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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쓰기6. [경향신문/사회칼럼] 검색의 시대

경향신문 [여적검색의 시대(2015.03.29)

김석종 논설위원

 

칼럼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90201&artid=201503292037545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 카스파로프와 IBM 컴퓨터 딥 블루가 체스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딥 블루의 승리였다. 2011년 미국 ABC TV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 컴퓨터 왓슨이 인간 퀴즈챔피언을 이겼다. 체스나 퀴즈처럼 사고와 판단력이 중요한 영역에서도 컴퓨터가 사람을 압도하게 된 것이다.

 

 

검색 만능 시대다. 생각하고 사유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무엇이든 인터넷 검색 포털에 물어보면 즉시 답이 나온다.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 세상 모든 지식과 정보를 다 가르쳐준다. 풍부한 상식을 뽐내며 걸어다니는 사전이라고 불리던 이들도 인터넷 검색을 따라갈 수는 없다. 머리 싸매고 외울 필요가 없다 보니 인간의 지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검색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 엷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2500년 전 붓다는 왕자로 태어나 풍요로운 삶을 살면서도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는 고착된 생각, 굳어진 관습, 잘못된 삶의 행태와 완전히 결별하면서 위대해졌다. 붓다는 나의 말도 의심하라고 가르치며 사유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붓다의 가르침은 검색의 시대에 더욱 유효한 게 아닐까.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검색으로 남의 지식을 빌려올 수는 있어도 생각의 힘, 지혜를 키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남 해남 일지암의 법인 스님이 펴낸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은 검색이 지혜로운 삶의 걸림돌이라는 걸 일깨운다. 검색으로 상징되는 고착화된 생각에서 벗어나 내적인 성찰로 마음을 돌릴 때 진정한 행복과 성숙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검색보다 사색이 오늘을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생존무기이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소통 부재와 넘쳐나는 독기(毒氣) 또한 사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 데 따른 병폐라고 진단한다. “아프다고, 괴롭다고 말하는 이들은 위로받기 전에 냉엄하게 스스로를 진단해 보라. 내 삶은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가. 나는 지금 남의 삶을 눈치 보며 흉내 내고 있지는 않은가.” 검색의 시대, 개인과 세상을 바꾸는 사유의 회복이 절실하다.

 

 

김석종 논설위원

 

 

 

경향신문_검색의 시대.hwp

 

 

 

[요약]

 

검색 만능 시대다. 사고와 판단이 필요할 때 컴퓨터가 인간을 대신한다. 자리를 내어주면서 인간이 잊은 것이 있다. 사색은 세상을 살아가는 무기이자 원동력이라는 것. 검색의 시대, 사유와 성찰의 회복이 필요하다

 

 

[단상]

 

손 안에 백과사전이 들었다. 그는 묻기만 하면 대답해준다. 회사 근처 맛 집, 초행길 안내, 심지어 내 이상형까지. 덕분에 나는 기억 할 필요가 없다. 편한데 헛헛하다. 중요한 알맹이를 뺏긴 기분이다.

 

 

김석종 논설위원이 답한다. 검색 기능이 사유를 빼앗았단다. 미국의 학자 니콜라스 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말했다. 인간의 사고는 디지털 기기에 종속됐다고. 심지어 스마트한 세상에 갇혀 우매해 지고 있다고 말이다.

 

 

하루 한 편 글쓰기를 연습 하고 있다. 잘 읽히는, 영양가 있는 글쓰기가 목표다. 그런데 쉽지가 않다. 쓰기는커녕 주제를 잡는 것조차 못할 때가 허다하다. 그나마 글을 써도 이런 의구심이 든다. 읽을 만한 글인가? 맥락은 잡혔는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글인가?

 

 

김석종 위원과 니콜라스 카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바보가 되었나보다. ‘검색이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인간의 정의를 되새기자. 검색의 편리함에 중독되어 생각하지 않았다간 그냥 동물이 될 터. 각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