줄지, 월세로 줄지, 충북 아파트에 세들어 살지, 오피스텔에 살지, 친정으로 들어갈지, 원거리 출퇴근을 할지, 통근버스는 있는지, 차로 다녀야하는지, 그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머리가 깨질지경이다. 결혼할 때 무리해서 마련한 아파트는 높은 금리의 이자와 함께 우리에게 유주택자라는 타이틀을 줬다. 이 타이틀은 집있어 좋겠다는 부러움을 사지만, 대출금의 압박도 선사한다. 피싱으로 돈이 빠져 나갈.. 더보기
[110일][9월9일] 정답과 오답 정답과 오답 ‘그 나이 때 나는 내가 ‘병신’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내가 다른 아이들과 그리 다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움직임이 좀 어정쩡하다는 건 알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그게 이상한 줄도 몰랐다. (p37)‘라고 해릴린 루소는 말한다. 자신의 불편함을 알았지만 이상한 줄은 몰랐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물었단다. 넌 뭐가 잘못되서 그런거니? ‘잘못’의 사전적 정의는 잘하지 못하여 그릇되게 한 일이다. 그녀에게 뭐가 잘못 됐냐 묻는 건, 어떤 과오가 현재에 ‘벌’로 나타났다는 말인가. 지난 주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어른들 사이에 인간의 자체적 몰락을 우려하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이 질문을 하자 강연자는 ‘참 똑똑한 친구.. 더보기
[109일][9월8일] 나를 대단하다고 하지마라 발췌 °그 나이 때 나는 내가 ‘병신’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내가 다른 아이들과 그리 다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움직임이 좀 어정쩡하다는 건 알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그게 이상한 줄도 몰랐다.(p37) °‘다름’과 ‘병이 있음’을 구분 짓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 보다. (p51~52) °우리 사회의 역학 관계는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의 오점으로 치환해버린다. (p174~175) °장애 여성들이 자기 몸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찾기보다 환자의 ‘손상된’ 신체를 어떻게 고치거나 어떻게 다룰지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p313) °우리 가족은 저마다 나름대로 비정상적인 사람들이었고, 나 역시 우리 집안 최초의 정상인이 될 계획 따윈 없었다. (p35) °인신.. 더보기
[108일][9월7일] 화끈한 오늘 하루 #나가수 레전드 나가수 레전드 방청을 다녀왔다. 2% 아쉬운 라인업이었지만, 선선한 날씨, 시원시원한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행복했다. 마지막 곡에서는 거의 정신을 잃고 놀았는데, 카메라가 앞에 와서 당황스러웠다. 옆에 있던 신랑이 내 얼굴을 손으로 가리는 초유의 사태 발생. 난 범죄자? 응? # 개인정보와 보이스피싱 오늘은 나를 위한 날인가? TV 프로에서 보이스피싱과 개인정보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12년 3월 이었다. 보이스피싱으로 목돈을 날렸던 게. 은행에서 들었던 'IT하시는 분이 왜 그러세요?' 검찰에서 들었던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죠?' 경찰에서 들었던 '제 동생이면 맞으셨을 겁니다'까지. 금전적 손해보다 사고 후 수습 과정에서 기관들에 의한 정신적 피해가 더 컸다. '제가 일부.. 더보기
[107일][9월6일] 아빠 아빠 “아빠 지금 떨려?” 손을 잡고 걸으면서 아빠에게 물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나는 아빠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를 걸었다. 신부 입장 소리에 문이 벌컥 열리기 전까지, 아빠는 문 뒤에서 나와 이모님과 평범한 얘기를 나눴다. 따님이 무슨 일을 하냐는 이모님 질문에 아빠는, 우리 딸이 IT일을 하는데 대학 때 매번 일등만 하다가 졸업도하기 전에 우리나라 IT분야 대기업에 모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나의 대학 4년을 자랑스러워하시며 껄껄껄 웃으셨다. 그랬던 아빠 손이 떨리고 있었다. 싱긋 웃기만 하셨다. 나를 신랑의 손에 넘겨줄 때도. 삼형제 중 차남이었던 아빠는, 나 - 딸, 여자 - 의 성장을 신기하게 보셨다. 생리를 시작했을 때, 남자친구를 사귄다며 데리고 왔을 때, 심지어 내가 출근을 할 때.. 더보기
