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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 2015)> 미래에 대한 제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015)

Mad Max: Fury Road 
8.7
감독
조지 밀러
출연
톰 하디, 샤를리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 휴 키스-바이른, 조쉬 헬먼
정보
액션, 어드벤처 | 오스트레일리아 | 120 분 | 2015-05-14
글쓴이 평점  


 

 

 

 

시험이 코 앞 이라는데 굳이 영화를 예매한 남편. 이 영화가 이번 주에 막을 내리기 때문에 반드시 봐야 한단다. 퇴근 후 바로 극장으로, 칭찬일색인 영화 <매드맥스>를 뒤늦게 관람했다.

 

 

거친 모래 사막위에 군인 같은 여자가 있는 '포스터'가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랬다. 정보가 미약할수록 몰입도는 높은 법. 난 영화에 빠져들고 말았다. 단순한 액션 영화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영화 <매드맥스>는 꽤 깊이 있는 주제를 담고 있었다.

 

 

첫째, '인류'에 대한 철학이다. 주인공들이 과격한 액션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다름 아닌 '&'로 대변되는 자연이다.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과거에는 TV쇼가 있었어. 그 때는 풀과 물이 존재했데.' 그렇다. 이 영화는 우리의 현재를 '과거'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폐허'가 된 미래. 우리가 현재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미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 주인공은 과거 우리의 현재 - '구원'이라 말한다.

 

 

둘째, '믿음'에 대한 생각이다. 임모탄을 따르는 무리에는 '아들'이라는 자들과 '워보이(전쟁소년?)'이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내가 집중한 건 '워보이'이다. 빡빡머리의 핏기 없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이들은 임모탄의 '계시'를 받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의 눈빛에 '신의 은총'을 느끼고 그의 지시에 '복종'을 실천한다. 임모탄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의 근원에는 ''이 있다. 첫 번째 철학과 연결되는 지점이다풍부한 물을 소유한 임모탄은 이를 무기로 사람들의 복종을 얻어내 자신의 권력을 형성한다. 이 역시 자연이 파괴 되고 난 후 자원을 손에 쥔 자들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미래의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씬스틸러 '기타리스트'. 임모탄이 도망자들을 잡으러 출동 하면서부터 그가 등장한다. 빨간 내복을 입고 기타에서 불을 발산하며 전투력을 뽐내 관객의 눈을 붙잡는다. 길고 지리한 싸움에서도 죽지 않고 전투의 클라이막스에서 격한 연주를 선보이는데, 감독은 임모탄의 잔학성과 전투의 웅장한 사운드를 위해 이 인물을 배치했을 게다. 실제로 호주의 인기 있는 밴드의 일원이라는 이 기타리스트는 아무튼 씬스틸러인 것만은 분명하다. 주인공보다 더 확실하게 관객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넷째, '모성'에 대한 것이다. 임모탄이 가장 아끼는 것은 '여성'이다. 정확히 말하면 '생산'이 가능한 여성이다. 척박한 땅에서 인류를 살게 할 양식은 '어머니'로부터 배태되는 '생명' 그리고 '양분'에 있다. 이를 이용해 임모탄은 건강한 우유를 공급받고 자신의 부림을 기꺼이 소화할 병력을 보충 받는다. 임모탄에게는 대충 5명 정도의 여성이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그들은 최소의 의상만 입고 등장한다. 마치 해변의 여신룩을 재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깨끗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 모습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히스레저다. 신랑의 소식통에 의하면 이 영화의 최초 남자주인공은 '히스레저'였단다. 이 영화가 전작 이후 10년 만에 개봉했는데 그 이유가 911테러와 히스레저의 사망에 있었다고. 히스레저가 남자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 예상 컨데 조금 더 '약 먹은 듯한맥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빨갛게 찢어진 입술로 비열하게 웃던 히스레저의 조커가 기억난다. 조커와 영화 속 '피 주머니'는 묘하게 닮았다.

 

 

'감독이 약 빨고 만들었나?'했던 영화 <킹스맨>을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차이가 있다면 아주 진부한 표현이지만 '숨 돌릴 틈 없이' 또는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영화였다는 데 있다. 억지스럽지 않고 쉴 새 없이 빵빵 터진다. 격한 액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시험공부와 운동, 내일의 출근이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봤다는 측면에서, 또 느낀 점을 상세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오늘은 꽤 알찼다. 게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빅 재미''큰 울림'까지 받았으니 소득이 좋은 편액션이나 액션 같지 않은 액션 같은 영화 <매드맥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