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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담은 책장/책 관련 글

독한습관? 독서

 

출처 : 독한습관, 소설가 김영하 편

 

<우리는 소설을 왜 읽을까?>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그런 난해한 세계, 이상한 세계를 마주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두 가지 뇌를 동시에 사용해야 돼서 어렵습니다. 피곤합니다. 좌뇌의 기능은 어떤 기능을 하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기능을 하지요. 수학... 등등 우뇌는 감정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 어떤 걸 보고 느낀다던가? 소설을 쓸 때는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써야 합니다. 어떤 이야기냐면요.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이런 일들을 경험합니다. 처음에는 스토리를 보게 되면서 그 스토리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줄거리를 따라가야 합니다. 아 이게 이렇게 된 거구나. 잠깐 배경이 바뀌어서 다른 인물이 나옵니다. 그러면 전에 있던 캐릭터를 잃어버리지 말아야지. 그전 이야기를 기억해야 그 다음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습니다. 이성적인 생각만 가지고는 소설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 재미가 없거든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서 독서를 합니다. 그래서 우뇌가 따라가면서 책을 읽게 되는데 우뇌는 소설에 빠져드는 기능을 합니다. 거기에 멋있는 주인공이 나오면 우리는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소설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굉장히 힘듭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가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좌뇌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성찰적 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찰적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끝임 없이 생각합니다. 아 이거 누구랑 비슷하네. 이 부분은 여기서 영향을 받았구만, 굉장히 비판적으로 봅니다. 성찰적인 독자는 우리 내면에 있습니다.

우뇌를 많이 사용하는 독자를 편의상 유희적인 독자라고 부릅니다. 소설에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소설가가 자꾸 이야기에 재미를 끊으면 굉장히 짜증을 냅니다. 이런 사람들은 이야기를 떨어져서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2가지 면 중에서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2가지를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이성과 지성을 가지고 앞에 이야기와 비교를 하기도 하고 작가의 전작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우뇌는 다음장으로 넘기기를 요구합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즐거움을 누리려는 유희적인 독자와 지성적인 독자가 동시에 있어야만 우리는 소설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독자는 또 어떤 경험을 하냐면 이 좌뇌는 비판적으로 보면서 또 하나의 기능을 합니다. 앞에 이야기를 예측합니다. 이렇게 추리소설을 읽는다고 봅시다. 추리소설에서는 좌뇌를 많이 사용하겠죠. 이놈이 범인이구만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범인이야. 그죠. 재미가 없죠. 좌뇌는 앞에 내용을 예측하게 되는데 작가와 독자가 그런 면에서는 게임을 하는 것이지요. 어떤 순간이 오면 어떤 책들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습니다. 더 이상 시시 한 겁니다. 예측이 가능합니다. 성숙한 독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결국 이 남자는 이 여자를 좋아하게 될 겁니다. 정말 밉다고 생각을 합니다. 순진한 독자는 왜 그렇게 미운데 생각을 할까? 안타깝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훈련이 된 독자들은 결국에는 이 여자가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작가가 파 놓은 복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순간 흥미를 잃게 되고 좀 더 복잡한 이성과 지능을 요구하는 성찰적 독서를 요구하는 책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두 가지를 다 써야 하기 때문에 소설을 읽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서 읽은 소설에 대해서는 다른 것과는 좀 더 다른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그런 작품 그런 작가를 늘 찾고 업그레이드를 해 나간다고 보면 됩니다.

 

 

 

출처 : 독한습관, 소설가 김영하편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이런 이상한 세계를 읽으면 우리에게 인생에 뭐가 될까? -잘 모르겠습니다.

소설이라는 것은 윤리적인 판단이 정지 된 땅입니다. 여기에는 밖의 윤리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한편으로 소설이라는 것은 성공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소설이 참 흥미로운 것은 실패의 기록입니다. 뭘 하려다가 안 됐을 때 기록입니다. 어찌어찌해서 잘 살았대요. 결말을 지으면 그건 동화잖아요. <노인과 바다>를 같은 경우에는 노인이 마지막 낚시를 하러 갑니다. 정말 큰 걸 잡습니다. 어떻게 됩니까? 수많은 물고기들이 달려들어서 뜯어먹습니다. 사실 노인이 포기해됩니다. 하지만 노인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자신의 인생이 걸린 것처럼 생각을 합니다. 끝까지 싸우면서 돌아왔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무엇입니까? 뼈다귀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성공처럼 보이지만 실패고 실패처럼 보이지만 성공입니다.

 

소설이라는 것은 계속적으로 실패의 기록을 보여줍니다. 현대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영웅도 아니고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신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너무나도 약점이 많습니다. 평범한 인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예전에 영웅들이 나오는 이야기보다 평범한 인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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