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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스틸 앨리스(Still Alice, 2014)> 앨리스, 그 본연을 기억할 것

 


스틸 앨리스 (2015)

Still Alice 
8.7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줄리안 무어, 알렉 볼드윈,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보스워스, 에린 다크
정보
드라마 | 미국 | 101 분 | 2015-04-29
글쓴이 평점  

 

최근에 봤던 <차이나타운>이 생각났다. 여주인공의 얼굴에 집중,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비슷했다. 한국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도 떠올랐다. 한 여자의 기억상실을 다루기 때문이리라.

 

앨리스(줄리안 무어)는 컬럼비아 대학의 언어학 교수다. 존경받는 교수, 사랑스러운 아내, 세 아이의 엄마. 앨리스는 꽤 괜찮게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멍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단어를 잊는다. 표현을 잃는다. 그녀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것이다. 그러나 이겨나간다.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무겁지 않으면서 그러나 가볍지도 않게, 질병으로 인한 한 사람의 감정이,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형광펜으로 대본에 줄을그어 가며 그녀가 말한다. 무언가를 잊는 것은 '앨리스' 자신이 아니라 단지 '질병'일 뿐이라고.

 

유전에 의한 질병임을 알고 앨리스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유전요소가 자신에게도 있는지 굳이 확인하려 들지 않는 막내딸의 태도는, 엄마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한다. 골칫거리였던 막내 딸만이 그녀 옆을 지키는 설정도 이런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먹먹하게 하지만 신파가 아닌 감정으로 앨리스를 바라볼 수 있다. 기억을 잃지만 여전히 앨리스인 것처럼, 그녀의 가족도 여전히 앨리스의 가족이다. 질병이 그 사람과, 그 사람의 관계를 망칠 수 없다는 것, 바로 이것이 <스틸 앨리스>의 메시지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