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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



디스트릭트 9 (2009)

District 9 
8.8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샬토 코플리, 제이슨 코프, 나탈리 볼트, 데이빗 제임스, 실바니 스트라이크
정보
SF | 미국, 뉴질랜드 | 112 분 | 2009-10-15
글쓴이 평점  



외계인의 지구 지배, 혹은 지구를 둘러싼 외계인과의 전투는 더 이상 식상했을까? District9 지역에는 인간의 지배를 받는 외계인이 산다. District9 지역을 총괄하는 바커스. 법적 서명임을 표방하지만 District9 보다 열악한 다른 수용소로 이주 시키기 위한 서명을 받고 다닌다. 그러던 중 한 외계인의 집에서 미확인 액체를 뒤집어 쓰게된 그. 점차 외계인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크게 두 테마로 나뉜다. 첫째, 실험대상이 되는 인간의 운명. 외계인과 인간의 DNA가 성공적으로 결합하여 외계인의 팔을 가진 바커스는 인간에게 쫒기게 된다. 외계인들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생체실험의 가치를 지닌 바커스는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지만, 자신이 강제수용을 하던 외게인 말고는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 결국 크리스토퍼와 그룹을 이루어 외계인이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바커스. 결국, 쓸쓸한, 오롯한 외계인이 되어 District10에 남게 된다. 바커스가 외계인이 되는것과 무관하게 인간은 결국 인간 그 자체에게 이용당하고 이용하는 무자비한 종족인 것을 감독은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영화 <트루먼 쇼>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우리도 어떤 인간들에 의해 관찰되고 조종당하는 한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둘째, 외계인보다 나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 유동체가 없어 우주선을 띄울 수 없는 외계인들의 상황을 차치하더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종족을 지키려한다. 하지만 인간은? 나이지리아 갱단에서부터 바커스를 실험대상으로 삼는 MNU의 모습은 'world peace'를 외치는 우리네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결국, 감성이라는 나약한 방패막이를 가지고 자신들의 추악함을 가리고 살아가는 인간은 그 어떤 종족보다 나약하다.

 

굳이 두가지로 분리하지 않아도 결론은, '인간의 추악함'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봤던 인간본성의 밑바닥과 일맥하는 이 내용이 근거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데서 더 섬뜩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District9라는 지역은 실제로 백인들이 인종 강제이주를 했던 곳이라고 한다.


초저예산 영화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관람자 시점에 맞춘 직접적 화면 이동은 보는내내 속을 어지럽게 했지만, 카메라로 튀는 낭자한 혈흔과 머리가 날아가는 생생한 장면들은 잔인하다기보단 짜릿했다.

 

사람의 근본과 외계인의 존재, 또 그들과의 지구의 관계등등 폭넓게 생각하는 이번 영화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나저나,,, 크리스토퍼의 '3년만 기다려라.'는 말은 너무 웃긴다. 하루도 살아있기 힘든 바커스에게 3년이라니,,, 과연 그 기간을 - 온전한 외계인이 된다면 괜찮지만 - 바커스가 버틸 수 있을까? 설령, 그가 3년을 버틴다 하더라도 크리스토퍼가 지구로 돌아오면 그를 알아볼 수 있을까? 또 그가 돌아올땐 자신 종족의 부대를 이끌고 지구와 전투를 벌이러 오는 것일 텐데, 그 시기에 인간이 된들 바커스는 만족할 것인가? 꽃을 만들고 있는 바커스와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후속편이 기다려진다.


- 2009년 11월 10일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