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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따라 저멀리/'15 하와이

[하와이/오하우] 한국과 하와이 그 중간

추석이 끝났나? 싶은 기분인데 추석 명절 연휴를 2백프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주 시댁방문, 이번 주 친정방문, 그리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하와이 여행 시작이다.

 

 

* 한국에서, 항공체크인 - 환전 - 식사 - 로밍 - 면세점 - 비행기 탑승!  

 

 

                                        

 

탑승구역과 가깝다는 H구역에 주차하니 오후 1시. FOC티켓이라 웹체크인/사전좌석지정이 불가한데, 둘이 떨어져 앉으면 안된다며, 여행사에서는 3시까지 가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굳이 서둘러 공항으로 왔다. 중국인들이 바글바글한 아시아나 체크인 카운터에서 OZ232편 18번 창가에 나란히 체크인 했다.

 

신한은행 환전센터 가서 스피드환전 어플로 신청한 달러를 수령. 환전 신청할 때만 해도 1100원선이었는데 28일 당일 공항에서는 1200원에 환전됐다. 달러가 곧 유로를 뚫을 기세. 그나저나 나는 50만원만 해도 될거 같은데, 신랑은 1천불은 채우자고(1천불이면 120만원인데?) 고민고민하다 절충해서(나름 정-반-합) 100만원만 환전했다. 결국 손에 떨어진 건 약 840불. 현지에 와보니 그냥 1천불 해올걸 그랬다. ㅠㅠ

 

<인천공항 제일제면소>

 

급한 일 끝났으니 밥 먹으러 가자! 그랬다. 우리는 눈뜨자마자 짐만 싸서 밥도 한끼 안먹고(안먹이고) 공항에 왔던 게다. 1천불 외치던 그는 밥 먹는데는 무척 인색해하며, 2층에 보이는 식당들은 둘이 먹으면 5만원은 나올거라고 절대 못가게 했고, 그리하여 지하 1층에 있는 제일제면소에 갔다.  한국으로 입국해 들어오자마자 바로 띄는 본비빔밥을 또 갈 것이냐, 하와이가서 줄창 먹을 버거들을 먹을것이냐 하다가, 그냥 서있는 위치와 가까운 제철제면소 선택. 참치주먹밥, 비빔국수, 달걀불고기덮밥을 먹었더니 2만원 나왔다.  

 

마지막으로 SKT가서 로밍신청했다. 우리는 전 일정 렌트가 아니므로 뚜벅이로서 시도때도없이 지도를 살펴봐야하니까 로밍은 필수다. 홍콩은 공항에 바로 1010이 있어서 유심칩 사용하기가 수월했지만 하와이는 로컬 가게에서 구입해 꽂아야 한다길래 유심칩은 패스했다. 그래서 최신폰 들고 있는 나만 로밍! SKT에서 OnePass 하루 99백원짜리로 했다. 로밍하고 LTE활성화 '끔'하고, 데이터로밍 '키면' 끝!

 

면세점 쇼핑시간이다. 화장품은 한국 면세점이 더 싸다길래 좀 살펴봤는데, 우리는 둘 다 쇼핑을 즐기지 않다보니 이렁저렁 그냥저냥. 얼마전 인천공항 면세점 대기업 낙찰 문제로 소란스럽더니, 대부분이 리모델링 중이라 구경할 것도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화장품, 선글라스 품목 정도의 매장 몇몇 개만 오픈되어 있고 대부분이 리모델링 중. 게다가 롯데면세점은 그 흔한 연아립밤마저 품절.

 

     <디스 이즈 하와이>

그리하여 쇼핑은 유야무야, 모스버거에서 사이다를 한잔 사서 드링킹하고 43번 게이트 앞에서 죽치고 앉아있었다. 신랑은 게임을, 나는 책을 읽었다.  항공티켓팅 후 교보문고 중고장터에서 샀던 이 책을 두 달동안 가지고만 있다가, 항공기 탑승 기다리는 시간동안 정독을 끝냈다(ㅋㅋ) 덕분에 비행기 안에서는 - 하와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너무너무 읽고 싶었던, 소장만한지 일년이 넘은 책 - <정희진처럼 읽기>를 읽었다.

