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길따라 저멀리/'15 하와이

[하와이/오하우] 하와이에서는 보낸 이틀

 

벌써 삼일차다. 목요일, 금요일 지나면 다시 한국행.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작렬하는 하와이의 태양, 두 가지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파티하 듯 보내는 매일 밤을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온 몸이 부서질 듯 피곤하데 이 와중에 책을 읽고 내일 둘러볼 여행 코스를 되짚어 본다.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감사해하며, 그간의 일정이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정리해 본다.

 

 

9/29(화) 하와이에서의 둘째날

☆ 치즈케이크팩토리 - 와이키키 비치 - 알라모아센터 - 레이징 크랩 - 월마트 - ABC마트

 

첫 날부터 늦잠이라니. 10시에 일어났다. 와이키키를 걷고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에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juicy burger를 먹겠다는 계획은 줄어든 오전 시간에 맞춰 변경전 날밤 꽉 찬 복부에 더이상 빈 공간이 없어 감히 넘볼 수 없었었던 치즈케이크팩토리에 도전했다. 치즈케이크를 꼭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한다며 런치메뉴인 르네스페셜 피자앤샐러드를 시켰다. 전 날 경험해서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먹을 수 있을거라 확신한 채 두 명이서 두 메뉴를 시키는 용기. 르네스페셜은 스파이시 스프+그린 샐러드+샌드위치, 피자앤샐러드는 미디움보다 조금 작은 피자+시저 샐러드로 구성됐다. 푸짐한 양, 싱싱한 샐러드, 이질적이지 않은 맛에 반했다. 반이나 남겼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브런치!

 

그 다음은 알라모아나센터.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는데 핑크라인 트롤리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것, JCB카드가 있으면 동반 1인(+아동 2인)까지 무료라는 것, 정거장이 숙소 바로 앞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리하기 귀찮모든 신용카드를 다 들고온 신랑 지갑에는 다행히도 JCB카드가 있었고 우리는 알라모아나센터 왕복에 핑크라인 트롤리를 적극 이용했다. 영어로 PINK LINE이라고 쓰인 버스는 금방 알아볼 수 있는데 일본어로만 적혀 있는 건 기사에게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

 

식사 후 와이키키 해변을 산책하고 핑크라인 트롤리에 탑승, 하와이의 상쾌한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알라모아나 센터까지 한 번에 도착. 알라모아나 센터, 그곳은 쇼핑 천국. 미국 타임스퀘어, 홍콩 하버시티, 우리나라 영등포의 타임스퀘어와 닮은 곳이다. 명품을 비롯한 각종 브랜드 전용관, 소품점,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우리는 KATE SPADE, TORY BURCH, GAP 등의 샵만 골라서 봤다. 그 와중에 20% 할인하는 미니백을 발견, 득템 한국보다 20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었다. 또 센터 안에는 호놀룰루 커피가 두 군데 있어 꼭 맛보고 싶었는데 카페인 금단 현상에 시달리다 눈에 보인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를 마셔버리고 말았다호놀룰루커피와 호놀룰루쿠키는 한국으로 가기 전 꼭 방문하리라.  

 

쇼핑 후 들른 곳은 RAGING CRAB. 갑각류를, 원하는 소스에, 원하는 맵기로 양념해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싯가'로 판다(ㅋㅋ) 보통 한국인 2명이서 콤보세트를 시키는듯 한데 우리는 양이 너무 많을것 같아 단품으로 King Crab Legs(Craving)+The Works(Seasoning)+Medium(Spicy) 시켰다. 점원이 계속 물었다. 정말 이게 다야?... 응! 다행스러운 건 양은 예상대로 많았고 단지 Legs 뿐이었지만 우리 둘은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저녁도 먹었겠다 그 다음에 들른 곳은 월마트다. 호텔 근처에 ABC마트는 많은데 월마트는 멀어서 못 간 상태. 마트에서 추후 일정에 있을 스노쿨링을 위해 아쿠아슈즈를 샀다. 신랑 발은 6, 나는 4였는데 어린이용 MAX는 1, 성인용MIN은 6이었다. 그래서 신랑은 성인용 8, 나는 성인용 6 구매. 다행히 신랑 신발에는 조이는 끈이 있고 내것은 발에 감겨 벗겨지거나 헐겁지 않다. 싸게 구입했으니 만족. 쇼핑하고 밥먹고 또 쇼핑하고 그리고 핑크라인 트롤리를 타고 다시 귀가. 숙소 들어오기 전 또 ABC마트에서 맥주 구입. 그리고 숙소에서는 신나는 맥주파티~♬

