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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201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010)

Eat Pray Love 
6.3
감독
라이언 머피
출연
줄리아 로버츠, 하비에르 바르뎀, 리차드 젠킨스, 바이올라 데이비스, 빌리 크루덥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39 분 | 2010-09-30
글쓴이 평점  



Vanish Completely.

예전의 나를 찾고 싶어.

 

철부지 아이처럼 굴지 말라는 친구의 말에 대한 주인공 리즈의 답이다. 그리고 그녀는 떠난다. 이탈리아로, 인도로, 발리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139분의 러닝타임은 500페이지에 달하는 리즈의 이야기를 담기엔 부족했다. 원작소설대로 리즈는 자아와 삶의 진정성을 발견하고자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는 아름다운 언어를 배우고, 인도에서는 명상을 하며, 발리에서는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은 Attraversiamo. 영화의 뼈대는 원작을 닮았다. 하지만 각 나라에서 느껴지는 정취와 리즈의 감정선에 따른 자아회복의 변화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I have been there을 지오반니로부터 들으면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순간, 오히려 미국인스러운 툴시의 가치관, 끄뜻의 지혜가 담긴 엄청난 명언들,,, 정말 솔직히 말해,,, 원작에서 임팩트있던 부분들이 모두 도려내진 느낌이다. 심지어 <Eat Pray Love>의 부제의 일부인 '내 몸에 완벽하게 편안한 인생을 찾아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뭐가 어떻게 인생을 찾아줬다는 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래서 (원작을 접하지 않고)영화만 봤다면 마지막 'Attraversiamo'를 통해 '결국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되는 구나.'정도로 결론을 냈을 듯 하다.

 

그렇다고 너무 혹평을 쏟아내진 않겠다. 영상으로 보여진다는 점, 러닝 타임이 제한적이라는 점 모두 이해하겠다. 그래서 감독이 보충한 내용들도 눈에 띈다. 툴시의 결혼이 리즈에게 그리고 리처드에게 미친 영향, 끄뜻과 펠리페의 대화 - '가슴이 아프다는 건 노력했다는 거야.'라는 끄뜻의 말은 개인적으로 너무 꽂혀서 외울 지경이다. - 는 정황에 대한 연결고리로 작용 한다. 너무나도 미국스러운 리처드가 왜 인도에 와 있는지, 펠리페의 아픈 사랑은 어떻게 됐던건지,,,

 

원작이 '매운맛 10도'의 카레라면 영화는 '순한맛 2도'의 카레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중 예고편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 얘기야'라고 말한다는것도 안다. 그래서 주의를 주고 싶다. 

 

꼭 영화부터 보자. 그리고 원작을 접하자. 순한맛에서 점점 강도를 올려야지 일단 매운맛에 단련된 혀는 순한맛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2010년 9월 29일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