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살인&광기
영화의 흐름은 이 세 단어로 요약된다. 태생적으로 '악마'인 인간과 점차 '악마'가 되어 가는 인간. 출발점은 다르지만, 둘다'악마'로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같다.
수현은 약혼자를 잃고, '復讐心'에 의해 서서히 악마가 되어간다. 경철은 두려움도, 슬픔도, 동정도 없는 선천적 악마이다. 경철을 쫓는 수현은 점점 자신을 잃어가며 결국 복수의 끝에 파멸을 경험한다. 경철의 귀에 속삭이는 '이제 시작이야'라는 말은 스스로의 본질을 잃고 점점 경철과 같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서막을 나타내는듯 오싹하며, 악마이기 전에 인간이란 존재에게 철저히 의미있는 '가족'이 부정적 수단으로 전락되는 과정은 그 방식을 생각해 낸 감독의 사고에 진절머리가 난다.
그렇지만 별을 세개나 주는 이유는, 그냥 잔인만하고 피만 튀는 <피라냐>보다 훨씬 탄탄한 내용과 주연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분노에 치를 떠는 한 쪽 눈떨림을 연기한 이병헌과 끝을 내자는 악마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최민식의 눈빛은 영화 한편을 요약해 놓은듯 하다. 순간순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이 속출하지만, 인간의 악한 본성은 그보다 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겠다.
이 영화의 교훈은 1. 여자들은 일찍일찍 귀가하자. 2. 절대 택시를 타지 말자. 3. 모르는 사람의 호의는 절대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방범죄의 위험이 다분한 이런 영화는 앞으로 안나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 2010년 8월 31일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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