 

  

 

9/30(수) 하와이에서의 셋째날 

무스비카페 - 알라모 렌트 - 쿠알로아랜치 - 지오반니 새우트럭 - 노스쇼어 투어(선셋비치) - 누아누팔리 전망대 - 탄탈루스 언덕 - 로열하와이안센터 - ABC마트 

 

오늘은 무려 5시에 일어났다. 잠이 안와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고국 상황을 모니터링했고 신랑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씻고 옷입고 화장까지 끝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채근 시작. 국제면허증 챙겨~ 여권도 챙겨~ 아쿠아슈즈도 넣고~ 우산도 챙기고(ㅋㅋ)

 

호텔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무스비 카페 갔다. 단품 2, 도시락 1 구매. 새우트럭에 가기 전까지 식사시간이 마땅치 않아 차에서 먹을 생각으로 샀다(일정 끝내고 숙소에 들어온 지금까지 단품 두개는 못 먹어다) 그리고 알라모에 렌트하러 출발. 8시 오픈이고 8시 전에 미리 줄 서 있지 않으면 차 수령 시간이 늦어진다던데 우리는 9시 수령으로 예약했고 8:40쯤 갔는데 대기없이 바로 수령했다. 한국인 직원이 '안녕하세요'라며 반겨줬고 이것저것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중요한 건 약간의 문제 발생, 우리는 스탠다드형 일반 차량을 예약했는데 싸게 해주신다는 말에... 급 차량 레벨을 업그레이드 했고 무려 '머스탱 컨버터블'을 렌트해버렸다. 예상했던 렌트비의 2배가 넘는(ㅠㅠ) 하지만 언제 또 오픈카 몰아볼까 싶어 신랑과 바로 사인!

 

쿠알로아 랜치로 향했다. 나는 ATV를 하고 싶었다. 진정 하고 싶었다. 우리 ATV하자. 2시간이 재밌데. 어때?  '안돼, JH 힘들어' 이것은 아내를 걱정하는 사랑스런 마음이라기보다; 운전을 못하는데다가 겁이 많은 내가 ATV를 몰기 힘들거라는 얘기였다. 신랑 얘기대로 했고 정글투어 선택. 결론적으로 신랑 말씀이 백번 옳았다. 정글투어 1:30은 판타스틱했고 투어하는 중간 중간 보게 되는 ATV 체험자들은 너무 덥고 힘들어 보였다(게다가 꽃단장하고 온 한국인 여성 관광객들 치마입고 ATV하는 모습은 뭐랄까.. 미국와서 굳이 일본어하는 느낌?!) 정글투어는 트럭에 몇명이 타고 쿠알로아랜치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건데 맨 앞자리에 앉는 바람에 뷰가 끝내줬고 나쁜 점이라면 설명이 오직 영어 OR 일본어였기에 100% 이해할 수 없었다는 거다. 설명을 들으면서 영어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것또는 우리나라 설명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래도 전자가 빠를 듯 하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다시 하와이에 방문하면 시크릿 어드밴처와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ATV를 체험해보고 싶다.

 

얼굴이 꼬질꼬질해질 정도로 정글을 즐기고 지오반니 새우트럭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차 안에서 정신을 여러번 잃었는데, 눈을 뜨고 싶었는데... 정말 의도하지 않게 자꾸 졸도했다. 지오반니 새우트럭! 하와이 유경험자가 반드시 매일 가서 먹으라 했던 그 새우트럭. 맛이 세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ORIGIN LEMON/BUTER를 시켰다. 맛은 역시 ORIGIN이 갑! LEMON/BUTTER은 레몬 때문인지 살짝 비린맛이 끝에 남았다. 나는 둘다 해야 하는줄 알았는데 신랑 말은 LEMON 또는 BUTTER라며. 혹시 또 오게 되면 그때는 BUTTER만 해서 먹자고 했다.