[106일][9월5일] 영화 <앤트맨> 후기 영화 후기 마블스러운 작은인간 이야기 앤트맨. 또 다른 마블시리즈다. 마블시리즈에는 공식이 있다. 단 하나의 악당, 완전무결한 영웅, 둘의 대결, 영웅의 승리. 앤트맨은 그 공식을 충실히 따른 영화다. ‘앤트맨’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개미처럼 작은 인간 그리고 개미를 조종하는 인간. 영화 의 ‘악’은 ‘또 다른 앤트맨’을 만드는 자다. ‘선’은 앤트맨을 만드는 ‘기술’이 인류 멸망이 초래하는 것을 막는 자다. 결국 사람을 개미처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 간의 싸움. 밋밋한 시나리오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는 두 가지로 보인다. 아빠와 딸의 관계, 양자역학. 초반 핌박사와 딸(호프)는 적대적인 관계로 그려진다. 앤트맨이 되고 싶은 딸을 아버지가 막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영화 후.. 더보기
[105일][9월4일] 뇌와 인공지능(김대식 교수 강연 후기) 뇌와 인공지능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교보인문석강에 다녀왔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다. 그의 저서, 인터뷰 등을 살펴봤을때 그에 대한 인상은 두 가지로 압축됐다.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에 관심이 많구나. 그리고 독단적이다. ‘시간이 없어 짧게 하겠습니다’가 그의 첫 마디였다. 성의없게 하겠다는 공개선언. 강의 후, ‘괜히 석학이 아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나의 생각은 뒤바뀌었다. 뇌의 실체, 인공지능 기술을 얘기한 그의 강연을 짧게 요약해본다. 뇌 그는 뇌를 ‘고기덩어리’로 표현했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감각세포가 없는, 평생 현실을 경험하지 못하는 고.기.덩.어.리. 우리가 경험하는 지식, 인지, 입체감 등은 모두 ‘감각기관’이 전달한 정보를 고기덩어리에 불.. 더보기
2차시(9/1) 수업후기, 나는 왜 쓰는가 ▣ 글 - 글은 곧 불특정다수가 볼 수 있는 글이므로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글을 볼 때 ‘필자’가 보여야 한다. 실체가 존재해야, 무엇 때문에 힘들고 어려웠는지 알게 된다. - 글은 흐름을 타야 한다. - 글쓰기는 많이 실패해봐야 배울 수 있다. - 나쁜 글에 대한 감각도 필요하다. - 표현된 만큼이 글이다. - 재해석한 문제를 개성이 드러나게 드러나게 쓰면 좋은 글이된다. - 성정, 천착하는 부분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글이 잘쓴 글이다. - 자기 이야기로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흡입력이 존재한다. - 좋은 글을 많이 읽어라. 타인의 낭독을 듣는 것이 수동적인 건 아니다. - 삶에서 시작하는 글이 잘 읽히는 법이다. ▣ 생각하기 - 책을 사는 것이 허영일까? 사적소유가 허영? - ‘무엇’을 겪고난 .. 더보기
[104일][9월3일] 개발자와 욕일기(글쓰기로 가는 길 1탄) 개발자와 욕일기 나는 욕일기로 시스템 개발자로서의 설움을 이겨내왔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여느 직장인과 달리, 현장에 파견나가 고객과 직접 대면하며 시스템을 구현하는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개발 업무를 통칭) 특성상, 모든 것은 혼자 처리해야 했다. 일명 각개전투.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요구사항을 뽑아내 개발가능성을 타진하고 시스템을 설계, 구현했다. 얼굴만 보면 욕부터 나오는 고객님들과의 미팅이 아니면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 내가 말 걸 수 있는 상대는 모니터 뿐. 화장실에서 울다 울다 그래도 해결안된 억울함은 모니터 뒤에 숨어 파일에다 욕을 쓰며 풀었다. 하루하루 매일 빼놓지 않고 나는 ‘미친놈’이라는 글자를 썼고 연차가 쌓이면서 파일 수는 늘어갔다. 스마트폰 SNS 모듈.. 더보기
[103일][9월2일] 존재 존재 아들을 잃고 쓴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다. 선생님은 아들이 땅 속에서 어찌 있는지도 모르는데 사지 멀쩡하게 살아가는 자신을 하찮은 존재라고 말하신다. 그 슬픔을 짐작도 할 수 없는 가운데, 존재하기 위해 써야만 한다는 누군가의 글이 떠올라 먹먹했다. 똑같이 일을 하고 들어와 같이 밥을 먹었는데 설겆이는 자연스럽게 내 몫으로 남는다. 내가 없다면 몇 일 저 안에 있다가 없어질 설겆이, 내가 있다면 바로 사라질 설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당위로 남는 이 일이 싫다. 선생님의 '하찮은 존재'라는 표현이 오버랩된다. 나의 존재는 무엇으로 판가름나는 것일까.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업적, 무엇을 겆추어야 내 존재를 일관성있게 이해받을 수 있을까. 맛집 피자를 올린 사진에 친구들이 덧글에 덧글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