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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69일][7월25일] 프리다 칼로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과 생애 프리다 칼로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과 생애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을 다녀왔다. 리베라는 멕시코의 국민 화가지만, 내게는 프리다 칼로의 남편으로 더 친숙하다. 초상화를 계기로 만나 프리다 칼로의 삶을 지옥으로 끌고 간 자가 바로, 디에고 리베라다. 이번 전시는 총34점의 작품을 으로 나눠 구성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건 부인들을 그린 초상화와 미국 록펠러 센터에서 망실됐다는 벽화다. 리베라는 ‘모든 영감의 원천은 여성’이라며 여성 편력을 자랑했다. 항상 여자를 찾았고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 사랑이라 여겼다. 결국 생애 동안 다섯 명의 아내를 만났고 이번 전시에서는 세 명의 부인을 그린 초상화를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인은 으로 유명하다. 둘째 부인은 이번 를 통해 처음 봤다. 마린의 .. 더보기
[68일][7월24일] 나의 글쓰기를 알아가는 길 나의 글쓰기를 알아가는 길 을 읽고 있다. 글쓰기를 말하는데 저릿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왜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던가? 글이란 나에게 무엇인가? 무언가를 쓴다지만 글쓰기의 언저리만 더듬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내게, 이 책이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내가 글쓰기를 언제,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허나 내가 언제 가장 글을 많이 – 정말 많이 쓰는 작가와 같은 사람들에 비하면 한없이 적지만 – 썼는지는 기억한다. 기자 생활을 할 때다. 그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노숙자’ 기획기사와 어묵볶음이다. 노숙자 르포를 맡았다. ‘길에서 알아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 정도로 인식됐던 그들 삶에는 그 어떤 사회보다 명확한 질서가 있었다. 대장이 있었고, 대장의 여자, 대.. 더보기
[67일][7월23일] <지대넓얕>의 한계 의 한계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정보가 없으니 가능성을 타진할 수 없고 그러다보니 무대포식 추진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무식’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번째는 정말 모른다는 의미다. 판단할 정보도, 타인의 의사를 떠 볼 배짱도,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해도 모든 것에 대해 모호하다는 뜻이다. 눈이 어두운 상태에서 주변머리만 더듬다보니 감각에 의존해 운좋게 생명줄을 잡을 수도 있지만, 발을 헛디뎌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두번째는 신중함이다. 회의를 할 때 입을 닫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생각’을 하느라 조용한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박할 논리를 따질 수도 있고, 의견을 개진하기에 부적절한 위치 혹은 장소라고 느껴서일 수도 있다. 생각 없는 사람으로 비춰.. 더보기
[66일][7월22일] 이진아기념도서관에 다녀오다. 이진아기념도서관에 다녀오다. 2003년 불의의 사고로 딸 이진아 양이 숨진다. 평소 책을 좋아했던 딸을 기리기 위해 가족들은 도서관 건립 기금을 기부한다.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이진아 양의 생일에 맞춰 개관을 한다. 가족들의 슬픔이 사회적 나눔으로 승화된 곳,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진아기념도서관’ 이야기다. 그곳에 다녀왔다. 인근 도서관 중에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도서관은 서대문독립공원과 연결되어 있었다. 독립문, 독립관, 순국선열추념탑 등으로 꾸며진 서대문독립공원은 일제강점기에 고초를 겪으며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들의 얼이 곳곳에 녹아있었다. 촉촉이 내리는 비와 애잔함이 함께 느껴졌다. 대한민국의 고된 역사를 지나, 푸르름이 완연한 길을 조금 걷자 ‘이진아기념도서관’이 보였다. 4층으.. 더보기
[65일][7월21일] 내 인생의 베이킹 내 인생의 베이킹 2009년 겨울이었다.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문화센터 쿠킹클래스를 다니기 시작했다. 바닐라쿠키, 바나나타르트, 고구마케이크, 플럼스콘, 초코롤케이크. 색감과 식감을 겸비한 다양한 간식거리들을 만들면서 난생 처음 ‘무언가를 만드는 재미’를 알기 시작했다. 문화센터 취미반 수료 후 몇 달 그리고 몇 년, 생활에 이끌린 시간을 보내면서 그 재미를 잊은 듯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이 들어 꼭 우리만의 베이커리를 열자고 농담처럼 말하던 친구들 사이에 ‘제대로 된 쿠킹클래스 다니기’ 열풍이 불었다. 재작년 11월의 일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재료비와 포장비가 모두 포함된 꽤 비싼 수강료를 지불해야 했다. 제과 수업 첫 날, 동갑내기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굴지의 .. 더보기
