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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내 친구의 소원(The Be All And End All, 2011)> 15살 소녀로 돌아가기



내 친구의 소원 (2011)

The Be All and End All 
7.9
감독
브루스 웹
출연
유진 번, 조쉬 볼트, 네브 맥킨토시, 리자 타벅, 폴 J. 도브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영국 | 100 분 | 2011-01-06
글쓴이 평점  



'그래,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너는 내 친구니까. 지기의 대답이 마음 속에 메아리친다. 친구기 때문에 가능한 부탁의 범위는 어디일까. 부탁이라는 말이 쓰일 필요가 있기는 할까. 친구와 사랑의 대소관계는 어떻게 될까. 내 친구가 이런 상황이라면 난 과연 지기처럼 할 수 있을까.

 

단짝친구인 지기와 로비. 함께 여름캠프에 놀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쓰러져 버린 로비. 어두운 표정의 로비 부모님을 보며 지기와 로비는 병명을 알아내기 위해 꾀를 부린다. 차트를 훔쳐 보고 알게 된 로비의 병. 시한부 사실을 알게 된 로비는 죽기 전 소원을 지기에게 부탁한다. 그리고 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지기.

 

시한부로 사는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지기의 노력이 영화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아빠'를 찾고 싶어하는 소년의 절심함도 있다. 로비에게 주어진 시간이 줄어들수록 지기와 지기 엄마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아빠라는 사람의 진실에는 가까워진다.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다 오히려 자신의 소원을 풀게되는 격이다.

 

사춘기 소년들의 풋내나는 모습이 가득하다. 죽기 직전의 소원이 참 귀엽기까지 하다. '대학가면 백마탄 왕자님' 나타난다는 믿음 하나로 보냈던 내 사춘기 시절에 비하면 솔직하다. 원이라는 말을 참 멀게 느껴왔다. 거창해야 하고 그럴듯해야 하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땐 '짜잔'하고 근사하게 등장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바라고 원하는 일'은 소소하게 시작된다. 그것이 로비의 죽음과 지기의 마지막 눈물이 주는 결론. 


- 2011년 5월 8일 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