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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책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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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부사와 쉼표>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접속부사 문제. ‘그리고’ ‘그래서’ ‘하지만등과 같은 접속부사 다음에는 쉼표를 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꼭 써야 할 때가 있는데, 접속부사 다음에 아주 긴 문장이 이어질 때 그렇습니다. 아니, 그럴 때 꼭 써야 한다기보다는, 쓰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긴 문장을 읽기 위해서 한 호흡 쉬는 것입니다.

 

접속부사를 빼면 문장에 힘이 생긴다?

 

글에서 접속부사는 없으면 없을수록 좋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접속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경우엔 빼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글이 간결해 보이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어떤 긴장감이 생깁니다.

 

나는 하늘을 공경한다. 그러나 하늘은 나를 그리 대하지 않는다.

보통 이런 경우 그러나를 넣습니다. ‘그러나를 빼봅시다.

 

나는 하늘을 공경한다. 하늘은 나를 그리 대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 그러나를 빼선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나를 빼버림으로써, 두 문장이 사이의 빈 공간에 어떤 긴장감이 생깁니다. 생동감이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글을 직접 많이 써보고 많이 읽어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p.118)

 

<일본식 조사 ’>

개화 이후 일본 식민지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어는 일본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영향 가운데 바람직하지 않은 것 하나가 의 남용입니다. 해방 이후에도 일본 책들을 직역하는 과정에서 가 남용됐습니다. 사실 일본 사람들은 이 , 일본어로는 라고 합니다만, 이 말을 기이할 정도로 많이 사용합니다.

 

는 되도록 빼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 거듭 반복될 때는 대체로 하나나 둘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스위스의 호수의 빛깔의 아름다움스위스 호수 빛깔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해야 한국어답습니다. ‘가 꼭 반복되지 않아도 빼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까 많습니다. 예컨대 한국의 문화보다는 한국 문화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의 문화는 일본식 표현입니다.

 

모든 를 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의 종말사랑 종말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색할 겁니다. 사실 아리송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이 말을 할 때 어떻게 하는지를 생각해보세요. 글을 쓸 때가 아니라 이야기 할 때 말입니다. 되도록 구어에 가깝게 쓰십시오. 구어에서 를 빼도 상관없다 싶으면 빼십시오. (p.123)

 

<한국어의 수>

 

물론 한국어에도 수가 있습니다. 주로 을 붙여 수를 포현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언어들에서 수가 굉장히 중요한 문법적 범주인데 비해서, 한국어에서 수는 버젓한 문법적 범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복수 표현 을 남용하지 마라?

 

한국어에서는 문맥상 복수라는 게 드러나면 외려 을 안 붙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예컨대 이 방엔 책상들이 많네요라는 말을 봅시다. 물론 문법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많네요라는 말에서 책상이 복수라는 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이 방엔 책상이 많네요가 더 자연스러운 표현입니다.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을 붙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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