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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인사이드 잡(Inside Job, 2010)>, Too Big To Fail(대마불사)

 


인사이드 잡 (2011)

Inside Job 
9.2
감독
찰스 퍼거슨
출연
맷 데이먼
정보
다큐멘터리 | 미국 | 108 분 | 2011-05-19
글쓴이 평점  

 

 

레이건 대통령 시대의 미국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역할만 하던 은행들이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로 넘어가면서 정부는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한다. 은행들은 돈 놓고 돈 먹기를 시작하고 이는 금융버블로 연결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일으킨다.

 

영화 <인사이드 잡(inside job, 2010)>의 내용이다. 실존 인물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영화다. 경제학 교수, 금융회사CEO, 로비스트 등이 제작진의 질문에 답한다. ‘당시의 책임이 은행에 있지 않나요?’ ‘서민들이 빚에 허덕일 때 1천억 달러에 월급을 받은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의 수위가 높아지자 카메라를 끄자’, ‘인터뷰를 중단하자라는 발언도 나온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하버드대학과 컬럼비아대학 총장 등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몇몇은 심지어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

 

영화에는 두 가지 경제 개념이 등장한다. CDO(신용파생상품)CDS(신용부도스와프). <돈을 빌림 - 채권자와 채무자가 발생 - 채권자는 투자은행으로부터 돈을 받고 자신의 돈을 받을 권리를 팜 - 투자은행들은 이 채권을 사들여 자동차론, 학자금론 등과 한데 묶어 새로운 파생상품들을 만듦> 이것이 CDO. <CDO 보유자들이 신용부도스와프(일종의 보험)에 가입> 이것이 CDS. 결론적으로 부실한 채권들을 묶어 CDO가 되고 이들 부실채권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CDS가 생겼는데, 리먼브라더스사의 CDO가 부실화되고 CDS를 대거 발행했던 AIG가 물어줄 돈이 많아져 도산하고 결국 2008년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리먼사 CDO 부실화, AIG의 파산이 아니다. 파생상품과 보험을 팔면서 수수료를 벌어들인 금융 권력들은 막대한 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했고, 서민들은 빚더미에 앉게 된 데 있다.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5천만명이 집을 빼앗겨 거리에 나앉을 때 1%의 금융권력은 수억불의 수익을 챙겼다.

 

인사이드 잡은 내부인에 의한 범죄를 말한다. 가해자는 월가와 금융로비스트, 금융권과 결탁한 정치권이다. 피해자는 일반 시민이다.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런 비정상적인 금융 정책을 해결하겠다는 공략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규제를 위한 정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수억불의 수익을 챙긴 금융권력이 정치권에 수천불을 뿌리며 규제 완화를 종용하기 때문이다.

 

싱가폴 총리는 말한다. “당시의 사태를 피하고 싶었지만 막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전 세계가 글로벌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까."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어 보인다. 권력의 사익들이 모여 이라는 껍데기를 입고 정책이라는 모양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무슨 속내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냔 말이다.

 

영화 후반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엔지니어는 다리를 만들고 은행은 꿈을 만드는데, 은행이 엔지니어의 100%가 넘는 수익을 챙겨갑니다. ” 다리와 꿈.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무언가를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그 사람들의 농간에 당하지는 말자. 그 길은 '합리적 소비' 그리고 ''에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