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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89일][8월14일] 가족들과 소머리국밥 한 사발

 

가족들과 소머리국밥 한 사발

 

 

친정에 와있다. 오빠네와 우리를 부른다고 엄마는 또 아침부터 청소며 음식준비에 바쁘셨던 것 같다. 엄마의 정년퇴직 후 친정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어떤 날은 가구 위치가 바뀌어 있고, 어떤 날은 못보던 가구가 들어와있기도 하다. 오늘은 새 김치냉장고가 하나 보인다. 자리가 모자라 하나 더 마련하셨다고.

 

오늘 저녁 메뉴는 소머리 국밥이다. '소머리'란 녀석을 내가 먹어봤던가? 소고기는 알겠는데 소머리는 낯설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모든 요리의 마스터 권한을 가진 엄마는 능수능란하게 소머리를 요리하셨다. 국밥이란 얘기에 빨갛고 얼큰한 국물을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하얀 곰국 같았다.

 

고기는 삭삭 썰어 양념에 찍어 먹었다. 모양은 흡사 순대 모듬같았다. 콜라겐이 많은 부위는 쫄깃, 살코기 부위는 스르륵 녹을 만큼 부드러웠다. 저녁 식사 후 세 가족의 여름 휴가 얘기로 시끌벅적하다. 연휴 첫 날 저녁이 지나가고 있다.

 

(원고지 4.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