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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한국영화 <퀵> 이민기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릴 뿐



(2011)

7.8
감독
조범구
출연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고창석, 주진모
정보
액션 | 한국 | 115 분 | 2011-07-20
글쓴이 평점  



영화 <해운대>에서 몸을 바다에 던지기 전, 머리를 긁적긁적하던 순박한 이민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봐야했다. 그러나 <고지전>과 <해리포터>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영화 개봉 시기만큼이나 애처로웠다. <해운대> 제작진이 뭉쳤기 때문일까? 지극히 해운대스러운 영화 <퀵>이다.  

 

'폭주'를 즐기는 기수가 있다. 그의 전 여친 아롬 그리고 그 여자를 좋아하는 명식. 함께 폭주를 즐기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 각자 퀵서비스맨, 걸그룹 멤버, 교통경찰이 됐다. 어느 날, 기수는 전화 한 통을 받고 폭탄을 전달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기계금으로 전달된 누군가의 미션 수행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머리에 뒤집어 쓴 헬맷이 폭발할 수 있다. 기수와 아롬의 거리가 10미터를 넘으면 폭발한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미션을 수행하지 않으면 폭발한다.  

 

폭발 시간을 알리는 타이머가 작동을 시작한다. 그러면 오토바이가 정신없이 질주한다. 도로, 인도, 건물 어떤 곳이든 간다. 차가 부서지고 사람들이 죽는다. 유리가 깨지고 건물들이 터진다. 그야말로 박진감의 '끝'을 보여준다. '오토바이 기름은 도대체 어떻게 충당되는 걸까?'라는 현실적 의문이 고개를 들 때 즈음, 기수와 아롬은 회를 먹는다. 물론 기계음의 미션 중 하나다. 그리고 이제는 기계음의 최종 목적으로 보이는 마지막 폭발물 전달을 향해 질주한다.

 

결과적으로 폭발물 전달 미션은 복수였다. 비즈니스에 따른 복수. 그러나 이면에는 기수에 대한 복수도 있다. 젊음을 폭주로 내뿜던 그의 과오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복수다. 

 

복수를 위한 폭발, 폭발물을 전달하는 기수, 기수를 좋아했던 아롬, 아롬을 좋아했던 명식. 내용이 간결하고 쉽다. 오토바이 활보 장면 덕에 지루할 틈도 없다. 그러나 서두에서 말했든 몇 장면들은 <해운대>를 자꾸 떠올리게 한다. 특히, 명식이 가스통과 불을 피해 뛰는 장면은 해운대 다리에서의 장면을 그래도 옮겨놓은 듯 하다. 아쉬운 점이 더 있다. 목숨을 걸고 연기한 배우들은 정말 힘들었을 게다. 그러나 기수의 사투리와 아롬의 말투는 너무 어색해 말 그대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기수는 왜 사투리를 쓰게 한걸까?

 

심플한 구성, 배우들의 어색한 말투, 1차적인 내용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 이것이 <퀵>이었다. 제목도 퀵인데, 리뷰도 퀵으로 썼다. 6분?! 와우.


- 2011년 8월 7일 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