 

 

* 비행기에서, 한국 ~ 하와이 그 중간 어딘가 

 

<첫번째 식사, 저녁(불고기 영양쌈밥)>

 

<두번째 식사, 아침(크림치즈 소스를 곁들인 오믈렛과 감자)>

 

<이코노미 클래스 식단표(좌), 영양쌈밥 먹는 법(우)>

 

완전한 사육이라 했던가. 먹고 자고 화장실가고; 먹고 자는 9시간. 국적기는 머리굵어지고(?) 처음타는 건데, 외항기보다 서비스가 참 좋았다. 담요, 슬리퍼, 이어폰은 물론, 제공되는 식사서비스 메뉴안내와 쌈밥은 먹는 방법까지 적혀있었다. 외국인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한 것인듯. 매 끼니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어서 신랑과 나는 하나씩 시켜 나눠먹으려고 했으나... 하나씩 시켜 결국 자기것만 먹고 말았다. 신랑이 아침메뉴로 시킨 영양부축죽은 그렇게 맛있었다는 데 맛도 못 봄 ㅠㅠ 

 

 

 

* 하와이에서, 스피드 셔틀 - 쇼어라인 호텔 - PF chang's -  칼라카우아 애비뉴 - ABC마트 

 

 

드디어 하와이에 입성했다. 일찍 체크인한 바람에 좌석은 앞줄이었지만 짐은 늦게 나왔다.(ㅋㅋ) 짐찾는 곳에서는 와이키키 셔츠 입은 힘센(?) 아저씨들이 한 명은 누워서 나온 캐리어를 똑바로 놓고, 또 다른 한 명은 캐리어를 옆에다 나란히나란히 찾기 쉽게 세워둔다. 우리는 우리꺼 알아서 꺼내서 찾아왔다. 그리고 입국심사.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물어보신다. 무슨 일로 왔어? - 휴가!/몇 일 있을거야? - 5일/허니문이니? - 응! 이게 입국심사관의 대화 전부다. 신랑과 함께가서 심사 받았고 차례로 처리해준다. 여권에 도장찍고 손가락 지문 인식하고. ESTA는 도대체 언제 보여줘야 되나 전전긍긍했는데 이때 여권번호 조회해보고 아는 듯. 여러 장 프린트하지 않아도 될 뻔 했다.

 

공항에서 나와 스피드셔틀을 찾았다. 친구가 분명 '와이키키 셔츠 입은 아저씨들 있을거고, 거기에서 호텔 이름 말하면, 신카로 결재하고 번호 주는 데 그 번호 부르면 셔틀타면 된다'고 했는데, 문제는 와이키키 셔츠 입은 아저씨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다 'Group~'라고 적혀있어서 자유여행 온 우리와는 상관없는 듯. 결국 정문 앞에서 여행쿠폰북 나눠주는 분께 여쭤봤고 스피드셔틀은 공항끼고 우측에 있는 3~11번 사이에서 탈 수 있다고 했다. 거기 역시나 와이키키 셔츠를(똑같은 스타일) 입은 여자 2명과 남자 1명이 있었는데, 여자 2명은 교대 근무를 하는 듯 하다. 우리가 가기 전 한 명이 이미 결재중이었는데, 그 일이 끝나자 바로 내가 말을 걸었더니 옆에 있던 흑인 언니에게 나를 넘겼다(?) 사실 그 흑인언니가 약간 무서웠는데 - 인상 때문에 이러면 안되는 걸 알지만 - 입술은 두껍고 손톱은 네일샵 언니들보다 더 긴데 색색깔로 칠해져있고 게다가 말이 무척 빨랐다.ㅠㅠ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언니한테 접수해 왕복 티켓(왕복값을 결재하면 마지막 날 호텔로 픽업을 온다고 한다)을 결재했다. 인당 15불 정도. 그리고 잠시 대기하면 또 같은 셔츠를 입은 남자분이 번호를 부르는 데 내 번호가 불리면 셔틀에 타면 된다. 짐도 실어준다.

 

 

 <불 안키고/커튼치고 찍은 쇼어라인호텔 시티뷰 스탠다드룸>

 

 

스피드셔틀에 8명 정도 탔는데, 다들 와이키키 해변에 있는 비싼(?) 호텔에 가는지 우리 호텔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체크인은 3시부터인데 얼리체크인도 된다길래 무작정 호텔문 열고 들어갔다.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듯한 분이 결재확인한 후 방 배정해준다. 도착시간이 오전 11시였는데, 지금 청소중이고 다 끝나간다면 잠깐 기다리면 방배정해준다고 했다. 그 사이 나는 호텔로비에서 실신.. 쿨쿨ZZzzz... 집중해서 10분 정도 잤나보다.

