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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책 관련 글

[북콘서트 후기] 내 인생의 첫번째 북콘서트

 

 

인화원 교육 중에 예쁜글씨님께 장문의 문자가 왔다. "Book Concert에 초대합니다" 책, 글, 작가라는 단어들에 미치도록 매료되어 있는 사람으로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지만 한켠으론 standing party라는 책과 약간 이질적인 단어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 가지고 참석하게 된 Book Concert. 생각보다 비싼(?) 참가비와 두 권의 책 선물로 시작되었다. <심리학, 사랑에 빠지다> <하루 30분, 행복찾기>

 

삼삼오오 모여 자기소개와 참가동기를 말하면서 한 명씩 얼굴을 익혀갈 때쯤, 작가님들이 한 분씩 오셨다. 최복현 작가님, 윤정은 작가님, 선안남 작가님. 어쩜 나보다 나이차도 별로 안나면서 작가 대열에 서셨는지(심지어 어리기까지한;) 경이로움과 부러움으로 보게 된 작가님들은 의외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편하고 인간적이셨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Book Seminar를 위해 자리를 옮겨, 손수 준비해 오신 PPT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첫번째,  윤정은 작가님.

주변에 볼거라곤 책밖에 없던 시골에서 자랐다는 윤정은 작가는 초대작가 세 분 중 가장 나이가 어렸음에도 확고한 가치관이 있어보였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스펙을 쌓고 어떤 직업에 도전하기 보다 우선 그 직업에 뛰어든 후 일을 통해 스펙을 쌓았다.'는 말은, 튼튼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어떤 일이라도 용단과 실행력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는 그녀의 내공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한다. 아쉬운 점은 일찍 가시는 바람에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Q1. 2030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도서들 대부분 '하이힐'을 매개로 하는데, 하이힐 외에도 여성들의 전유물은 많이 있다. 특별히 하이힐과 연결지은 이유가 있나?


 Q2. 젊은 여성들을 위한 책의 intro의 대부분이 '요즘 시대에 맞는 여성들의 멘토가 없다.'이다. 그래서 저자들이 '멘토'를 자청하지만, 책은 책일 뿐, 결국 진정한 롤 모델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이에 대해 특별히 어떤 여성들이, 이 책을 읽으면 절절한 공감을 할지, 윤작가님의 멘티가 될수 있을 지, 명확한 독자 대상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두번째, 최복현 작가님.

가장 퀼리티 높은 강의 스킬로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휘어잡으신 작가님은 내가 가장 듣고 싶고, 관심있는 분야인 '글을 써야 하는 이유' 대해 말씀해 주셨다. 사람은 모두 욕망을 가지고 있다. 본능에 기반한 욕구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 대해, 돈에 대해, 명예에 대해 등 다양한 욕구가 있을 수 있다. 이 욕구들을 표현하는 길이 바로 '글'이라고 하셨다. 즉, 자신이 가진 욕구가 글을 향한 동기부여가 되고 이를 꾸준히 적어나가면 연습이 되며 결국 하나의 '글'이 된다고 하셨다. 특히, 가장 진실한 글에 대한 질문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가장 진실한 글은 어떤 글일까? 최작가님은 바로 '소설'이라고 하셨다.

 

다른 글에는 '나'가 드러나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신경써야 하지만, 소설은 나를 드러내지 않아도 남의 이야기처럼 나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싸이월드나 트위터 등 각종 SNS를 나는 이런 연유로 즐기지 않았었다. 글을 쓰고 싶은데, 내가 원하는 글을 쓰다가도 이 사람이 보면 이렇게 해석하겠지, 저 사람이 보면 저렇게 해석하겠지 하는 생각에 있던 필력도 사라지고 사람들 입맛에 맞춰 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말이 아닐까. 그리고 하나 더, 이런 말씀도 하셨다.  '한번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계속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많은 책들이 말하는 vivid dream,,, 너무나 명확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그 작업, 나의 꿈에 대해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겠다.

 

 

마지막, 선안남 작가님.

심리상담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작가님은 정말로 좋은 인상과 편안한 눈매를 갖고 계셨다. 바로 달려가 심리 상담을 받고 싶을 정도로,,, 작가님은 블로그를 통해 얼떨결에(?) 작가가 되셨다고 했고, 아직도 그 신분이 익숙치 않다고 하셨다. 하지만 첫 강연이라는 그녀의 말과는 달리 이미 글과 정보에 대한  기준을 말할 정도의 내공으로 꽉 차 있었고, 그 어떤 분들보다 편안하고 핵심적인 말씀을 해주셨던것 같다. 그리고 꿈을 이루라는 메세지가 담긴 작가님의 글은 작가의 꿈을 간직한 나에게는 큰 보물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standing party 중 뵙게 된, 다음 모임의 주인공이신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의 저자, 오동석 작가님을 통해 추천할만한 여행지와 여행 얘기들, 또 다른 모임에서 오신 좋은 분들의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강연회는 많이 있다. 하지만 저자들이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와 작가가 된 경위까지 들을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들도 공인이기에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의 깊이가 달랐겠지만 진솔하게 같이 얘기하고 먹고 즐기는 모습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 2010년 6월 20일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