 

밥 먹고 본격적으로 BEACH투어 들어갔다. 노스쇼어에는 터틀베이비치, 선셋비치, 푸푸케아 비치파크, 와이메아 베이 비치 파크, 라니아케아 비치파크가 순서대로 있는데 가는 길에 중간중간 들르면 된다. 우리는 그 중 선셋비치 발을 물에 적셨다. 와이키키보다 한가하고 태양은 더 뜨겁고 모래는 더 곱다. 선셋을 보기에 안성맞춤이라는데 우리가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작렬하는 태양아래 신발과 옷을 다 적시고 신나게 사진찍고 바다 구경했다. 바다 위 갈매기마냥 끼룩끼룩~

 

그 다음은 돌 파인애플 농장. 농장으로 가는 길에 엄청나게 늘어진 파인애플 밭(?)을 볼 수 있다. 누가 서리라도 하는지 '통과하지 말라'는 안전판이 주기적으로 보이고 파인애플의 뾰족 머리들은 단물이 금방이라도 올라올만큼 싱싱해보인다. 돌 파인애플 농장은 돌 파인애플의 개척자가 만든 곳으로 해당 농장과 하와이에서의 파인애플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미로, 기차투어가 있는데 우리는 그냥 무료 개방된 조그만 파인애플 밭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먹고 간식거리 사고 끝.

 

그 다음부터의 일정이 정말 어메이징! 렌트 종료 시간은 8시, 파인애플 농장까지 둘러본 시간은 4시, 돌아가자니 아쉽고 그냥 가자니 아깝고, 또 보자니 시간이 부족했다. 급하게 지도를 다시 보고 정한 목적지는 누아누 팔리 전망대. 내 마음대로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엄청나게 불지만 뷰는 헉- 소리가 날정도로 빼어나다. 바람의 정방향으로 걸으면 저절로 걷게 되고, 역방향으로 걸으면 숨이 막힐 정도. 선글라스가 날아가고 옷이 벗겨지려고 해서 애를 좀 먹었는데 비구름 아래 놓인 하와이 전경을 볼 수 있다. 숨이 멎을 정도의 솟아오른 하와이의 절벽과 그 절벽을 둘러싼 녹음, 때마침 찾아온 비구름과 대비되는 맑은 바다. 곳곳에 '낙석주의' 표지판이 있어 무섭지만 이곳은 꼭 가볼만하다.

 

마지막은 탄탈루스 언덕이다. 야경은 이곳에서 봐야한다길래 내가 고집했는데 신랑에게 너무 미안했다. 가는 길이 일명 '뱀길'이고 구불구불한데다 가로등도 없어 운전하기 너무 힘들어 보였다(ㅠㅠ) 게다가 탄탈루스 언덕 주소는 있는데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따로 없고 Puu ualakaa state wayside라는 곳을 네비에 찍고 가야 한다. 어두울 때 가서 그런지 이곳도 찾기 힘들었으며, 가로등 없는 길을 몇 번을 오가다, 그냥 갈까말까 고민하다, 안보면 후회될 거 같아서 꾸역꾸역 찾아갔다. 그런데 왠 걸, 판타스틱! 누나누팔리 전망대 못지 않은 바람 때문에 오한이 들 정도였지만 오하우에 바다와 산만 있는 게 아니고 도시가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홍콩에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바라본 야경 또는 빅토리아피크에서 내려다 야경과 흡사한 데, 더 광활하다.

 

일정을 끝내고 차를 반납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생각해보니 오늘 제대로 된 식사를 한번도 안했구나;; 스테이크를 먹을까 했는데 예약을 안하면 대기가 길다고 해서, 게다가 우리는 너무 꼬질이 상태였기 때문에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열하와이안센터로 향했다. 그곳 푸드코트에서 스테이크세트(ㅋㅋ)와 쉬림프세트를 먹었다. 신랑은 여기서 먹은 스테이크가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한다!

 

숙소로 오는 길, 또 ABC마트에 들러서 맥주를 사왔다(기-승-전-ABC마트) 오늘은 하와이웨이브코나캔커피다. 하와이웨이브는 칵테일과 맥주의 중간 정도 맛으로, 달짝지근한데 맥주의 개운함도 있다. 코나캔커피는 아무리 음미해봐도 레쓰비다.

 

일기를 쓰는데 신랑이 워킹데드를 튼다. 하와이에 와서, 한국 블로그에 하와이 이야기를 쓰며 미국드라마를 보는 이 시츄에이션. 이상하지만 야릇하고 오묘하면서 유쾌하다! 내일과 내일모레는 무얼 하며 야무지게 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