 

드디어 방! 제일 저렴한 방으로(5박에 90만원) 호텔스닷컴 통해서 신청했는데(퀸사이즈, 시티전망) 킹사이즈 배드에 진짜 시티전망 - 주차장 전망(ㅋㅋ) - 을 배정받았다. 뷰는 와이키키가서 해결할거니까 필요없고, 저렴하면서 깨끗한 방을 찾았는데 요구조건에 딱 맞는 듯. 캐리어 펼치면 걸어다닐 공간이 없다고 했는데, 우리의 24인치 캐리어 두개 펼쳐놔도 공간은 충분하다. TV, 전자레인지, 드라이기, 다라미, 에머니티 다 있다. 에어컨도 빵빵. 만족만족. 호텔방에 들어오자 마자 우리는 사이좋게 딥슬립. 11시부터 5시까지 잠만 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F. Chang's>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신랑이 초기 감기기운이 있어서 너무 이질적인 음식을 먹자하면 안될거 같아서 동양인 입맛이면서 유명한 곳 중에 골랐다. 선택한 곳은 P.F. chang's. 책에서 '여기 모르면 간첩!'이라고 소개한 곳이다. 마루카메 우동에 갈까 했는데 회사에서 맨날 밥먹는 상암MBC 건물에 입점해있고 메뉴도 그곳과 다를바가 없어 보여서 이곳으로 바꿨다. 로얄하와이언 센터 1층에 바로 있고 공항에서 받은 쿠폰북에 에피타이저 무료쿠폰도 있다(우리는 이걸 뒤늦게 알아서 돈 내고 먹었다ㅠㅠ) 보통 줄을 선다는데, 우리는 5:30정도에 갔고 웨이팅없이 바로 들어갔다. 야외에 앉았다가 비가 조금 내리는 듯 해서 실내석으로 변경.

 

<우리가 시킨 메뉴>

 

 

베스트 메뉴를 추천해달라는 얘기에 이것저것 골라줬는데 죄다 매워보이는 거였다. 메뉴를 고심하고 있으니 그림이 있는 메뉴판을 가져다 줘서 그 안에서 선택. 책에서 추천한 Chang's Chicken Lettuce Wraps와 Fork뭐시기다. 그리고 마가리타와 맥주 한잔. 치킨레튜스 랩은 짭조롬한 치킨과 튀긴 당면을 양상추에 싸먹는 요린데, 홍콩에서도 중국에서도 못봤던 음식이라 여기 사람들 입맛에 바꿨나 싶다. 나머지 하나는 한국에서 먹는 칠리소스에 고기볶은 맛. 맛있다. 문제는 마가리타인데 알콜이 매우매우 strong해서 한 잔 먹고 얼굴 벌게져서 돌아다녔다. 맥주는, 물타지 않았다는 클라우드와 비교되는, 물탄 맛(ㅋㅋ)

 

 

 <치즈케익팩토리>

 

밥을 먹고 나와서 거리를 거닐었고 일본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일본인과 일본인 대상으로 하는 관광부스를 보며 자국민을 위한 일본의 관광정책에 감탄하고 그러다 야시장을 거닐고 또 일본인 상인들을 보며 하와이에는 일본인이 왜 이리 많은지 또 묻고, 그렇게 일본인들 사이에서 일본인인듯, 한국인인듯 돌아다니다가 치즈케익팩토리를 만났다.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들어가려 했던 곳인데, 다른 날 오기로 하고 패스.

 

<비키니 블론드 라거>

 

 

로얄하와이언 센터에서 화장실에 들렸다, 여기저기 구경하고 그리고 ABC마트에 들렀다. 방에서 먹을 이것저것을 샀는데 술을 사니까 'ID or Passport?'라며 신분증을 요구했다. 안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는데 점장이 나와서는 이것도 괜찮다며 계속 오케이~오케이~ 했고 우리는 무사히 주류를 사왔다. 그 중 오늘 밤 맛본 비키니 블론드 라거! 책에는 '고소한 코코넛 향이 특징인 대중적인 맥주'라고 했는데, 대중적인건 맞지만 코코넛 향은 잘 안느껴진다. 역시 또 물탄 맛. 아무래도 하와이의 맥주는 좀 약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재 로컬시각 5:25 신랑님 꿈나라로 가신지 3시간 넘었다. 나는 지금시간까지 왜 이러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하와이 여행 둘째날인 오늘은, 와이키키해변 즐기기 -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 - 핑크라인 트롤리 타고 관광 - 알라모아나 쇼핑 - 레이징크랩 저녁이 예정되어 있다. 그 사이사이 9월 전화영어 수료 결과;;와 렌트카 신청 예약 확인을 해야 한다.

 

지금 하와이에 있는지 대한민국에 있는지 헷갈리는 와중에 옆에 놓은 맥주와 과자와 오하우 지도를 보며 다시금 설레여하고 있다. 내일 아침 해변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설레이고 기분 좋은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