[64일][7월20일] 여름휴가 계획세우기 여름휴가 계획세우기 드디어 여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주 여름 휴가 계획을 제출하라는 소리에 ‘아차!’ 싶었다. 아무생각 없이 보내고 있었는데 벌써 여름 휴가라니! 일정을 맞출 수가 없었다. 신랑과도, 회사와도 조율이 힘들었다. 8월부터 시작되는 국감!! 7월에는 여행지 예약 풀!! 그래서 우리는 호기롭게 추석을 선택했다. 우선 양가 어른들께 양해를 구해야 했다. 신랑은 시댁, 나는 친정을 설득하는것으로 미션을 정하고 양가에 말씀드렸다. ‘아이 갖기 전 마지막 여행’이라는 아주 고리타분한 이유를 들어서다. 예상치 못하게 너무 쉽게 허락! 이로써 우리 휴가는 추석때다. 그 다음은 장소였다. 서로 가고 싶은 장소를 읊었다. 하와이, 페루, 미국, 캄보디아,,, 여러 후보지 중 공통적으로 가고싶은 곳, 하와이로.. 더보기
[63일][7월19일] <케빈에 대하여> '엄마'라는 이름 소설과 영화,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엄마'라는 이름 엄마의 미덕은 희생이나 고귀함으로 곧 잘 표현된다. 하여 엄마라는 단어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움켜쥐고 눈물을 쏟는다. 그러나 엄마는 열 달을 품었던 자식이, 내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본인의 이름을 잃고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면서 말이다. 케빈은 특별하다. 잘 웃지 않는다. 말도 하지 않는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에바는 케빈이 언어장애를 가졌는지 걱정하며 병원에 간다. 에바는 의사에게 아이를 환자 취급하는 못된 엄마로 비난받는다. 어느 날, 살뜰하게 가꾼 에바의 방을 케빈이 붉은색 페인트로 칠해놓는다. 허탈함에 정신을 놓은 에바를 두고 남편은 아이를.. 더보기
[62일][7월18일] 허지웅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그의 삶, 그의 세상 그리고 그의 영화 허지웅 에세이 그의 삶, 그의 세상 그리고 그의 영화 토막시간에 서점 귀퉁이에서 읽은 허지웅 에세이는 꽤 매력적이었다. 칭송되는 김난도 교수의 말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반박했고 책 열권이 몸에 밖히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이외수 작가와 일맥상통 문장 예찬도 있었다. 그래서 단박에 주문해 읽게 된 책. 첫 번 째 꼭지는 '나는 별일 없이 잘 산다'이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삼촌 집에 간 소년 허지웅은 엄마가 뺨을 맞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격분의 복수라도 해야 할 순간, 그는 착하고 예의바른 소년이 됐다. 그리고 줄곧 그 때를 변명하기 위해 살고 있다고 말한다. 장기하가 통기타 치며 노래해야 할 것 같은 제목 안에는 인간 허지웅의 삶의 방향성이 녹아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 꼭지는 글쟁이로서의 그의 센스.. 더보기
[61일][7월17일]괜히 찾아본 공포영화 이야기 괜히 찾아본 공포영화 이야기 공포야 말로 모든 사람에게 ‘궁금해 병’을 유발시키는 장르 아닐까. 보면 밤낮으로 생각나 괴롭고 안보자니 궁금하고. 후텁지근은 날씨를 잊어보고자 오래된 공포 영화를 찾아봤다. 그리고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 숨바꼭질은 무릇 어린아이들이 똥 내 나는 논두렁 주변에서 하는 그런 놀이 아니던가. 혹은 명절에 할머니 집을 휘젓고 다니면서 삼촌과 하는 놀이. 감독은 ‘동심의 세계’ 대표주자인 이 숨바꼭질이라는 놀이를 ‘누군가 숨어 산다'는 개념으로 연결했다. 단, 이 숨바꼭질은 숨는 사람과 술래가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어두운 동네가 있다. 건물 외벽에는 금이 가 있고 사람들의 표정은 삭막하다. 성수(손현주)에게 어느 날, 형 성철에 대한 전화가 온다. 형이 살았다는 동네.. 더보기
[60일][7월16일] 나에게 쓰는 편지 정하에게 너 참 장하다, KJH! 100일 글쓰기를 완주했네. 그간 참 우여곡절 많았어. 여행갈 때 핸드폰 지참금지의 법칙을 고수하는 네가 로밍을 해가기도 하고, 깁스를 하고 왼손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쓰기도 하고, 끙끙 앓다가도 시계보고 놀라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매번 회식할 때마다 신데렐라 마냥 12시 직전에 화장실로 달려가 글을 쓰기도 했잖아. 생각해보면 그간의 100일은 정말 ‘글쓰기로 대동단결된 시간’이었어. 사실 처음에는 100일 글쓰기 쉽게 봤잖아. ‘글?’ 쓰면 되지. ‘매일매일?’ 그거 조금 쓸 시간 없을까. 이런 생각이었지. 실제로 그렇지 않았지만 말야. 가장 장애가 됐던 건 뭘까. 아마도 네 자신? 특히 ‘남의 눈을 신경 쓰는’ 너. 모르는 사람 수백 명이 오가는 블로그에는 아무렇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