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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부/100일 글쓰기

[16일][6월2일] 정부만 모르는 이야기

 

정부만 모르는 이야기

 

 

메르스 공포로 나라가 들끓고 있다. 홍콩에서는 메르스 감염 한국인 입국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당 바이러스의 발병 원인 및 증상, 감염경로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조심하는 사람들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제 귀국시, 우리나라 공항에는 검역원 조차 없었다. ‘중동 지방을 다녀온 사람은 신고하시오라는 세로형 배너가 전부였다.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처벌이었다. 감염의심자와 확진자 수가 늘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묻는 국민들에게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를 처벌하겠다고 했다. 신고를 게을리한 의사는 2백만원 이하 벌금, 격리 거부 환자는 3백만원 이하 벌금이란다. 나는 묻고 싶다. 벌금 규정과 금액을 알면 국민들이 안전한거냐고.

 

게다가 언론들은 메르스 관리대책본부 본부장을 장관으로 승격한다고 연신 보도했다. 확산방지 강화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명분이란다. 관리대책본부는 만들어졌고 그곳에 있는 책임자나 전문가들은 감염경로를 파악, 확산을 막아야 한다. 정치나 바이러스에 문외한인 사람도 그 정도는 안다. 나는 또 묻고 싶다. 대책본부장이 장관이 안되고 본부장이라면 응당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는거냐고. 장관이 아니라면 대책마련을 강력하게 안할거냐고. 지금 제일 중요한 게 완장이냐고.

 

게다가 정부는 정보도 차단했다. 무분별하게 혼란이 야기되는 걸 피하고, 해당 병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이유란다. 나는 또 묻고 싶다. 확진자와 의심자들이 나온 병원이 어딘지 모르는 사람들이 여타 다른 증상으로 그 병원들을 방문했다가 바이러스에 옮는다면? 그때는 추가로 격리하면 만사형통이냐고.

 

일부 대기업들은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귀가 조치 시키는 등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내부나 일부 병원 관계자들은 왜 이렇게 쉬쉬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소극적 보도를 지시했다는 말도 나온다. 나는 정말 묻고 싶다. 당신들이 정말 원하는게 이런 불신이냐고.

 

정부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참사는 없을거라고 한다. 정부는 왜 모를까.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당연한멘트가 아니라는 걸. 사람들이 원하는 건 진실과 그에 따른 신속한 행동이라는 걸. ‘국적을 버린 유승준의 지혜로움에 반해 그를 롤모델로 삼겠다는 초등학생의 글이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현실이, 너무 참담하다.

 

(원고지 : 6.7)