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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영화

영화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The Sessions, 2012)> 시사회 후기, 사랑이라는 소통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2013)

The Sessions 
8.5
감독
벤 르윈
출연
존 혹스, 헬렌 헌트, 윌리암 H. 머시, 문 블러드굿, 애니카 막스
정보
드라마 | 미국 | 95 분 | 2013-01-17
글쓴이 평점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을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상이라는 건 뭘까?' 그는 선천적으로 팔 다리가 10cm에 불과해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소위 말하는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지요. 하지만 그는 자신을 '초-개성적'이라고 말합니다. 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 하기도 합니다. 그 누구보다 정상적이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세션: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에는 마크가 등장합니다.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그는 오토다케 히로타다 처럼 오체가 불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시를 쓰고 글을 기고하며 살아갑니다. 그에게는 단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풋풋한 그런 소원이죠. 진정한 성인 남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것. 바로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것입니다. 30년 넘게 쇠로 만든 통에 의지해 살아가고 도우미 도움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마크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은 굉장한 용기를 요하는 일입니다. 

 

마크는 신부님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마치 <내 친구의 소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로비'에게 '지기'가 있었던 것 처럼 마크에게는 신부님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하느님 앞에서 마크의 얘기를 들어주고 마크의 소원을 해결할 방법을 함께 의논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크는 또 다른 장애인 친구를 통해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세션'이라는 제목은 테라피스트에 의해 치료를 받는 환자 - 마크 -의 치료 시간을 표현합니다. 동시에 이 남자가 사랑을 하고 진짜 사내가 되는 단계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여섯 번으로 제한된 세션은 완료되지 못한채 끝납니다. 아주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말이죠. 여자와의 사랑(섹스)를 주제로 했기에 너무 음란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영화를 함께 보는 동행인이 남자라는 것도 꺼림칙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어떤 내용보다 순수하고 감성적이었습니다. 마크가 지은 사랑의 세레나데는 마치 나에게 읆조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마음을 쿵쾅대게 합니다. 마크를 향한 여자의 눈물은 고스란히 전달돼 함께 그를 그리워하게 합니다. 

 

신체적 비정상인 마크는 그 누구보다 건강한 사랑을 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마크는 누구보다 정상이고, 그래서 그는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됩니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처럼 말이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보기를 강추드립니다. 마음이 허한 분들께도 추천드립니다. 마크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진정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 2013년 1월 20일 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